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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저우 평탄(評彈) 애호가 늘었으면 좋겠다” 공연자 장쥔 인터뷰

2024-02-14


어둠이 내려앉고 거리의 등이 하나 둘 켜지면 핑장루(平江路) 평탄(評彈) 차관(茶館)에 나긋나긋한 오어(吳語, 중국 저장(浙江), 장쑤(江蘇) 남부, 상하이(上海), 안후이(安徽) 남부, 장시(江西) 북동부, 푸젠(福建) 북부 일부 지역 등에서 사용하는 방언) 가사가 울려 퍼지면서 장삼을 입은 장쥔(蔣軍)은 무대 앞에 단정하게 앉아 삼현금을 튕기며 현지 주민과 관광객에게 평탄 공연을 선보인다.


장쥔은 쑤저우(蘇州) 토박이로 쑤저우평탄학교를 졸업하고 장쑤성 공연그룹에 들어가 평탄팀의 청년 단원이 됐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장쥔은 갓 공연을 끝낸 상태였다. 장쥔은 삼현금을 내려놓으며 “핑장루에 와야 진정한 옛 쑤저우를 느낄 수 있다”고 밝게 말했다.


핑장루에서는 옛 쑤저우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핑장역사문화거리구역은 현재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쑤저우 고성 역사문화보호구역이다. 상전벽해를 겪었지만 이곳은 송나라 때의 ‘수륙병행, 하가상린(水陸並行, 河街相鄰)’의 이중 바둑판 구조와 ‘소교류수, 분장대와(小橋流水, 粉牆黛瓦)’의 독특한 풍모를 보존해 왔다. 한편 핑장루와 인근 골목길 속에서 쑤저우 평탄(오어로 공연하는 전통 곡예 설서(說書) 희극 형식)의 매력을 느끼려는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장쥔은 “2023년 중추절(중국의 추석)과 국경절 연휴에 107만 명이 핑장루를 방문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장쥔은 “낮에는 지역사회(社區) 노인들을 위해 공연하고 밤에는 핑장루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연한다”면서 2023년은 담담해 보이지만 충실한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장쥔은 기자와 핑장루를 거닐면서 “어릴 적 핑장루에서 자라 이곳에 대한 정이 깊다. 그때는 집집마다 통을 놓고 화장실로 사용했다. 아침에는 ‘변기통 수거합니다’라는 외침 소리가 들렸다. 구(舊) 시가지 개조 이후 한 구역에 하나씩 공중화장실이 생겼다. 특히 2023년에는 핑장루 민가 입구의 뽑혔던 나무를 다시 심었고, 복개된 하천을 복구했으며, 울퉁불퉁한 도로면이 깔끔하게 정돈됐다. 보호와 종합 정비관리를 통해 8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의 생동감 있고 활기찬 삶의 기운이 보존됐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쑤저우 평탄은 유명세를 타 공연을 보러 오는 관광객도 늘어 평탄 배우들은 매우 바빠졌다. “우리 공연팀에는 총 25명의 배우가 있는데 해마다 4000회 넘게 공연한다.” 장쥔은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연초에서 연말까지 쭉 바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리 잘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새해 소망을 묻자 장쥔은 “새해에도 여러 지역에서 공연해 더 많은 사람에게 쑤저우 평탄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내 고향이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글 | 판궈샤오(范國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