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0
맛은 오묘하다. 어릴 적 좋아했던 맛도 싫어했던 맛도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겨,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되어선 오히려 다시 맛보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는 종종 어릴 때 먹기 싫어했던 채소로 오이와 당근을 말하는데 중국 동료는 여주와 샐러리를 꼽았다. 어릴 적 자신의 어머니가 가장 잘 하셨던 음식이 ‘담근 여주’ 반찬 이어서 동료는 자주 여주를 씻어 일손을 거들었다고 한다. 그 후로 사회생활을 하며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맛본 후 그제서야 여주의 제맛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주는 무슨 맛일까? 중국어 이름 고과(苦瓜, 쓴 조롱박)처럼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쓴맛의 대명사격이다. 중국 동료가 부모님이 그리울 때 종종 해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만들기 간단하면서도 입맛도 되찾아주는 ‘여주돼지고기전’을 만들어 보자.
재료 준비
주재료: 신선한 여주 2개, 쪽파 6줄기, 두시(豆豉, 중국 전통 발효 콩) 약간, 돼지고기소 250g,
양념 재료: 녹말 2큰술, 생추(生抽, 중국식 국간장) 1큰술, 굴소스(蚝油), 후춧가루, 식용유 약간
만드는 법
① 여주를 4~5cm 길이로 어슷썰기 한 후, 씨를 긁어내고 깨끗이 씻어 둔다. 쪽파도 씻어 잘게 썰어둔다.
② 두시는 따뜻한 물에 10분간 불린 후 건져내 다져 둔다.
③ 다진 돼지고기, 두시, 쪽파, 녹말, 생추, 후춧가루, 식용유를 한데 섞어 반죽을 만들어 여주 속을 채워준다.
④ 달궈진 궁중팬에 식용유 1~2스푼을 넣고 기름 온도를 예열 후 중불로 올린다. 속을 채운 여주를 하나씩 팬에 넣고 부쳐낸다. 윗면이 노르스름해지면 뒤집어 부친다. 양면이 모두 익으면 그릇에 잠시 담아둔다.
⑤ 팬을 깨끗이 씻고, 기름을 다시 부어 예열한다. 부쳐낸 여주를 다시 팬에 넣고 소량의 굴소스와 물을 넣어준 후 뚜껑을 덮어 3분 동안 쪄내면 완성이다.
글|김은지(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