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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3      

2016년 7월 16일, 한중서화예술연구원 출범식에서 왕둥성 집행원장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창작시연을 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사상 정수인 ‘오도(悟道)’ 를 쓰고 있다.사진/ 왕둥성(王東勝)한중서예회화예술연구원 집행원장

중국 회화예술은 중국 전통의 문화·철학 사상과 심미적 예술의 지혜를 집약하고 있다. 중국 전통회화의 사의(寫意)문화성 특질은 회화 창작에서 내면의 정신세계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정신세계는 회화예술가 개인의 개성을 나타내고, 회화예술가와 자연이 서로 소통하는 자유와 해방이기도 하다. 중국 전통문화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를 추구한다. 이는 회화예술에서도 집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중국 문화는 수천 년 동안 축적되어 온 것으로, 여기에는 중국 전통 문화철학 사상 및 전통예술이 내포되어 있다. 중국 예술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데 있어 그 정신적 기둥은 바로 민족문화에 대한 자신감에서 근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왕둥성, <하반농가(河畔農家)> 사진/ 왕둥성 한중서예회화예술연구원 집행원장

철학과 회화예술은 상호 보완과 융합의 관계
중국 회화예술은 중국 전통의 철학사상과 심미적 예술의 지혜를 응집했다. 이는 중국 전통철학과 상호침투해 영향을 주었고, 유구한 예술적 침전을 경험하면서 점차적으로 중국 회화의 고도의 정신적·사의적 특질을 형성했다. 중국 회화는 ‘회(繪)’에서 나온 것도, ‘화(畵)’에서 나온 것도 아닌, ‘사(寫)’에서 나온 것이다. 소위 ‘사(寫)’란 창작주체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필묵을 사용해 특정한 담체(擔體) 위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외부의 객관적 자연대상에 대한 인지, 이해, 깨달음 등 개인주체의 체험이 담겨있다. 
 
중국 회화는 사의문화의 표현이다. ‘의경(意境)’을 중시하고 작가의 영감과 깨달음이 드러나는 것을 구현하지만, 물리적 표상에 대한 실재 재현에는 중점을 두지 않는다. 어떤 예술이든 특정 민족문화의 토양에서 생겨나고, 그 문화적 가치관념을 반영한다. 중국 회화예술은 중국 전통 인문사상의 결정체이자 중국 철학의 한 형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중국 전통철학의 인도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공맹·유학(孔孟·儒學)의 현실적 배려와 추구, 노장·도가(老莊·道家)의 현실 공리에 대한 초월, 불학·선종(佛學·禪宗)의 세계와 삶의 체득 및 ‘유·도·석(儒·道·釋)’의 상호 보완와 융합은 중국 회화예술가의 인문정신에 자양분을 주었다. 여기에 내재된 사상적 자원은 화가 인생의 경험과 맞물려 회화예술가의 유동적이고 구속받지 않는 문화혈액, 문화사고, 문화인격, 문화적 이상으로 전화되었다. 나아가 ‘천인합일’의 문화적 경지에 도달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중국 회화예술의 사의적 특징을 형성하고, 선명한 심미의식과 독특한 표현체계를 구축했다.
 
2016년 5월 3일, 왕 집행원장은 한국 서울대 총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총장 집무실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근민접지기 평화정건곤(近民接地氣 平和定乾坤)’이란 문구가 적힌 서예작품을 증정받고 있다. 이 작품은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왕둥성 한중서예회화예술연구원 집행원장

‘유·도·석’ 영향 받은 중국 회화예술
중화민족의 문화철학은 장기적인 발전과정을 겪으면서 유·도·석 3자의 대립·통일된 철학체계를 형성했고, 유가·도가·불가 3자 미학(美學)의 끊임없는 충돌과 융합을 낳았으며, 중국 전통 미술사상에 영향을 미쳤고, 심미적 정취의 부단한 변화와 발전을 결정했고, 중국 회화예술에 있어 민족적 심미 특징을 형성했다.
 
