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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으로 물드는 쿠부치 사막


2019-09-20      글|톈샤오(田潇)

과거 ‘죽음의 바다’라고 불렸던 곳에 녹지가 생겼다. 현재 이곳은 ‘전 세계 사막화 관리의 기적’이라고 불린다.사진/마겅핑(馬耕平)

사막화는 전 지구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들이 특유의 성실함과 슬기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막화 방지해결책을 내놓고 있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쿠부치(庫布其) 사막은 중국의 수많은 사막화 방지사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막 전체를 대상으로 관리가 이뤄지는데다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글로벌 사막 생태경제 시범지’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곳의 사막화 방지 모델은 파리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표본(中國樣本)’으로 불릴 만큼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버려진 땅에 다시 피어나는 새싹
중국의 7대 사막 중 하나인 쿠부치 사막은 황허(黃河) 남쪽 연안에 위치한다. 어얼둬쓰(鄂爾多斯)시 북부를 가로지르며 주로 항진치(杭錦旗), 다라터치(達拉特旗) 등지에 걸쳐 있다. 면적은 1만8600km2로 상하이(上海)시 3개를 합쳐놓은 것과 동일하다. ‘쿠부치’라는 명칭은 ‘활 위의 현(弦)’이라는 뜻의 몽골어로, ‘기(几)’자 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만(灣) 위에 걸려 있는 현과 같다고 하여 이런 명칭이 붙었다.

3000년 전 히말라야 조산운동과 어얼둬쓰 대지 융기로 인해 어얼둬쓰 남부와 북부가 함몰되어 저지대가 생기자 이곳에 하호성 퇴적물(河湖成堆積物)과 풍사(風沙) 및 풍진(風塵)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건조한 주변 환경과 적은 강수량이 영향을 미치고 강력한 북서풍이 하호성 퇴적물을 멀리 날려 퇴적시키면서 점차 사막의 초기 형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늘은 푸르고 들판은 아득한데, 초원으로 바람이 불어오니 멀리서 소와 양이 나타나네” 쿠부치 사막에도 한때 너른 초원이 펼쳐지고 토지가 비옥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은나라 후기부터 한랭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기후로 바뀌며 조금씩 사막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당나라 때는 어얼둬쓰 북부 쪽을 중심으로 사막이 등장했다. 청나라 광서 28년에는 민간에서 이뤄지던 황무지 개간 산업을 황실에서 실시하게 되면서 과도한 방목과 무절제한 개간사업이 이어졌으며, 그 후 전란의 영향과 갈수록 악화되는 기후의 영향으로 쿠부치 지역은 점점 더 황폐화되어 갔다. 넓은 지역에 걸쳐 비옥했던 토지는 점차 생기를 잃고 서서히 쌓여가는 모래바람에 묻혀 갔다.

쿠부치 사막에는 초승달 모양의 이동사구가 많다. 거대한 사구는 1년 내내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식생이 뿌리를 박고 살기 어려워 ‘죽음의 바다’로 불린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당시 쿠부치 사막은 매년 황허 연안으로 수십 미터씩 ‘전진’하며 1억6000만톤에 달하는 토사를 유입시켰다. 이 때문에 ‘변방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허타오(河套)평원과 황허의 고요한 물결이 위협받고 현지 거주민들도 떠나간 데다, 지금도 사막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생명과 안전의 불안을 느끼며 살고 있다.

