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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칭다오에서 ‘중국식 낭만’ 만끽해 보라


2023-06-06      글|왕저(王哲)

한여름의 막이 오르면서 무더위가 찾아왔다. 시원한 성지를 찾아 한가로이 거닐며 푹푹 찌는 기분 따위는 내려놓고 여름의 상쾌함을 느끼고 싶다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로 오길 바란다. 


칭다오의 여름 평균 기온은 18~24℃다. 매년 6월 대부분의 중국 도시에서 무더위가 시작되지만 칭다오의 기온은 20℃ 안팎에 불과해 아침저녁으로 해변에선 여전히 외투를 입어야 할 만큼 서늘하다. 여름 내내 칭다오 해변은 30℃가 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는 칭다오가 산, 해만, 도시가 하나로 어우러진 독특한 풍모와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산, 해만, 백사장이 있다. 782km의 해안선에는 49개의 만, 9곳의 해수욕장이 있다. 인근에는 크고 작은 섬이 120개나 산재해 있어 산, 해만, 도시가 어우러지는 쾌적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칭다오 자오저우(膠州) 국제공항 사진/중국공산당 칭다오시위원회 선전부 제공


피서의 성지가 곳곳에

차가운 바닷물이 벌겋게 달아오른 피부에 닿으며 물보라를 타고 바다의 품속을 거닐 때 비로소 칭다오의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칭다오에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많다. 암초와 소용돌이가 없는 디이(第一, 제일)해수욕장은 칭다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수욕장 중 하나이다. 세상 물정에 통달한 유명 작가 량스추(梁實秋)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칭다오의 아름다움은 산이 아니라 물에 있다. 후이취안(匯泉)의 해수욕장은 넓고 수심이 얕으며 경사가 완만해 동아시아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여름이면 알록달록한 수영복을 입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곳은 떠들썩한 해양 축제의 장이 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바다에 하나씩 떠 있는 알록달록한 알사탕 같다.


“타이(泰)산은 구름보다 높지만, 동해의 라오(嶗)산만 못하다.” 황해 해안에 우뚝 솟아 있는 칭다오 라오산은 중국 해안선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래서 바다의 ‘제일명산(第一名山)’이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 여름에 칭다오에서 가장 시원한 곳은 라오산의 산수와 바다 사이에 숨겨져 있다. 빼어난 산수, 깊은 계곡, 두 눈을 가득 채우는 녹음,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폭포가 쏟아지고 수목이 우거진 라오산 주수이스바탄(九水十八潭), 끝없는 숲속을 누비며 텅빈 산과 고요한 시적 정취를 즐기고, ‘삼호흡(森呼吸)’을 만끽하며 폭포가 쏟아지고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여름 만이 줄 수 있는 환상적인 즐거움이다.  


칭다오 시가지 역시 산줄기가 기복을 이루고 있으며 식생이 우거져 있다. 샤오위(小魚)산, 칭다오산, 신하오(信號)산, 자딩(嘉定)산, 베이링(北嶺)산부터 푸(浮)산과 서해안의 다주(大珠)산, 샤오주(小珠)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피서지다. 여름에 높은 곳에 오르면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멀지 않은 곳에는 맑은 샘물이 들쭉날쭉한 바위에서 흘러내린다. 들려오는 아름다운 물소리와 산속의 맑은 공기는 고민을 내려놓고 한여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라오산 사진/중국공산당 칭다오시위원회 선전부 제공


칭다오 음식과의 완벽한 만남

칭다오 맥주를 마셔본 적 없다면 칭다오를 와본 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것은 칭다오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필수 체험 코스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칭다오 맥주는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계 5위의 맥주 제조업체이기도 하다. 칭다오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뼛속까지 흐르는 문화로서, 시민들은 전용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 신선한 맥주를 가장 즐겨 마신다.


칭다오 요리는 중국 8대 요리에서 으뜸인 루차이(魯菜)의 3대 갈래에 속한다. 지난차이(濟南菜), 쿵푸차이(孔府菜), 자오둥차이(膠東菜) 가운데 칭다오 요리는 자오둥차이로 분류된다. 바다에 인접한 곳은 바다를 먹고, 산에 인접한 곳은 산을 먹듯이 칭다오차이는 해산물로 대표된다. 칭탕거리(清湯蛤蜊, 바지락국), 위안커바오위(原殼鮑魚, 전복살을 버섯, 콩, 생선살 등과 함께 조린 뒤 전복 껍질 위에 올려 놓은 음식), 요우바오하이뤄(油爆海螺, 소라 볶음), 충사오하이선(蔥燒海蔘, 대파향 통해삼), 다샤사오바이차이(大蝦燒白菜, 대하 배추 볶음), 비관사오러우(筆管燒肉, 꼴뚜기 제육 볶음), 지우차이차오하이창(韭菜炒海腸, 부추 개불 볶음), 라차오청쯔(辣炒蟶子, 맛조개 매운 볶음)... 풍부한 해산물에 라오산의 산나물과 송이버섯 등의 산미를 곁들여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칭다오 국제 크루즈 모항 사진/중국공산당 칭다오시위원회 선전부 제공


칭다오에는 바지락이 많다. 값싸고 질 좋은 바지락은 식탁마다 빠지지 않는 해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맑은 국과 매운 볶음은 바지락 조리법 중에 가장 흔한 방식이다. 갖가지 채소와 함께 국을 끓이고, 닭고기와 함께 볶는 것도 칭다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리법이다. ‘비관(筆管)’은 중국에서 ‘하이투(海兔, 꼴뚜기)’라고도 불리는 가늘고 긴 오징어로 이 역시 질이 좋고 저렴하다. 훙사오다샤(紅燒大蝦, 기름과 설탕을 넣어 대하를 살짝 볶은 후 간장을 넣어 익혀 검붉은색으로 만드는 요리)는 자오둥차이를 대표하는 요리로, 신선한 새우살이 달콤하고 향긋하다. 훙사오황화위(紅燒黃花魚)는 바삭하고 달콤 짭잘한 맛으로 역시 칭다오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칭다오 스베이(市北)구 거리 사진/중국공산당 칭다오시위원회 선전부 제공


역동적 해양도시의 문화적 깊이를 느끼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서 칭다오는 근대 중국에서 최초로 개항한 도시이자 공업의 발상지 중의 하나이며, 중국의 유명한 해군 도시이기도 하다. 칭다오는 또한 청춘의 섬이자 패션의 도시이며, 요트의 도시이고 음악의 섬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유명한 세계 영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매년 열리는 국제 맥주 축제는 도시의 열정과 환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다쉐루(大學路)의 훙창(紅牆), 샤오마이(小麥) 섬의 일몰, 푸산(浮山)만의 조명쇼 등은 왕훙(網紅) 명소이며, 유동량이 가장 많은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칭다오에는 많은 왕훙 박물관, 미술관, 문예 서점, 특색 카페 및 워터파크가 있다. 배우기 쉽고, 돌아다니기 좋으며, 재밌고 맛있는 것도 즐비한 청년들의 생활 집합소다. 칭다오에는 여름의 시간을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들이 있다.


칭다오의 교통 조건 역시 독자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4F급 국제공항은 전 세계 169개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 칭다오 국제 크루즈 모항은 전천후 세계 최대 톤수 크루즈가 정박이 가능하다. 지하철은 운행거리가 중국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스타급 호텔과 여행사가 산둥성에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53개국 관광객에 대해 144시간 경유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칭다오에 와서 20℃의 시원함을 느껴보고 여름날의 중국식 낭만을 만끽해보길 바란다.


글|왕저(王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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