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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차(茶) 마시는 법


2023-12-28      



지난 겨울,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놀러갔을 때, 현지인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딤섬 식당 체인점에 간 적이 있다. 딤섬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테이블에 놓인 다기세트. 직원은 테이블에서 직접 뜨거운 물로 찻잎을 우려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차를 담은 주전자(다관)에 뜨거운 물을 부어 거름망에 거른 후 처음 내린 찻물(세차물)로 찻잔을 데우고 구멍 뚫린 차판에 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주전자에 물을 채워 우려낸 찻물을 숙우(공도배)에 담아 손님의 찻잔에 따라주는데 물 흐르듯 능숙한 퍼포먼스에 다들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제일 저렴한 차를 시켰는데도 분위기 덕분인지 향과 맛은 제법 나쁘지 않았다. 평소 티백만 우려먹던 필자도 다도 세트를 직접 사서 차를 우려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중국 차 문화와의 첫 만남이었다.


사실 중국 베이징(北京)에도 곳곳에서 차관(茶館, 찻집)을 볼 수 있다. 최근 지인의 소개로 우연한 기회에 베이징에서 차 시음회에 참석했다. 광둥성에서 직접 차 농장을 운영하는 90허우(後, 1990~1999년 출생자) 중국인 젊은 사장이 하는 찻집이다. 그는 찻잎을 정성스레 우려 각자 앞에 놓인 세 개의 찻잔에 서로 다른 홍차를 따라 놓고는 퀴즈를 냈다. 직접 시음한 후 맛있다고 느껴지는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고 시음평을 적는 것이다.


생수로 몇 차례 입을 헹구면서 나름 신중의 신중을 거듭해 차향과 맛을 판별해 적었다. “1번은 제일 쓰고, 3번은 달고 쓰고, 2번은 은은하게 단맛과 쓴맛이 조화를 이루는 맛.”필자가 가장 맛있는 차로 고른 것은 2번, 뜻밖에 정답을 맞혔다.


찻집 사장은 1~3번은 모두 동일한 종류의 차임에도 재배산지와 해발고도는 물론, ‘채엽(菜葉)-쇄청(曬)-양청(曬靑)-주청(做青)-살청(殺青)-유념(揉撚)-홍배(烘焙)’까지 이르는 차 제조공정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찻잎을 우려내고 어떻게 마시는지도 중요하다. 차를 한 입에 넘기지 말고 향을 맡고 맛을 음미하며 ‘홀짝홀짝(啜)’ 마셔야 한다고 했다.


사장은 “결국엔 최상품의 차란 맛이 풍부하고, 향이 멀리까지 퍼져나가며, 홀짝 마셨을 때 마치 기름이 혀를 감싸듯 부드러운 것을 일품으로 친다(茶之极者, 味醇厚, 香幽远, 啜之如油也, 为者傲乎)”는 말로 차 시음회를 마무리했다. 중국 차라고 하면 윈난(雲南)성 푸얼(普洱)차, 항저우(杭州) 룽징(龍井)차, 우이(武夷)산 다훙파오(大紅袍) 밖에 모르던 필자에겐 중국 차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체험이었다.


사실 차에서만큼은 중국보다 앞서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찻잎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에서 생산하니, 각종 각색의 차를 중국에서 맛볼 수 있다. 중국인의 차 사랑도 유명하다. 중국인들은 사시사철 차를 담은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신다. 공항, 기차역 등 공공장소마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곳이 없다. 그만큼 차는 중국인에겐 없어서는 안될 일상 생활필수품이다.


중국 저장(浙江)대학 찻잎연구소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인의 1인당 연간 차 소비량은 1.75kg으로, 매일 4억명이 차를 마신다. 2030년 중국의 차를 즐기는 인구는 7억명으로, 1인당 연간 차 소비량은 2.5kg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무리 중국인이 커피 문화에 눈을 떴다고 해도 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듯싶다.


중국 베이징에 마롄다오(馬連道)라는 유명한 차 도매상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말이 줄지어 걸어가는 길이라는 뜻의 이곳은 과거 윈난에서 보이차 상인들이 말을 타고 이곳으로 몰려온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곳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중국 차에 대해 좀 더 깊이 체험해보고 싶다.   


글|배인선,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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