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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인민화보

2019-02-28      인민화보

제야의 고궁 동화문 밖, 춘제 근무조가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친빈(秦斌)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 춘제(春節)가 찾아왔다. 중국에서는 음력 섣달 그믐날 가족들과 ‘녠예판(年夜飯)’이라 불리는 새해맞이 식사를 함께 하며 단란한 정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일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자리를 지키느라 춘제에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에도 묵묵히 땀흘리며 수고하는 이들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곳곳에 등롱과 복 자가 걸려 새해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의료인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한다. 사진/궈사사(郭莎莎)

변함없는 ‘백의의 천사’
2월 4일, 춘제를 하루 앞둔 날이지만 베이징(北京)대 인민(人民)병원 의료진에게는 평소 근무일과 다를 바 없는 날이다. 광시(廣西) 출신의 7살 진(瑾) 군은 2살 때 중증의 ‘지중해 빈혈’ 판정을 받았다. 이식 수술 후에도 아직 수혈과 거부반응 치료 등의 치료가 남아 있다. 나이가 어려 24시간 간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항상 옆에서 친구처럼 진 군을 돌본다. 진 군을 담당하는 간호사 린(林) 씨는 진 군에게 약을 새로 발라준 후 숨돌릴 틈도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아 진 군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놀아주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돼지 해를 맞아 두 사람은 <하늘을 나는 돼지>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다.
 
춘제 전날 아침 8시가 되자 혈액과의 황샤오쥔(黃曉軍) 과장이 여느 때처럼 의료진을 이끌고 회진을 시작했다. 그는 “회진을 통해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을 살피고 다른 환자들에게도 우리 의료진이 늘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뜻을 전할 수 있다. 우리가 있는 한, 환자 분들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진료실마다 새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등롱(燈籠)과 ‘복(福)’자가 걸려 있지만 의료진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베이징대 인민병원 혈액과는 전국의 혈액병과 관련한 비상대응 업무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춘제 때만 되면 진료실이 환자들로 북적인다.
 
이번에도 점심은 도시락이었다. 혈액과는 매년 춘제가 되면 서로 앞다투어 당직을 ‘자원’하기로 유명하다. 혈액과 직원들의 말을 빌리자면 “환자들이 언제든 우리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황 과장은 “우리 과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다. 그들은 언제나 성실하고 프로정신을 갖고 일한다. ‘희생’이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의사인 이상 직업윤리와 정신을 갖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원들의 24시간 대기근무
춘제를 앞둔 2월 4일 새벽 6시 반, ‘고궁(故宫)소방대’라 불리는 톈안먼(天安門) 지역소방지원대 고궁 특근중대 대원들이 기상 점호를 마쳤다. 다만 오늘은 내무반 정리를 마치고 임시합숙소에 ‘복’자와 ‘촹화(창에 붙이는 장식 종이)’를 붙였다는 점이 여느 때와 달랐다.
 
섣달 그믐날에도 48명의 고궁소방대원들과 지휘관은 일상 훈련과 순시 업무를 이어갔다. 전 대원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늘 하던 일과대로 철저한 점검을 통해 장비의 이상 여부를 확인했다.
 
중대 정치지도원 차이루이(蔡瑞)는 “톈안먼 지역은 조국의 심장이고 고궁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고대 목조건축 집합체이기 때문에 근무량이 많고 책임감도 크다. 그래서 언제나 ‘전시 대기’ 상황으로 임한다. 우리의 노력을 통해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2월 4일 오후, 고궁소방대 연락실의 연락원 뤼원저우(呂文周)가 모니터링 기기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 출신의 20살 청년인 뤼 씨는 2017년 고궁소방대로 배치된 이후 출동, 화재, 지원 등 후방 통신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업무가 대부분 ‘대기’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밤이면 모니터링 기기 옆의 간이 침대에서 잠을 잔다. 춘제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해도 가족들은 ‘맡고 있는 업무가 원래 그러하다’라는 마음으로 이해해 준다.
 
늦은 오후, 출동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틈을 타 대원들이 재빨리 만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10여 분 정도 흘러 빠르게 ‘만두 빚기 작전’을 수행한 대원들은 해질 무렵에야 식사를 마쳤다. 대원 리청웨이(李呈偉)는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며 올해 가족들이 녠예판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를 살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질 무렵, 고궁 둥화먼(東華門) 밖에 춘제 특별근무팀이 집결했다. 차량당 5명으로 구성된 특근팀은 전투조, 통신조, 급수조 등에서 파견됐다. 이들은 춘제 전날부터 음력 정월 초이렛날까지 매일 밤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근무를 하며 관할 구역을 수시로 순찰한다. 깊은 밤, 특근팀은 추운 근무현장에서 부대에서 보내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먹으며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녠예판은 제야의 주인공이다. 요즘은 식당에서 녠예판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져 30세의 윈난 청년 후짜오리는 주방에서 바쁘게 일했다. 사진/ 천젠(陳建)

레스토랑에서 먹는 녠예판
중국은 춘제가 되면 온 가족이 집에 모여 새해맞이 식사인 ‘녠예판’을 먹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도시를 중심으로 가족들이 집 대신 레스토랑을 예약해 녠예판을 대신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춘제 전날 기자는 베이징의 한 윈난(雲南)요리 레스토랑을 찾아 이곳에서 녠예판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 레스토랑의 창업자 류신(劉新) 씨는 올해로 요식업에 종사한 지 16년째다. 그는 윈난요리를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건강식 메뉴로 개량했다. 그의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요리사와 종업원 등 50명의 직원들은 대부분 윈난성 출신이다. 이들은 춘제를 코앞에 두고도 고향이 아닌 타지에서 레스토랑 홀과 주방 사이를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원래 직원들의 아침과 점심식사 시간은 각각 10시와 4시이지만, 오늘은 춘제 전날이라 바쁜 관계로 다들 주방 뒤편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다시 업무에 돌입했다. 밤 10시가 되어 손님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영업을 마감할 때쯤, 류 씨는 직원들을 위한 ‘깜짝 녠예판’을 선보였다. 또한 한 해 동안 보여준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훙바오(紅包)’라 불리는 중국식 세뱃돈을 나누어 주었다.
 
매일 얼굴을 보며 함께 일하는 이들은 이미 한가족이나 다름 없는 사이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명절 때가 되어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예사다. 올해도 이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2019년 새해를 맞이했다.
 
 

글|궁하이잉(龔海瑩), 커리(克里), 모첸(莫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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