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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溪流)와 단하(丹霞)가 만든 신비한 경치


2023-06-06      글|리이판(李一凡)

우이(武夷)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설이 다양하다. 하나는 상고시대 요(堯)제 때 양생술에 능한 팽조(彭祖)가 부족민을 이끌고 우이산 일대로 이주했다. 당시 이 지역은 홍수로 물이 범람한 상태였고, 이에 팽조의 두 아들 팽무(彭武)와 팽이(彭夷)가 사람들을 이끌고 강을 파고 산을 쌓아 홍수를 제어했다. 후대 사람들은 형제를 기념하기 위해 그들이 쌓은 산을 ‘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국 남동부에 위치한 푸젠(福建)성은 ‘팔산일수일분전(八山一水一分田, 산이 80%, 물이 10%, 밭이 10%)’이라고 불릴 정도로 토지의 80% 이상이 산지와 구릉이라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 그중 가로로 쭉 뻗어 있는 우이산은 푸젠성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 중에서도 으뜸으로 ‘기수갑동남(奇秀甲東南)’이라는 미칭이 있을 정도다. 남조의 시인 강엄(江淹)은 우이산을 ‘벽수단산, 진목영초(碧水丹山, 珍木靈草)’라고 묘사해 현지의 지형과 풍모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위뉘봉, 곧게 서 있는 소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VCG


벽수단산

‘단산’이란 우이산 산체의 특징을 말한다. 수억 년 동안 지형과 지질이 변화를 거듭해 산봉우리들이 하나하나 높이 솟아있다. 우이산 외층 암석이 비바람에 풍화되고 깎여 철 이온을 함유한 적갈색 암석이 드러나 단하 지형을 형성했다.


중국에는 단하 지형이 많다. 일반적인 단하 지형은 토지가 척박해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지만 우이산 산체는 화강암, 화산 용암, 샌드 셰일, 변성암 등 여러 암석으로 이뤄져 식물 생장에 비교적 적합하다. 멀리서 우이산을 바라보면 우뚝 솟은 봉우리에 나무가 울창하고 청록색 초목과 적갈색 산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우뚝 솟은 기봉도 마찬가지로 우이산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굽이굽이 이어진 36개 봉우리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 거대한 암석으로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다왕(大王)봉은 위풍당당한 형태로 인해 대왕이라는 뜻의 이름이 붙여졌다. 산체가 곧게 쭉 뻗은 것이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거대한 기둥 같아 ‘우이 제1봉’이라고 불린다. 다왕봉과 마주보고 있는 위뉘(玉女)봉 정상은 꽃처럼 아름답고 가냘픈 소녀가 서 있는 것 같다. 현지인과 관광객이 가장 사랑하고 풍경이 제일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봉우리는 톈유(天遊)봉이다. 현지에서는 “톈유봉에 오르지 않으면 우이산에 가봤다고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톈유봉은 해발이 높지 않지만 굉장히 험준해 꼭대기에 오르면 길게 이어진 산과 굽이굽이 도는 주취(九曲)계가 한눈에 들어 온다. 등산할 때 운이 좋아 운해를 만나면 마치 하늘에 있는 궁전에서 노니는 것 같다. 이 때문에 ‘톈유’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이산에는 강이 많이 흐른다. 이것을 ‘벽수(碧水)’라고 한다. 주취계, 황바이(黃柏)계, 메이(梅)계 같은 벽수가 날마다 산체를 깎고, 산과 물이 합세해 크고 작은 하곡을 이룬다. 벽수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우이산 남쪽 기슭에서 발원한 주취계다. 이 계류는 10km에 달하는 기봉 사이에서 아름다운 물줄기를 그리며 힘차게 흐른다.


대나무 뗏목을 타고 주취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우이산의 가장 독특한 유람 방식이다. 너비 약 2m, 길이 9m의 대나무 뗏목을 타고 2시간 정도 유람하는 코스다. 고개를 들면 산, 고개를 숙이면 물이 보이고 귓가에는 물소리가 울리며 손을 뻗으면 맑은 물을 만질 수 있다. ‘인간이 그림 속에서 노닐며 배를 타고 수많은 산을 통과하는’ 듯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우이산은 풍경이 아름다워 산과 물을 좋아하는 수많은 명인과 선비가 찾아왔다. 주취계 양쪽에 있는 마애석각들이 바로 그 증거다. 강 위를 떠다니면 양쪽 절벽 동굴 속이나 목판 위에 안치된 현관(懸棺) 유적을 볼 수 있다. 현관장(懸棺葬)은 오래된 장례 형태로 우이산의 현관 유적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발견된 현관 유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3500년 전 우이산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떻게 절벽 동굴 속에 관을 안치했을까? 이것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우이산 국가공원에서 서식하는 티베트마카크가 새끼를 품에 안고 보호하고 있다. 티베트마카크는 중국의 고유종이자 국가 2급 보호동물로 우이산 국가공원 숲에 천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사진/VCG


‘세계 생물의 창’ 빛나게 하다

우이산의 아름다움 경치와 독특한 지리 조건은 우이산만의 생태환경을 만들었고 수많은 종류의 ‘진귀한 초목’을 탄생시켰다.


지구의 같은 위도에 있는 지역은 대부분 식생이 적은 사막지대지만, 우이산맥은 산이 면면히 이어져 천연 장벽을 형성한다. 이는 북쪽에서 유입되는 한파를 차단하고 남쪽에서 밀려오는 축축한 해양성 따뜻한 바람을 막아준다. 덕분에 이곳은 사계절이 분명하고 비가 많이 오며 다습해 같은 위도에 있는 지역 중 가장 완벽하고 전형적이며 면적이 큰 중부 아열대 원시 삼림 생태시스템을 형성했다.


통계에 따르면 1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우이산에서 1000종이 넘는 신 종(種)이 발견됐다. 풍부한 생물 자원 덕분에 우이산은 ‘새의 천국’, ‘뱀의 왕국’, ‘곤충의 세계’, ‘아시아 양서파충류 연구의 열쇠’ 등 많은 별칭을 얻었고 전 세계 생물 다양성 보호의 중요한 지역이 됐다.


우이산 국가삼림공원의 울창한 숲 사이로 운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VCG


반가운 소식은 국가공원이 건설되면서 우이산이 이 ‘세계 생물의 창’을 더 빛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전국 10개 시범지구 중 하나인 우이산 국가공원 체제 시범작업이 공식 시작됐다. 2021년 10월 12일,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UNCBD COP15)에서 중국은 우이산을 포함한 1차 5개 국가공원 건설을 공식 선언했다.


설립 초기부터 우이산 국가공원은 과학기술을 통한 스마트 관리와 생물 다양성 보호 방법을 모색해 왔다. 현재 우이산 국가공원 스마트관리센터는 드론을 포함한 위성 원격탐지, 적외선 카메라, 순찰기록기 등 설비를 통한 ‘하늘과 땅 통합’ 감시 감독 방법으로 순찰 범위를 확대했고 동식물 자원 등 관련 상황을 보다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이산 국가공원 체제 시범작업 시행 이후 17개 신규 종이 발견됐다. 2022년 1월 기준, 야생동물 7407종, 고등식물 2799종이 기록됐다. 이런 발견은 첨단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우이산 국가공원의 환경이 한층 개선됐고 생물 다양성이 효과적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글|리이판(李一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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