1980년대 말 쿠부치의 식생분포율은 3%에도 이르지 못했다. 사구 중 가장 큰 것은 높이만 100m가 넘었고, 황사가 한 해에만 50차례 넘게 불어닥치는 데다 하루 만에 베이징(北京) 상공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사막은 ‘가난’의 대명사로 불린다. 당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의 연간 수입은 400위안에도 못 미쳤다. 쿠부치에 집을 지으려면 양이나 낙타를 이용해 외부에서 석재를 싣고 와야 했지만, 나무와 돌로 지은 집들은 사막의 열악한 환경과 모래폭풍의 위력을 견뎌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중국은 개혁개방 40주년과 1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주도 하에 ‘생태 문명’ 사상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어얼둬쓰시에 민족별 사막 간부팀이 조성됐고, 이들이 북쪽 변방에서 생태안전장벽 건설 사업을 전개한 결과 쿠부치 사막에는 6000km2이상의 사막화 방지 면적과 3200km2이상의 녹화 면적이 조성됐다. 쿠부치 사막의 삼림녹화율과 식생분포율은 2002년 0.8%와 16.2%에서 2016년 15.7%와 53%로 확대됐다. ‘사막 경제’ 역시 활성화되어 10만명의 농민과 유목민들이 ‘녹색 발전’으로 인한 혜택을 누렸으며, 사람들에게 버려졌던 사막에도 다시 한번 녹색의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녹수청산이 바로 금산은산이다’ 라는 이념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토사 유출을 막는 조림은 사람들의 자각적인 행동이 되었다.  사진/마겅핑

‘중국의 표본’체계적인 사막화 관리모델
쿠부치 사막이 녹색화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체계적인 사막화 관리 모델에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당국은 ‘개간 금지’와 ‘목장 보호’를 비롯해 ‘오황지(五荒地·황폐해진 모래언덕·산·랑·갯벌·비탈)’의 가구별 할당제, 농민과 유목민의 식수조림 장려, 다양한 생태보호사업 실시와 생태이민, 목축 금지와 휴목(休牧) 등 쿠부치 사막에 적합한 모델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사막화 방지 작업을 할 때도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사막화 방지는 사막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막을 오아시스로 만들자는 애기도 아닙니다.”

쿠부치 지역의 주민들은 열악한 자연조건 속에서도 하루하루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또 매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소규모 지역에 조림을 하며 대자연으로부터 식생 복원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일부 지역의 방지 작업은 이미 체계적인 사업으로 발전했고, 전통적인 식수 방식도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방식으로 전환됐다. 과거에는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파종을 했지만 지금은 드론이 하늘에서 씨앗을 뿌린다. 끊임없는 탐색과 기술의 발전 덕분에 지금은 묘목 한 그루를 심는 데 10초 남짓 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격자모양의 모래장벽을 설치하는 ‘그물사장법(網格沙障法)’과 사막에 물을 끌어다 나무를 심는 ‘사막 수기법 식수(沙漠水氣法種樹)’ 등의 기술이 발명되며 식수 효율성과 묘목 활착률이 크게 높아졌다. 현재 대상 지역의 사구(沙丘) 높이는 1/3 낮아졌고, 사막 접근도나 식수 비용 면에서도 크게 개선됐다.

다라터치는 매년 풍사(風沙)의 피해를 크게 보고 있다. 1998년부터 이 지역 생태사업의 정부 투자 비중은 70%, 기업과 마을조합 및 개인 투자가 각각 15%씩을 차지한다. 다양한 주체가 사업에 참여하는 덕분에 다라터치를 지나는 33만ha의 사막과 모래밭 중에서 약 8만ha가 관리 대상에 포함되었고, 사막화 방지 관리 면적이 처음으로 사막화 진행 면적을 넘어서게 되었다.

