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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글|한잉(韓瑩)

2020년 8월 21일, 영화 <빠바이>가 개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개봉한 블록버스터로, 막 재개된 중국 영화 업계에 강심제를 놓았다. <빠바이>는 영화 전체가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됐는데 기술적으로는 아시아 최초로 제작된 것이다. 여기에 전쟁 소재, 수준 높은 창작팀까지 더해져 오랫동안 기다려온 <빠바이>는 중국 영화의 자신감을 되살려야 한다는 사명을 띠고 있다.

<빠바이>는 항일 전쟁사에서 유명한 ‘상하이 사행창고 보위전(上海四行倉庫保衛戰)’을 각색한 것이다. 1937년 쑹후(淞沪, 상하이의 옛 이름)회전의 마지막 전투를 그렸는데, ‘팔백장사(八百壯士)’가 명령을 받들어 상하이의 사행창고를 사수하기 위해 4일 밤낮으로 결사항전을 펼쳤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쑹후 전투의 막바지에는 수십만 대군이 전장에서 철수했다. 최후로 제88사단 제524연대 제1대대의 ‘팔백장사’(실제로는 425명)만이 남아 수십만의 일본군에 홀로 저항했다. 이는 불가능한 임무이자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전투였다.
 
상하이 사행창고는 외국 조계(租界)와 쑤저우허(蘇州河)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었는데, 이쪽 강기슭은 참혹한 전쟁터였지만 저쪽 강기슭은 노래와 춤으로 뒤덮여 마치 지옥과 천당 같았다. 팔백장사의 이번 승산이 없는 전투는 마치 쓸데없는 발버둥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중화민족의 최후까지 저항하는 영웅적인 용기를 서방 기자들에게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생명으로 중화민족이 각성하도록 일깨웠다. 강 건너편 사람들은 전사가 폭탄을 몸에 묶은 채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참혹하게 죽는 장면을 보면서, “만약 국민 모두가  이와 같이 했다면 일본군이 어찌 침략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분분히 전투에 속속 참가했다. 영화 속에서 양후이민(楊惠敏)은 맨몸으로 쑤저우허를 헤엄쳐 국기를 건넸고, 다오쯔(刀子)는 칼부림과 빗발치는 총탄을 지나 전화선을 건네고는 피바다에 쓰러졌기도 했다. 팔백장사가 철수하며 경계를 넘었을 때, 그들을 맞이한 것은 뜨거운 피를 흘리고 있는 중국인들의 손이었다.
 
관후(管虎) 감독은 어떤 주연배우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군상적인 연출을 사용했다. 이들 인물 중에는 용감무쌍한 전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약하고 소심한 보잘것 없는 사람도 있었다. 단지 시골에서 나와 대도시 상하이를 직접 보고자 했던 돤우(端午)는 우연히 전쟁터에 들어섰다. 돤우는 자신의 삼촌이 일본군에 학살당하고 장병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지켜본 후, 일본 폭격기에 총격을 가하며 자신도 불멸의 전사의 일원이 됐다. 동생 샤오후베이(小湖北)의 환각 속에서, 돤우는 백마를 타고 손에는 장도를 든 일당백의 영웅이 됐다. 마치 장판교에서 단기로 창을 들고 조조 대군을 향해 돌진했던 조자룡처럼 말이다. 또한 감독은 늑대, 호랑이, 고양이의 은유를 사용해 비겁하고 이기적인 겁쟁이 라오톄(老鐵), 악랄하고 매몰찬 악습에 물든 노병 양과이(羊拐), 이익만 좇고 해는 회피하는 라오솬판(老算盤)을 그려냈다. 풍부하고 입체적인 캐릭터와 섬세한 감정묘사는 전장의 사실적인 모습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팔백장사가 결국 철수를 결정하고 조계지에 진입하면서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대부대가 대형을 이뤄 대교를 향해 돌진했다. 목표는 오직 하나, 생존이었다. 그들은 일본군의 맹렬한 공격을 몸으로 막았고, 강철의 몸으로 중화민족의 중추를 떠받들었다. 
 
역사적 기록에 대하여 영화의 사명은 복원이나 재현 또는 회고에 있지 않다. 잊혀진 역사를 불러내 진정한 영웅을 기억하게 하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빠바이>가 안고 있는 사명이다. 팔백장사는 한장의 사진, 한편의 서신으로만 남아서는 안된다. 이들의 감동적인 정신은 중화민족의 혼에 길이 남을 것이다. 
 
 

글|한잉(韓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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