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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사(長相思) > 캐릭터의 감정선과 매력으로 인기 끈 사극 청춘 드라마


2023-09-21      글|랴오슈팡(廖秀芳)




최근 10년 동안 중국의 사극 청춘 드라마는 크게 발전했다. 젊은 배우들이 고풍스럽고 우아한 의상을 입고 판타지 가득한 러브스토리를 연출한다. 엄숙한 기존 사극에 비해 사극 청춘 드라마는 싱그럽고 로맨틱한 분위기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로 청춘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여름 방학,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 <장상사>가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다. 조회수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언급량도 중국 각종 소셜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장상사>의 이야기는 상고 시대에 사람과 신, 요괴가 섞여 살면서 하오링(皓翎), 시옌(西炎), 천룽(辰榮) 3국이 정립된 시대로 설정됐다. 하오링의 공주 샤오야오(小夭)는 3국이 모두 관리하지 않은 칭수이(清水)진으로 유랑되었고, 후이춘탕(回春堂)의 의원 민샤오류(玟小六)로 변신한다.


이 드라마가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단연코 주인공들의 캐릭터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초반에 샤오야오는 300년 동안 황폐한 곳에서 떠돌며 고생하다 자신의 모습조차 잊게 됐다.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심지어 여자임을 포기하고 중년 남성 민샤오류의 모습으로 칭수이진에서 의원 노릇을 한다. 불량배 기질과 의협심이 뒤섞인 민샤오류는 영원한 고독 속에서 잠시나마 함께하는 동반자를 얻은 것 같다. 사촌 오라비 창쉬안(瑲玹)이 다시 나타나자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과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맹세는 샤오야오로 하여금 공주의 자리로 돌아가 창쉬안이 제왕의 자리에 오르도록 돕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극 청춘 드라마와 다르게 <장상사>의 남자 주인공인 시옌의 왕손 창쉬안은 ‘공식커플’, 즉 샤오야오와 설정 상 커플이 아니다. 창쉬안은 샤오야오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없이 강해져야 하며,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서 여러 대씨족(大氏族)과 혼인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의 사랑은 강렬하지만 억눌려 있다. 때문에 창쉬안이 샤오야오에게 “나는 당신과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데, 이게 잘못된 것인가?”라고 외친 한마디는 그만큼 강한 감정적 임팩트가 있다.


전통적인 청춘 드라마에서 부드럽고 애틋하지만 남자 주인공의 후광을 이기지 못하는 서브 남자 주인공이 <장상사>에서 드디어 여주인공의 남편이 되었다. 투산(塗山)가의 공자 투산징(塗山璟)은 큰 형에게 시달리며 삶의 의지를 잃었지만, 샤오야오의 보살핌과 부드러운 마음씨에 치유 받았다. 그는 투산가의 부에 미련을 두지 않고 복수할 마음도 가지지 않은 채 그저 샤오야오와 세상을 떠돌고 싶을 뿐이다. 샤오야오가 평생을 그와 함께 하기로 선택한 것도 바로 그의 본성이 선량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애정관은 ‘본성이 착한 사람만이 평생을 착하게 대해줄 수 있다’고 믿으며, ‘다른 사람들을 악랄하게 대하는 사람이 본인에게만 예외를 두리라고 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캐릭터인 천룽의 군사 샹류(相柳)는 머리가 아홉개 달린 뱀요괴이다. 그는 백독불침(百毒不侵)으로 교활하고 지혜가 뛰어나고, 잔인하고 단호하며, 인정이 없다. 이처럼 사악한 요괴지만 은발에 하얀 옷을 입고 용모가 아름다우며 풍채가 준수하다. 이 강렬한 대비는 그의 차가운 외모와 실제 행동 사이에 존재한다. 샹류는 샤오야오에 깊이 공감하고 끌리지만 자신이 전사할 운명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주기만 할 뿐 고백은 하지 않는다. 그는 영력이 고강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았지만 의리를 위해 천룽 의용군과 생사를 함께 한다. 그의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정의롭고 늠름했으며 비참하거나 쓸쓸하지 않았다.

 

글|랴오슈팡(廖秀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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