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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된 한국의 디지털 유목민


2023-08-10      



약 10여 년 전, 전세계적인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새로운 직업과 생활 방식이 등장했다. ‘디지털 유목민’은 전통 사회에서 물과 초원을 따라 이동하며 살아가던 유목민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혹은 인터넷만 있으면 일할 수 있고, 유목민과 같이 전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생활한다. 생활비에 있어 가성비가 높고, 환경이 여유롭고 친근한 곳. 그곳이 바로 디지털 유목민이 바라는 물과 초원이 풍부한 장소이다.


필자의 한 친구는 서울에서 자고나란 한국인인데, 젊은 시절에는 전형적이고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10년 전쯤 두 딸이 각각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일 때, 그 친구는 두 딸을 데리고 태국에 살면서 일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를 물으니, 그녀는 솔직하게 현지 생활비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한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국제학교에 보내 공부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 2년간 생활한 후, 친구네 가족은 다시 독일로 이사했다. 딸들이 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일뿐 아니라, 그녀 역시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자이자 관찰자로서 사는 새로운 삶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몇 년 후 아이들 진학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자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돌아왔으며, 본인 역시 안정적이고 그럴듯한 직업을 구했다. 중고등학교 단계에서는 그래도 아이들이 한국 교육의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본인 역시 전통적인 역할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 친구의 경험은 한국 디지털 유목민 1세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의 빠른 발전으로 프로그래밍이나 글쓰기 등 직업에 종사하는 직군의 사람들은 고정적 장소에서 해방되어 더 많은 공간의 선택권을 갖게 되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와 같이 이국적이고 생활 비용도 낮은 지역은 이 세대 디지털 유목민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되었다. 그들은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한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디지털 유목민을 위한 우호적인 정책 및 매력적인 부동산 및 교육 조건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지 디지털 유목민들 역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이와 같이 ‘일정한 거처가 없이’ 살아가는 삶에도 다양한 보장이 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현재, 온라인 작업은 하나의 뉴노멀이 되었다. 일과 삶의 시간과 공간이 분리됨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도 다른 가능성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과 초원이 다시 풍성해지면 세계를 누비는 유목민들은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 필자의 친구가 기대했던 것처럼, 삶은 계속 길 위에 펼쳐질 것이다.  



글|쑹샤오첸(宋筱茜) ,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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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목민의 성지, 윈난(云南)성 다리(大理)

중국 윈난성 다리로 배낭여행을 간 건 2015년 여름. 소수민족 노래가락이 울려 퍼지는 다리고성, 여름철에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얼하이(洱海) 호수, 저 멀리 만년설이 쌓여 있는 푸른빛 창산(蒼山), 현지 민박집 사장부터 택시기사까지 순박한 현지 바이족(白族) 사람들, 대도시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현지 물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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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독서의 날, 2023 서울국제도서전을 가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SIBF)이 2023년 6월 14~18일까지 한국 코엑스에서 열렸다. 필자는 도서전 개막일과 폐막일 두 차례 방문해 무더운 여름날 사람들의 독서 열정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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