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칼럼 >> 본문

아시아의 ‘스몰 나토’ 가시화


2023-09-06      


8월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미일 3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을 갖고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한미일 협의 공약’ 등 3개 문건을 채택했다. 문건 내용에는 삼자 협상 체계 강화, 국가 안보 협력 강화, 지역 협력 심화, 경제 기술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된다.  3국은 이번 회담으로 3국 협력이 ‘신 시대’에 진입했고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 지정학적 게임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로 ‘역사적인 순간’이 많이 연출된 곳이다. 2차대전 시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과 처칠 영국 총리가 이곳에서 비밀 회담을 갖고 시칠리아를 침공하기로 결정해 2차대전의 방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후루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와 회담을 가졌다. 당시 후루시초프는 “지금 우리가 세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 카터 미국 대통령,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이곳에서 회담을 갖고 중동 평화를 확립했고, 이 일로 카터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번 한미일 3국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앞으로 ‘세계를 어떻게 바꿀지’, 3국이 주장하는 지정학적 ‘장’이 될지 주목된다.


미국은 아태지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했다. 현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이 한 마음으로 미국과 함께 굳건한 3각 군사동맹을 맺길 바랐다.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와 영토 분쟁, 경제 세계화와 지역 경제 협력의 이익이 교차되면서 미국의 이 구상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번 세기 초, 미국은 다른 가치 체계, 다른 발전 모델이 서방 고유의 가치와 제도 체계, 발전 모델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명목상으로는 ‘경쟁’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억제’를 했으며 방법도 트럼프 정권의 일대일 맞장식에서 지금의 ‘가치 동맹’을 통한 진영 대립으로 변했다.


국력이 성장하면서 ‘정상국가’로 회귀하려는 욕망이 강해진 일본은 중국이 강력하게 궐기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맹주인 미국과의 관계를 더 확고하게 하고 안보 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생겼다. ‘북핵 위협’, ‘남해’, ‘동해’, ‘타이완(台灣) 해협’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좋은’ 핑계이다.


한국은 보수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한미일 3국 동맹 구축에 ‘적절한 시기’가 마련됐다. ‘반공’과 ‘친미’는 한국 보수 세력의 구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은 이런 성향이 더 분명해 ‘보편적인 가치’를 강조하면서 ‘전제와 권위주의’에 반대했다.


한미일 동맹의 장애물이었던 한일 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으로 크게 개선됐다. 윤석열 정부는 ‘강제 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도 묵인했다. 또한 8월 15일 일본 식민 치하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에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식민 역사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일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미일 협력과 NATO와의 안보 협력의 의의를 역설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졌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 파트너”라고 선언했다.


때문에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회담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회담이었고 한국과 일본 정상에게는 귀한 보물을 얻은 것이며 시기가 조금 늦은 감도 있다.


당사자와 정부는 한미일 3국은 절대 군사동맹이 아니며 ‘아시아판 나토’도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정기적인 연합 군사훈련, 지역이 도전·도발·위협 직면시 3국 협상 시스템 가동, 정보 공유, 협력 대응 등을 보면 모두 이전의 동맹 관계는 아니다. 한국 언론매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최소한 ‘준 군사동맹’이다. 한미일의 안보 협력은 동북아를 넘어 인태지역을 커버할 정도로 광범위하고 글로벌한 성격의 안보 협력 체제가 됐다. 안보 협력 범위, 제도화, 정례화 등 분야에서는 심지어 미국이 주도한 오커스(AUKUS)와 쿼드(QUAD)를 넘어섰다. 한국이 앞으로 ‘쿼드’,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아시아의 스몰 나토’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나토는 냉전의 산물이자 진영 대립의 주체다. ‘아시아의 스몰 나토’ 형성은 진영 대립을 피할 수 없다. 한국 매체도 캠프 데이비드 회담 이후 ‘한미일 VS 중러북’ 구도가 형성돼 신 냉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은 진영 대립을 가속화시켜 조선반도(한반도)가 ‘동북아 신 냉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은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이 절대 아니라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 안정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담 결과 문건 여러 곳에서 중국을 겨냥한 것이 보인다. ‘3국 군사 협력 강화’,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태평양 도서지역에서 중국의 활동 증가’ 등에 관한 내용들은 곳곳에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3국은 또한 ‘해외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고, 우선 중요 광물, 신에너지 배터리 등 분야의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것은 편을 나누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위한 준비라고 여겨진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 대해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매체도 드물게 정부를 일깨우면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처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론도 동북아가 신 냉전의 긴장과 대립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한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측은 한국 측이 밝힌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바란다는 의향을 중요시하고 한국 측이 중국 측과 지역 국가와 함께 분열과 충돌, 진영 대립의 옛 방식을 거절하고 아태의 협력과 단결, 번영 발전의 새로운 앞날을 열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물론 중한 관계는 중미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일부 국가가 어쩔 수 없이 한쪽 편에 서기를 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대국 관계를, 특히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고 관건이 해결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된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미 관계의 영향을 크게 받는 다른 나라들도 그렇고 멀리 가지 않은 역사가 이미 여러차례 이 점을 입증했다.  


글|장중이(張忠義), 차하얼학회 부비서장, 조선반도(한반도)평화연구 센터 주임, 연세-차하얼센터 주임 

240

< >

수교 직후 한국의 중국인 초빙 교수로 맺은 30년 우정

1992년 8월 24일 중국과 한국이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듬해 9월, 나는 한국 경상북도에 있는 영남대학교 이장우 교수의 주선으로 1994년 6월 중국으로 귀국할 때까지 이 대학의 초빙 교수로 임용됐다.

읽기 원문>>

뉴노멀 된 한국의 디지털 유목민

약 10여 년 전, 전세계적인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새로운 직업과 생활 방식이 등장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