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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문고리(津門故里), 미식과 야경에서 톈진의 참 멋을 느끼다


2023-12-28      글|칭산(靑山)



톈진(天津)은 중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로 ‘진문고리’라고도 한다. 톈진 하면 사람들은 흔히 ‘구하하초천진위(九河下梢天津衛)’라고 말한다. 톈진은 물 때문에 생겼고 도시의 성장이 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허(海河)는 톈진의 젖줄로 하이허 수계는 난윈허(南運河), 베이윈허(北運河), 다칭허(大清河), 쯔야허(子牙河), 융딩허(永定河) 5대 간류로 구성된다. 이 5개 강이 톈진시 싼차(三岔)하구에서 만나 보하이(渤海)로 유입된다. 하이허는 톈진의 특징과 풍습을 만들어냈고 최근 몇 년간 톈진은 유명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톈진은 곡예(曲藝)의 도시로 샹성(相聲, 만담)은 톈진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번호에서는 샹성이 아닌 톈진의 미식과 야경을 소개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톈진을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톈진의 음식문화에서 ‘거우부리바오쯔(狗不理包子, 만두)’, ‘스바제마화(十八街麻花, 꽈배기)’, ‘얼둬옌자가오(耳朵眼炸糕, 튀긴 떡)’가 ‘톈진 3절(三絕·색, 향, 맛이 뛰어난 것을 가리킴)’을 이룬다. ‘톈진 3절’의 으뜸은 라오쯔하오(老字號,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브랜드) 중 하나인 거우부리바오쯔다. 거우부리바오쯔는 밀가루와 돼지고기 등 재료로 만든 간단한 음식으로 청나라 함풍 연간에 탄생했다. 2011년 11월 중국은 제3차 중국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명단을 발표했고 ‘거우부리바오쯔 전통 수공예 제작기법’이 명단에 포함됐다. 구이파샹스바제마화(桂發祥十八街麻花) 상점은 과거 다구(大沽)남로 18거리에 위치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스바제마화라고 한다. 구이파샹마화는 중간에 깨, 복숭아씨 알맹이, 해바라기씨 등이 뿌려져 있다. 꽈배기 모양으로 만든 뒤 땅콩 기름에 넣어 약한 불에 익힌 다음 얼음 설탕을 뿌리고 청홍사(青紅絲, 귤껍질·무 등을 썰어 설탕에 절이고 말린 것)를 올린다. 이렇게 만든 마화는 부드럽고 바삭하다. 얼둬옌자가오는 얼둬옌 후퉁(胡同, 골목)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자가오는 찹쌀로 피를 만들고 팥, 흑설탕, 백설탕을 섞어 만든 소를 넣어 참기름에 튀겨서 만든다. 둥글넓적한 모양에 노르스름한 빛깔, 흑적색을 띤 중심 부분은 톈진의 특산품이다.


‘톈진 3절’ 외에 간단한 아침식사인 짜오뎬(早點)도 톈진의 또 다른 상징이다. 거리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샤오츠(小吃, 간단한 음식)가 사람들의 하루를 연다. 짜오뎬은 잠든 사람들을 깨우고 도시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도록 한다. 솥과 그릇 등 식기가 부딪쳐 만든 ‘타악기 소리’가 도시 생활정취에 불을 붙인다. 톈진에는 “톈진 짜오뎬은 좋다, 곳곳이 시베이자오다(天津早點好, 處處西北角)”라는 말이 있다. 시베이자오는 톈진의 대표적인 짜오뎬 명소다. 톈진의 짜오뎬 하면 젠빙궈쯔(煎餅餜子)를 빼놓을 수 없다. 녹두가루로 만든 피의 담백함과 달걀의 묵직함, 밀가루를 튀겨낸 궈쯔의 기름 맛과 삭힌 두부장(醬)의 장 향이 어우러져 여러 개를 먹어도 느끼하지 않다. 가바차이(嘎巴菜)도 있다. 짭짤한 맛의 가바차이를 짜오뎬으로 먹으면 오랫동안 든든하다. 짭짤한 소스에 삭힌 두부, 고추기름을 올리고 불린 누룽지와 곁들이면 거친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이렇게 한 그릇 먹으면 점심때까지 든든하다. 이렇게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다면 라오더우푸(老豆腐)를 한 그릇 더하는 것도 좋다. 부드러운 순두부에 라오더우푸 소스를 더하면 깊은 맛이 일품이다. 두부를 작게 저으면 소스가 더 잘 스민다. 조금 짜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불린 궈쯔나 옥수수 가루 등을 쪄서 만든 워터우(窩頭)를 곁들이면 짠 맛도 줄고 훨씬 맛있기 때문이다.


음식 이야기가 끝났으니 이제 하이허의 야경을 살펴보자. 톈진 하이허의 야경은 상하이(上海)보다 부드럽고, 선전(深圳)보다 매력적이며, 반짝이는 불빛이 마치 동화 세상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은 지나치지 않다. 하이허 상류로 약 10여 km 올라가면 하이허 야경대가 조성돼 어둠이 내려앉으면 알록달록한 실크 리본이 도시의 밤하늘에 내려앉는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만약 하이허의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톈진역에서 출발하는 하이허 유람선을 타는 것이 좋다. 이 노선은 톈진역에서 출발해 하이허를 따라 올라간다. 올라가는 강 양쪽으로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반짝이는 오색 찬란한 조명 빛이 하이허의 물결에 반사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류로 향하는 길에 유명한 다리들을 지난다. 다리마다 각자의 특징과 이야기가 있다. 순서대로 해방교(解放橋), 대고교(大沽橋), 북안교(北安橋), 금탕교(金湯橋), 사자림교(獅子林橋), 금강교(金剛橋)을 지나 마지막으로 톈진의 눈(天津之眼)에 도착한다. 그리고 나서 톈진역과 진완(津灣)광장으로 돌아온다.


‘톈진의 눈(天津之眼)’ 대관람차를 타는 것도 좋다. 톈진의 눈은 다리 위에 건설된 세계에서 유일한 대관람차로 톈진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대관람차는 20~30분에 한 바퀴 돌며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주변 40km까지 보여 ‘톈진의 눈’이라고 한다. 대관람차는 행복과 낭만의 대명사기 때문에 톈진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다. 초저녁 대관람차에 타고 앉아 천천히 올라가면 하이허의 조명이 하나 둘 켜지고 꼭대기에 오르면 아름다운 톈진이 한눈에 들어온다.


톈진은 삶의 정취가 가득한 도시로 역사 기반이 두텁다. 특히 100년 가량의 중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재 톈진은 등불이 반짝이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우다다오(五大道), 이펑(意風, 이탈리아풍)구에는 아기자기한 서양식 건물과 맛있는 아침 식사, 두고두고 생각나는 하이허의 야경이 있다. 톈진 여행 계획이 있다면 여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름은 관광객이 제일 많은 시기라 저녁에 하이허 강변을 거닐면 하늘에는 드론이, 가까운 곳에는 진완광장이, 저 멀리에는 대관람차가 보여 이 도시에 품었던 아름다운 상상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글|칭산(靑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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