또한 유학, 도가와 불교철학은 중국인의 인격 형성과 발전에 영향을 주었을뿐 아니라, 동시에 중국 회화의 사의적 특징과도 두터운 연원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유가의 ‘조화(和諧) 의식’은 회화예술의 ‘절충의 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 전통문화에서 유가는 ‘귀화(貴和)’ ‘지중(持中)’의 ‘조화 의식’을 추앙한다. 하나는 ‘천인합일’로,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사람과 자연의 통일성을 인정하는 것을 각각 가르킨다. 다른 하나는 ‘중용(中庸)’으로, 사람 및 사람과 사회관계와의 조화를 가르킨다.
 
유가의 인학(仁學)은 미학으로까지 뻗어갔다. 품성, 내면의 미, 정신의 미를 숭상한다. 이는 맹자의 말처럼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유가는 ‘자연의 인간화’를 통해 우주를 사람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연물상을 감정화·인격화·윤리화하며, 개체에 내재된 윤리도덕의 충실성을 강조한다. 정신의 무한한 확장과 승화, 심미와 예술 분야에서 미(美)와 선(善)의 통일을 제창하고, 개체인격과 사회를 조화시켜 일체화함으로써 미를 확립한다.
 
회화가 추구하는 ‘여백의 미’와 ‘고아한 운치’는 도가의 천도자연관(天道自然觀)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 중국철학의 대가 장대년(張岱年)은 “중국 고대철학의 최고 범주는 도(道)”라고 말했다. 도가가 중시하는 ‘유(游), 담(淡), 청(淸)’ 그리고 ‘대교약졸(大巧若拙·훌륭한 기교는 오히려 서투른 것처럼 보인다)’과 ‘반박귀진(返璞歸眞·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다)’은 화가가 가진 자유정신, 오도지심(悟道之心·도를 깨닫는 마음), 청명함과 초월의 기운과 서로 통일됐다.
 
도가의 ‘천도자연관’에서 비롯된 중국 회화는 자연미와 정신미의 통일, 모양과 추상의 통일을 추구한다. 회화예술가는 자연을 지향하고, 자연을 반영하고, 자연을 사모하며, 자연에 감정을 기탁한다. 이 과정에서 시각을 자연무위, 소박하고 담담한 인생경지로 돌려서 ‘도’의 정신으로 형상을 창작하고 우주세계를 눈 안에 담는다.
 
서화는 숲과 산, 호수를 그린다. 그 화면은 현묘한 상태를 내포해 사람들을 생명과 예술의 기쁨에 도취시키고 청량하게 감동시킨다.
 
회화예술 풍격상에서 중국화는 어색하게 꾸미는 것을 제거한다. 대신 소박한 자연을 담는데 힘쓰고, 우아한 여백의 경지를 추구하며, 원시적 모습을 갈망하고, 단 한번에 완성하는 ‘일필화(一筆畵)’를 추종한다. 이를 보면, ‘천도자연관’은 중국화의 ‘예술적 개성’ 형성을 촉진하고 구축한 경로였음을 알 수 있다.
 
중국 회화예술이 추구하는 ‘예술적 경지’는 선종의 ‘돈오(頓悟)’와 일맥상통한다. 불교 선학에서 유가·도가와 흡사한 개념이 ‘불성(佛性)’이다. 선종은 마음의 종교로, 마음은 부처 숭배를 대신한다. 주체의 마음으로 ‘불(佛)’을 인격화하고, 인간성과 신성이 정신의 승화 속에서 서로 어우러져 ‘생명’의 심미적 경지를 뚜렷하게 체험하도록 이끈다. ‘돈오’는 선종사상의 핵심이자 중국 미학사상의 정수다. 선종의 ‘돈오’와 중국 회화의 ‘의경(意境)’은 서로 감통(感通)한다. 청대 서화가 정판교(鄭板橋)가 그린 묵죽(墨竹)처럼, 눈에 보이는 대나무, 손에 든 대나무가 아니라 가슴 속의 대나무다. 이는 ‘돈오’ 이후의 심미적 느낌과 체험이다.
 
