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중한교류 >> 본문

둔황 전시회에 다녀와서


2023-05-26      



필자에게 중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하나를 꼽으라면 실크로드 관문인 중국 간쑤(甘肅)성 서부도시 둔황(敦煌)을 뽑겠다. 둔황 여행의 백미는 막고굴(莫高窟). 1987년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무려 1.6km에 걸쳐 이어진 막고굴에는 492개 석굴과 2400여 점 불상 및 소조상, 4만5000㎡에 달하는 벽화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0여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 석굴 벽화엔 천년 전 실크로드를 오갔던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다.


얼마전 간쑤성에 출장 갔을 때도 일정에 둔황이 빠져있어 아쉬웠는데. 마침 베이징(北京) 민생 현대미술관에서 둔황 전시회를 연다고 해서 발걸음을 했다. 둔황 석굴을 보지 않았는데도 석굴을 가본 듯한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옆으로 길게 드러누운 불상이 가장 먼저 전시객을 반긴다. 158호굴의 ‘가장 아름다운 열반상’이다. 15.8m에 달하는 불상을 5:4 비율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의 장면을 표현했다. 둥그스름한 얼굴에 살짝 감은 두 눈, 입가에 맴도는 미소, 석가모니가 전체적으로 편안히 잠든 모습을 묘사했다.  


미술관에는 둔황 막고굴의 8개 석굴을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중에는 오늘날 문화재 보존을 위해 관광객에게 개방하지 않은 석굴도 있다고 한다. 늠름한 표정, 온화한 미소, 성난 눈빛까지, 각 굴마다 모신 본존불, 가섭과 아난, 보살상은 얼굴 표정은 물론 피부색, 옷차림과 몸짓도 제각각 다르니 생동감이 넘쳤다.


굴 안쪽 벽은 온통 벽화로 장식됐다. 주로 부처님의 본생 이야기나 가르침을 담았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불교사를 잘 모르는 필자는 해설을 다소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벽화 속 생생한 인물 묘사에 더 눈길이 갔다. 특히 과거 당나라 때 그려진 벽화에는 흑인과 백인의 모습도 있고, 멜빵바지, 반팔 반바지를 입은 어린이,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를 입은 듯한 여인의 모습도 있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 태양신, 중국 고대 산해경 속 신물(神物), 힌두교 전통신도 등장한다. 불교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리스, 힌두교, 브라만교, 도교, 그리스신화의 내용도 당시 벽화에 담아냈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과거 당나라 때부터 둔황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 문명의 교류가 얼마나 빈번했는지, 타 문화에 얼마나 개방적이고 포용적이었는지, 심지어 패션이 얼마나 화려하고 트렌디 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둔황 벽화의 밝고 화려한 채색, 생생한 묘사는 향후 중국 저명한 화가들에게도 창작의 원천을 제공했다고 한다.


미술관은 둔황 석굴의 하이라이트인 제17호굴 장경동(藏經洞)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1900년 막고굴에 살던 도사 왕원록이 16호굴을 청소하다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 좁은 굴안에서 4세기부터 11세기에 걸친 5만여 점의 고서적과 문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의 혜초 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세기의 대발견’이라 불리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초등학교 시절, 서울 경복궁 박물관에서 최초로 열린 ‘진시황 병마용 유물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 약 10년 후 대학생이 돼 실제로 시안(西安)에 가서 실제 병마용갱을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조만간 둔황에 여행을 가서 막고굴의 불상과 벽화를 직접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배인선,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240

< >

한국의 이색 문화 체험

4월 어느 비오는 날, 필자는 한국의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금선사를 찾아 반나절 동안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읽기 원문>>

‘짠테크족 부상’, 변하고 있는 중국 Z세대 소비방식

중국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영상 플랫폼 ‘비리비리(嗶哩嗶哩)’에서 ‘30세에 퇴직했어요(三十歲退休了)’ 채널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