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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서 일하는 내가 자랑스럽다” 파미르 고원의 세관 직원 장원제 인터뷰

2024-02-11

 

“과거의 모든 해와 마찬가지로 2023년에도 똑같이 이곳을 지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훙치라푸(紅其拉甫)세관 직원 장원제(蔣文杰)의 말이다.


훙치라푸세관 사무실에 들어갈 때마다 장원제는 벽에 붙은 ‘황량한 고원이 있을 뿐 황량한 인생은 없다’는 말을 유심히 본다. 매번 이 말을 상기하며 그는 평균 해발고도가 5100m에 달하는 고원에서 추운 날씨와 산소 부족 등에도 10 년을 하루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훙치라푸는 파미르고원에서 밖으로 통하는 산골짜기이다. 신장(新疆) 카스(喀什)지역 남서부에 위치하고 파키스탄과 접해 있다. 훙치라푸세관은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 통상구이자 세계에서 해발고도가 제일 높은 국경 관문이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일 년 내내 눈에 쌓여 있어 ‘죽음의 골짜기’라고 불린다.


2009년 신장 의과대학을 졸업한 장원제는 고향 산시(陝西)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열혈 청년이었던 장원제는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고,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훙치라푸세관 통상구를 선택해 ‘국경 수비대’의 일원이 됐다.


세관에서 장원제의 주요 업무는 통관 화물과 인원 등에 대한 안전 감독이다. 근무할 때 인내심과 고도의 집중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엄동설한과 산소 부족, 고산병 등 신체에 대한 한계를 잘 이겨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원제는 “이렇게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서 우리 몸은 매 순간 대자연과 사투를 벌인다”면서 그의 동료들은 모두 불면과 탈모 문제를 안고 있으며 수면제에 의지해 잠을 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3시간 시차가 있고, 통상구 업무는 야근이 많다. “파키스탄의 시간에 맞추려고 오후 4, 5시부터 이튿날 새볔 1, 2시까지 입국 업무를 계속 처리해야 한다”고 장원제는 말했다. 그는 일이 끝나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 밤이고, 한밤 중 퇴근하는 길에 습관적으로 밤하늘을 보면서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이곳을 지키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되묻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은 신념이 있어야 하고 마음 둘 ‘닻(anchor)’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2023년 장원제는 새롭게 마음 둘 것을 찾았다. 그는 “2023년 훙치라푸세관 직원 전체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편지를 받았다. 우리 모두 매우 고무됐고 개인적으로는 이 일에 대한 신념이 더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2024년은 장원제가 훙치라푸를 지킨 15년째가 되는 해로, 국경의 통관 업무 일선에서 수천 개 낮과 밤을 보낸 그에게 큰 변화가 찾아올 예정이다. 훙치라푸세관 판공실 주임이 된 것이다. 장원제는 조금 불안한 심정으로 “나에게 2024년은 새로운 시작이다. 새해에는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새로운 자리에서 계속 인민이 안심하고 만족할 수 있는 국경 수비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글 | 왕윈웨(王雲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