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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을 나누는 춘제 풍경


2019-04-17      글|모첸(莫倩), 왕윈충(王蘊聰)

룽룽이 고모네 집에서 열릴 경사를 위해 할머니와 함께 준비한 ‘단판(擔盤)’을 보여주었다. 사진/ 천젠(陳建)

춘제(春節, 음력 설)는 중국의 가장 성대한 명절로 꼽힌다. 퇀위안(團圓)은 ‘(온 가족이)둥글게 한데 모인다’라는 뜻으로서, 춘제 문화 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정신이 담겨 있다. 아무리 먼 곳에 살고 있고 일이 바쁘다 해도 매년 춘제가 되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두 고향으로 모인다. 이렇게 모인 가족들이 치르는 가장 성대한 ‘의식’이자 작은 ‘축제’가 바로 춘제 때 함께 먹는 식사를 이르는 녠예판(年夜飯)이다. 가족들은 식사를 하며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하고, 지난 해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며 서로 손잡고 다가올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다.

설 연휴 고향 가는 길
춘제 귀향길은 흡사 ‘경건한 순례 행렬’을 방불케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휴가 아무리 짧아도,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 해도, 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해도, 고향에서 춘제를 보내는 것은 거의 필수적인 일로 인식된다.

1월 23일 본지 기자는 베이징(北京)에 사는 룽룽(蓉蓉) 씨 가족의 고향 가는 길에 동행했다. 베이징에서 나고 자란 룽룽 씨이지만 중국의 동남쪽 연해 도시인 푸젠(福建)성 푸톈(莆田)이 가족들의 ‘진짜 고향’이기 때문에 매년 춘제 때면 꼭 고향을 방문하곤 한다.

음력 12월 18일이 되어서야 모든 업무를 마무리한 룽룽 씨는 어머니, 할머니, 사촌오빠의 새언니, 어린 조카와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룽룽 씨의 할머니는 “명절에 관한 여러가지 전통이나 분위기는 고향에 가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고향인 푸젠성 푸톈시 슈위(秀嶼)구 둥우(東吳)마을에 도착해 이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대청소였다. 이튿날 룽룽 씨는 어머니와 함께 시내로 나가 새해맞이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왔다.

“훙퇀(紅團·찹쌀로 만든 음식)을 만들고 다쑤이(大歲·민속 행사)를 구경하거나 등을 들고 거리를 거니는 유등(遊燈)축제에 참가하는 등 고향에 와야만 비로소 새해 분위기가 나고 온 가족이 비로소 한데 모였다는 기분이 든다.” 룽룽 씨의 할머니는 현재 베이징에 살지만 고향에 와야 비로소 가족들과 새해를 함께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곳이 우리 보금자리이고, 우리의 뿌리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생일잔치, 결혼식, 맞선, 친척집 방문과 친구들과의 만남……요즈음의 다른 농촌들처럼 둥우마을도 평소 이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많지 않고 대부분 타지에서 일을 하며 춘제 때만 고향으로 돌아오곤 한다. 이 때문에 여러 집안 대소사와 행사들이 춘제 때 이뤄지곤 한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마을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과 깊은 가족 간의 정은 늘 사람들의 마음을 고향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2월 1일, H0108Z 항공편. 비행기를 처음 탄 형제가 신나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 완취안(萬全)

가족과 함께 보내는 춘제
2월 1일 HO108Z편 항공기가 상하이 훙차오(虹橋)공항에 착륙했다. 타지에서 일하는 부모로 인해 고향에 홀로 남겨진 장위하오(張宇浩)와 장텅뱌오(張騰彪) 형제는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 출신이다. 두 형제는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춘제 때 부모가 일을 하는 도시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공항에서는 어머니 가오푸룽(高富容) 씨가 둘을 반겼다. 이날 아버지 장궈팡(張國芳) 씨는 회사 근무로 공항에 마중나오지 못했다. 2012년부터 상하이(上海)의 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근무 중인 이 30세의 부부는 지난 7년 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춘제 때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일단 명절 때는 표를 구하기 힘들고 고속철 표는 가격이 비싸다. 녹피차(綠皮車)를 타고 가자니 춘제 연휴 기간의 절반이 소요되고, 또 그럴 바에야 명절 특근을 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쉐쿵(學孔)진에 있는 집에서 9살의 위하오와 6살의 텅뱌오는 출발일이 한참 남았는데도 비행기를 타고 상하이에 있는 부모님을 만나러 갈 생각에 일찍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형제는 부모가 없는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 왔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위하오는 동생에 비해 철이 들었고 공부도 곧잘 한다. 벽에는 그 동안 받은 상장들을 모두 붙여 놓았고, 이번 기말시험 때는 반에서 영어과목 1등을 하기도 했다.

상하이에 도착한 다음 날인 2월 2일, 부모님은 시간을 내어 형제에게 상하이 와이탄(外灘)을 구경시켜 주었다. 아버지 장 씨는 연휴 휴가가 시작된 상태였지만 어머니 가오 씨는 이날도 야근을 하러 밤에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가족이 한데 모여 와이탄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월 2일 상하이시 자딩(嘉定)구 쉬싱(徐行)진 스피(石皮)마을에서는 한 가족이 와이탄을 구경하고 돌아와 렌트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7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가 모여 함께 하는 식사였다.


글|모첸(莫倩), 왕윈충(王蘊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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