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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목민의 성지, 윈난(云南)성 다리(大理)


2023-08-10      



중국 윈난성 다리로 배낭여행을 간 건 2015년 여름. 소수민족 노래가락이 울려 퍼지는 다리고성, 여름철에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얼하이(洱海) 호수, 저 멀리 만년설이 쌓여 있는 푸른빛 창산(蒼山), 현지 민박집 사장부터 택시기사까지 순박한 현지 바이족(白族) 사람들, 대도시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현지 물가까지. ‘한달 살기’를 한다면 이곳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도시였다. 특히 우리가 묵었던 민박집의 젊은 사장 부부는 대도시의 바쁜 삶을 버리고 이곳에 와서 정착해 ‘스로우(Slow)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당시 매일같이 일에 치여 살던 필자는 민박집 사장 부부의 여유로운 삶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이곳이 뜨고 있다고 한다. ‘배낭여행족의 성지(聖地)’가 아니다. 디지털 경제 발달로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 이른바 ‘디지털 유목민’이 늘면서 다리가 이들이 꼽는 최고의 도시가 된 것이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달리포니아(Dalifonia)’라는 말도 나온다. 다리와 캘리포니아의 합성어로, 그만큼 청년들의 동경하는 도시로 떠오른 것이다.


‘디지털 사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윈난성 산지의 ‘배낭여행족 성지’ 다리에 디지털 유목민 전용 공유오피스나 커뮤니티 사업이 성행할 정도다. 매년 ‘다리와먀오즈샤(大理瓦猫之夏)’라는 WEB3 대회도 열리고 있다. 전국 각지 디지털 사업 종사자들의 교류의 장이 된 이 대회에 참가 한 이후 다리에 매력을 느끼고 정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프로그래머, 블록체인 기술자, 소설가, 디자이너, 변호사, 펀드매니저까지 다리에 몰려들고 있다. 덕분에 다리의 부동산 중개업소도 호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샤오훙수(小紅書), 비리비리(嗶哩嗶哩) 등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리에서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왕훙(網紅)’들의 유유자적한 삶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여행 커뮤니티 마펑워(馬蜂窩)가 발표한 2021년 ‘중국 여행백서’에 따르면 중국 청년의 60%가 언제 어디서나 원격으로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솔직히 고백컨데 필자도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디지털 유목민’을 꿈꾸곤 한다. 전공을 살려 세계 각지를 누비며 일하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살아가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했다는 중국 드라마를 한 편 봤다. ‘취유펑더디팡(去有风的地方, 바람 부는 곳으로 가다)’이라는 제목의 40부작 드라마였다. 다리를 배경으로 했다. 대도시의 숨가쁜 삶에 지쳐 다리에 정착한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글|배인선,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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