또한 중국 산수화가처럼, 선리(禪里)·선취(禪趣)로부터 ‘묘(妙)는 화필 밖에 있다’라는 초연한 마음을 얻는다. 또한 서화의 경지를 선의 경지와 동일시하고, 심미적으로 ‘의경(意境)’‘일품(逸品)’ ‘이소색위체(以素色爲體 ·소색(素色·본연의 색)을 몸으로 삼는다)’를 숭상하고, 허(虛)·백(白)·공(空)·령(靈)을 추구해야할 가장 최고의 예술적 경지로 간주한다.
 
왕둥성, <산령춘색(山嶺春色)> 사진/ 왕둥성 한중서예회화예술연구원 집행원장

미와 철학의 완벽한 결합
중국화는 의상화(意象化)를 통해 심미를 반영하고,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한다. 중국의 전통 철학사상에서 본다면 형질, 형상, 틀은 모두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런 것들이 사물에 내재된 도리가 되어야만 중요해지는 것이다. 형식은 단지 일종의 시사와 상징으로, 형식을 통해 일정한 이치와 이상적인 인격을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화예술가는 유한한 자연물에 대한 깨달음과 체험, 반영을 통해 그 무한한 ‘자연의 도’를 깨닫는다. 또한 회화예술가의 주체적·심미적 심리기제는 본심(本心), 내성(內省), 자아성찰로 쏠린다. 범(凡)·속(俗)을 초월해 외부의 객관적 만물을 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정신을 해방시켜 큰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오직 이같은 문화적 배경, 이같은 철학적 사상, 이같은 심리상태와 품은 생각만이 그윽하고 아늑하고 자연스럽고, 물욕없는 ‘일품’을 창작해낼 수 있다. 또한 심미적 정취와 예술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
 
회화예술가는 사의성 예술 창작에서, 그 심미는 다른 회화 문류에서 각각 중점을 둔다. 예를 들면, 화조화(花鳥畵)를 그리는 회화예술가는 정취에 중점을 둔다. 자연계의 동식물을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 간주하고, 사람의 일과 관련된 것에서 출발해 자연·생물과 인간의 사상과 감정 간 관계를 표출해낸다. 소재의 취사선택, 허와 실 등을 잘 배합해 구도를 잡고 기교를 구사한다. 꽃과 새의 기본 이미지와 특징을 돌출시켜 일종의 주관화된 심미적 운치를 전달하고 표현의 강도를 높인다.
 
회화예술가는 자신의 의도된 취향을 형상에 담는다. ‘연물기정(緣物寄情·사물에 기인해 감정을 기탁하다)’, ‘탁물언지(托物言志·사물을 빌어 감정을 드러냄)’라는 문구로 표현할 수 있다. 진(眞)과 미(美)는 모두 선(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인물화를 그리는 회화예술가는 기품을 중시하고, ‘전신’(傳神·사람의 표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을 제창한다. 총체와 움직임을 주장하고, 사람과 환경과의 관계에서 대상을 파악한다. 정신이 귀하고 형상이 천해 형상을 떠나 정신으로 들어가려 한다. 산수화를 그리는 회화예술가는 ‘의경(意境)’을 중시한다. 정(情)과 경(景)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하는 ‘의경미(意境美)’를 산수화의 최고 경지로 삼았다. 이러한 추구는 중국 산수화 미학체계의 정수가 되었다.
 
요컨대, 중국 회화의 독특한 정신성과 사의성은 중국 회화예술의 독특한 심미적 특징과 최고의 추구 경지를 부각시킨다. 이는 중국 회화예술의 본질을 담고 있으면서도 동양 회화예술의 특질을 잘 보여준다. 
 
 
글|왕둥성(王東勝)한중서예회화예술연구원 집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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