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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명대화대회를 밝히는 ‘한국의 지혜’


2019-07-09      글|장진원(張勁文)

‘제1회 아시아문명대화대회’에는 한국의 정·재계, 학술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개막식과 세션 포럼에서 밝힌 대회 참석 소감과 각자의 자리에서 아시아 운명공동체를 위해 제시한 건설적인 의견은 아시아를 더욱 빛내는 소중한 지혜가 될 것이다.

안병용 의정부시 시장이 포럼에서 연설을 했다. 사진/궈사사(郭莎莎)

안병용 “중국 지방정부와 교류 활성화할 계획”
안병용 의정부시 시장은 “이번 아시아문명대화대회는 문명 교류와 운명공동체라는 미래 탐색의 새로운 길을 아시아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의미가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의정부시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출신인 안 시장은 2010년 정계에 입문해 의정부시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3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제자를 가르치던 시절부터 지방정부 간 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대도시 중심으로 전개되던 경제 교류와 문화 행사가 각 나라 지방정부로 확대되고, 이제는 모두가 국경을 넘어 하나의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만큼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 전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당선 이후 이런 생각을 시정 조치에 적극 반영한 결과, 의정부시와 중국 지방정부 교류는 이제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

의정부시와 중국 단둥(丹東)시는 자매도시 결연 이후 20년 넘게 교류를 지속해 왔다. 지금도 두 도시 간에는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두 도시를 오가며 서로의 시장을 탐방하는가 하면, 문화교류 대표단이나 유학생 간 교류도 많은 지원과 호응을 받고 있다. 교류 활성화를 위한 각종 행사도 여러 차례 개최됐고, 양 도시 기업 간 상호 투자를 통해 수많은 경제적 이익도 창출되었다. 안 시장은 활짝 웃으며 “우리 기업가들이 단둥시에 공장을 많이 세웠다”며 “도시 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단둥시로부터 ‘명예시민’을 수여받은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영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 시장은 도시 간 교류 외에도 의정부시를 대표해 양국 간 싱크탱크 교류 방안에 대하여 적극 모색 중이다. 의정부시는 2015년부터 중국 민간 싱크탱크인 차하얼(察哈爾)학회와 ‘차하얼-의정부 공공외교 평화포럼’을 개최하며 양국 학술 교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7년 차하얼학회는 중국의 대표적인 청년 조각가 추이위(崔宇)에게 대형 조각상 <대한 의사 안중근> 제작을 의뢰했다. 그리고 동북아 평화에 기여한 안중근이라는 위대한 애국자를 양국 각계각층에서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를 의정부시에 설치했다. 안 시장은 “우리는 평화를 추구한다. 동북아시아 국민들의 평화, 인류 전체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조각상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각종 지역단체나 국가가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 시장은 자신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도 의정부시를 이끌고 동아시아 국가 주요 도시와 친선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근태 CJ 중국본사 사장 겸 대한통운 대표가 포럼에서 연설을 했다. 사진/마겅핑(馬耕平)

박근태 “한국 콘텐츠산업은 중국의 혜택을 볼 것”
박근태 CJ 중국본사 사장 겸 대한통운 대표는 “중국의 이름난 사상가이자 교육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10대 문화 명인’ 중 1위로 꼽힌 공자가 떠올랐다. 공자가 펴낸 <상서(尚書)>에는 세상에 잘 알려진 ‘유용내대(有容乃大)’라는 말이 있다. 얼마 전 시진핑 주석도 언급한 것처럼 문명이란 곧 남을 포용하는 것이다. 인류 문명은 포용을 통해 교류와 학습의 동력을 얻는다. 문명의 교류·학습은 인류 문명을 나아가게 하고, 세계 평화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며 대회에 대한 감상과 소감을 전했다.

그는 “동아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의 문화 교류는 역사적 연원이 깊으며, 세계와 지역 발전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이웃나라로서 오랜 기간 역사와 문화 교류를 이어왔고, 1992년 수교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양국의 공통된 문화와 협력 관계는 양 국민들의 혈액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CJ그룹의 성과에도 양국 협력의 모습이 잘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 CJ그룹 중국본부 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지난 13년 간 CJ그룹과 중국에서 일어난 엄청난 변화를 몸소 겪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CJ 중국본사 사장으로 임명되던 그 해 CJ그룹의 중국 매출액은 13억 위안(약 2226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8년에는 200억 위안을 돌파했다. 13년 동안 회사의 매출액이 1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 2006년 중국이 GDP는 21조 위안이었지만 작년에 이미 90조 위안을 달성했다. 13년 만에 GDP 4배 성장을 이뤄낸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규모이면서도 6%가 넘는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중국이 이처럼 힘찬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는다.”

박근태 사장이 중국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그는 2015년부터 중국이 경제구조 조정에 들어가고 민간 소비력이 크게 향상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치챘다. 중국의 기업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그는 이것이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이며, 적극적인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써야 할 때라고 굳게 믿는다.

실제로 그의 판단은 완벽히 들어맞았다. 현재 CJ그룹의 4대 계열사인 요식업, 바이오제약, 물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모두 중국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2015년 CJ그룹은 중국의 룽칭(榮慶)익스프레스를 인수하고 물류업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2018년 11월 산둥(山東) 랴오청(聊城)에 헥산 공장을 설립한 뒤 그룹의 헥산 공급률은 전세계 70% 이상으로 올라섰다. CJ그룹의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 ‘비비고’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정용 즉석식품도 중국 시장에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CJ그룹은 중국의 70개 도시에 141곳의 자회사와 31곳의 공장 등을 설립하고 2만3000명의 직원과 함께 하고 있다. 중국은 그룹의 글로벌 시장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 “시진핑 주석은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은 관련국들과 함께 아시아의 대표적인 저작권 콘텐츠의 번역 사업과 아시아 영상콘텐츠 교류 협력 사업을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로서는 매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중국은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제한적으로 개방됐지만, 앞으로 더욱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우덕 차이나랩 대표가 포럼에서 연설을 했다. 사진/마겅핑


한우덕 “양국 언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 배워야”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소프트파워’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우덕 차이나랩 대표는 제1회 아시아문명대화 대회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지금은 경제 말고도 전반적인 사회적 수준이나 사람들의 사상과 문화 면에서도 큰 발전이 있었다. 이번 대회 개최는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기회인 동시에 세계에 중국의 지혜를 내놓는 일이다.”

언론인 출신이기도 한 그는 중국을 연구하는 전문가이다. 그가 소장을 역임했던 중앙일보 중국연구소는 한국의 주류 언론이 설립한 유일한 중국 전문 싱크탱크다.

그는 중국연구소 소장으로 임명되던 시기 연구소에서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양국 청년·언론 교류사업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2010년 전후로 연구소에서 교류 활동을 하나 기획한 적이 있다. 매년 200명의 중국 청년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였다. 중국 청년들은 열흘에 걸쳐 한국의 주요 도시와 기업을 탐방했고, 한국 청년들과 함께 학술포럼을 열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양국 청년과 언론 교류에 기여했다. 현재 이 사업은 몇 년 전부터 중단된 상태지만 올해부터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최근 들어 양국의 언론 교류가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우덕 대표는 양국의 언론 발전의 개념에 조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실상 양국 언론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시진핑 주석도 ‘인류에게는 피부색과 언어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문명에는 마치 꽃처럼, 각자 지닌 빛깔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결코 우열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 모두는 평등과 존중의 정신으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자신의 문명과 다른 문명의 차이를 인식하고 문명 간 교류와 대화를 늘려 조화롭게 공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양국 관계가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장진원(張勁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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