정부는 주요 생태조성사업에 조림 계획을 포함시키고 각종 경제림(經濟林) 식수를 장려하고 사막 식생을 제품 원료로 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농민과 목축민, 기업들도 잇따라 사막화 방지와 사막자원 상업화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왕궈샹(王果香), 우르겅다라이(烏日更達賴) 등 사업에 앞장선 개인은 물론 이리(億利), 이타이(伊泰), 둥다(東達) 등의 대표기업도 관련 사업에 합류했다. 현재 관리의 범주에 포함된 쿠부치 사막의 면적 비율은 25%에 달하고 추가적인 사막화 진행도 통제되고 있다. 전국 제5차 토지 황폐화 및 사막화 모니터링 연구 결과, 지난 5년 간 이동사구는 3만2000ha 감소했고 심각한 수준의 사막화된 토지 면적도 7만6000ha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타이사의 100만ha 규모의 탄소 흡수림 사업, 위안펑(源豐)사의 바이오매스 열전기 에너지사업, 톈차오(天驕)의 사극나무 열매음료, 가오위안(高原)의 아몬드음료 등을 비롯해 샹사완(響沙灣), 인컨타라(銀肯塔拉) 등 사막 생태관광 등 수많은 기업들이 사막에서 다양한 자원과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쿠부치 사막은 이제 단순한 사막에서 생태 건설과 생태 경제 발전의 메카로 거듭나며 상당 규모의 생태산업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누런 황사가 휘날리는 ‘죽음의 바다’가 푸릇푸릇한 ‘경제의 오아시스’가 되기까지는 “녹수청산이 바로 금산은산이다(綠水靑山就是金山銀山)”라는 시진핑 주석의 명언이 있었다. 이는 지난 30년 간 쿠부치에서 전개되어 온 사막화 방지 사업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식생 분포율은 점차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10여 년간 지구 전체의 식생 증가량의 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부치 사막의 녹화는 전세계 녹화 면적의 1%에 기여했고, 사막 관리와 탄소 격리 규모는 1540만톤, 수원(水源) 축적 규모는 243억7600만m3, 산소 배출량은 1830만톤에 달한다. 2006년부터는 중국국제청년교류센터와 한중문화청소년협회가 양국의 청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쿠부치 사막에서 식수조림 활동을 벌이며 사막화 방지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심은 나무는 850만 그루, 조림 면적은 2000ha가 넘는다.

어얼둬쓰의 사막화 방지 사업 성과로 현지 주민들은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고, 사막화 방지에 대한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 사막화 면적은 전체 토지 면적의 1/5에 달하며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사막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토지 황폐화와 가난이 얽혀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기 때문에 쿠부치 사막의 눈부신 성과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2013년 9월 나미비아에서 열린 ‘UN사막화 방지협약 제11차 당사국 총회(COP11)’에서 190개가 넘는 국가의 대표들은 중국이 창설한 ‘쿠부치 국제사막포럼’을 사막화 방지협약의 전략적 목표 실현 수단이자 소통 채널로 삼는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중국의 쿠부치는 190개국 대표가 공동 작성한 UN선언문에 세계의 모범이 되는 성공적인 사막화 방지 사례로서 이름을 남겼다. 2014년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쿠부치 사막 생태관리구역을 ‘글로벌 사막 생태경제 시범구’로 지정함으로써 이 사업은 중국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층 자리를 굳혔다. 에릭 솔하임 유엔 사무차장이자 UNEP 전(前) 사무총장은 “쿠부치 사막의 관리 모델은 매우 훌륭한 사례로서 다른 나라에도 많은 시사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쿠부치 사막의 성공 사례는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과 적용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모델로서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의 국가에도 도입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관련국을 따라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의 사막화 지역에서도 노하우와 모델을 공유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생태 복원과 민생 개선을 돕고, 빈곤 퇴치와 국가 간 충돌 및 지역 분쟁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국의 힘’과 ‘중국의 지혜’를 기여한 좋은 사례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 “녹수청산이 금산은산”, “가장 보편적인 민생 복지는 바로 깨끗한 생태환경” 등의 새로운 철학과 전략이 공감대를 얻고 중국의 ‘5대 성장 철학’에 녹색 발전이 포함되면서 아름답고 드넓은 중국 대지에 선명한 자연의 색깔이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다.

올해 시진핑 주석은 ‘제7회 쿠부치 국제사막포럼’ 축하 서한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막화 방지는 인류의 영원한 발전을 향한 위대한 사업으로서, 중국은 쿠부치 사막의 성공 사례를 통해 국제사회의 환경생태 관리 및 ‘2030 UN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에 기여했다. 국제 사회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자연을 복원하고 인민들의 더 큰 행복과 평안을 위해 손잡고 노력해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도 관련국들과 미래지향적인 녹색 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며, 생태 문명의 기반을 쌓고 전 세계 환경 관리와 보호를 촉진하며 아름답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글|톈샤오(田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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