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사회·문화 >> 본문

지역 특색 물씬한 소도시 ‘쯔보(淄博)’


2023-10-23      글|박고은


쯔보. 사실 처음 들어 보는 생소한 도시 이름이었다. 이곳으로 출장을 간다고 해서 이 도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나는 중국인 동료에게 이 도시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꼬치에 꽂아 구운 꼬치 고기와 각종 채소를 얇은 밀가루 전병으로 싸먹는, 이곳의 독특한 메뉴가 올해 초부터 중국의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지금은 인기 관광지가 됐다”고 귀뜸해줬다. 출장을 가기 전부터 입에서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산둥(山東)성 중간 정도에 위치한 쯔보까지는 고속철을 타고 약 3시간 거리다. 기차역에 내리자 가족, 친구들과 함께 관광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차역 한 켠에 있는 ‘쯔보 사오카오(燒烤)’ 큰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며칠간 이곳에서 머물며 미식뿐만 아니라 도자기·유리 공예품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쯔보에 와서 가장 먼저 찾은 바다쥐(八大局). 양쪽에 길게 늘어선 길거리 음식 상점에는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색 음식들이 정말 많았다. 바삭바삭한 차오궈빙(炒鍋餅), 쯔보 맥주 등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렇게 허기진 배를 채우고 선선한 초가을 바람을 맞으며 찾은 하이다이러우(海岱樓). 중국 전통 건축물에 입점해 있는 큰 규모의 중수거(锺書閣) 서점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냈다. 서점 내부에 들어가자 이채로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각 층마다 특색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연속적으로 채워진 책장을 거닐다 보면 쯔보 지역 문화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갑을 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들이 수두룩했다.


이번 출장에선 유리 전승인을 취재하고 도자기 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신비스런 빛깔과 자연스런 멋의 도자기·유리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유리공방에서는 전승인이 정교하게 유리로 만든 포도 형태의 유리가 있었다.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볼 정도로 멋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보산도자기유리대관원(博山陶瓷琉璃大觀園)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도자기·유리 소품들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둘러보는데 한 상점 아주머니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시고는 내 손에 쯔보 지역 특색의 냉장고 자석과 휴대폰 액세서리를 꼭 쥐어주었다. “안 주셔도 된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상점 아주머니께서는 선물이라며 건네주었다. 쯔보 사람의 소소한 정을 느끼게 했다.


쯔보에 있었던 짧은 기간, 미식과 함께 도자기·유리 예술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에 있으면서 중국의 대도시 유명 관광지는 많이 둘러봤지만 쯔보 방문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인이 조금 덜 가본 중국 도시를 방문해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에 반드시 옮기고 싶다. 

글|박고은

240

< >

한국의 보령 머드축제, 진흙으로 무더위 날리길

필자는 최근 독특한 선물을 받았다. 머드 컨셉의 스킨케어 제품 세트였다. 과거 피부 청결에만 사용되던 머드가 이제는 달라졌다.

읽기 원문>>

수교 직후 한국의 중국인 초빙 교수로 맺은 30년 우정

1992년 8월 24일 중국과 한국이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듬해 9월, 나는 한국 경상북도에 있는 영남대학교 이장우 교수의 주선으로 1994년 6월 중국으로 귀국할 때까지 이 대학의 초빙 교수로 임용됐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