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심층보도 >> 본문

산둥성과 한국 간 협력심화의 새 기회


2019-06-17      글|뉴린제(牛林傑), 산둥대학교 동북아학원 교수

2018년 상반기 산둥성 르자오항의 물동량은 1억 90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6만 톤이 증가해 6% 성장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194만 TEU로 전년 동기 대비 38만 TEU 증가해 25% 성장했다. 현재 르자오항은 ‘일대일로’와의 융합, 신·구 동력 전환, 항구 전환 및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해 고품질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사진설명)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르자오항 컨테이너 부두의 분주한 모습   사진/IC

중국 연해 개방지역의 경제 대성(大省) 중 하나인 산둥(山東)성은 여러 해 동안 국가의 개방 발전 전략에 적극 호응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에 융합했으며 연선국가와의 경제·무역 협력, 인문 교류를 심화했고 개방형 경제 발전의 새로운 장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큰 성과를 거뒀다. 산둥과 한국은 바다를 사이로 마주한, 서로에게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한국과 협력을 심화하면 산둥성은 ‘일대일로’ 건설에 보다 깊숙이 융합되고 중한 양국의 전략적인 연결을 촉진할 수 있다.

2014년 7월 1일, 옌타이-한국 평택 항로가 개통됐다.   사진/탕커(唐克)

‘일대일로’에 깊이 융합되다
중한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통한다. 수교 이후 중한 양국 관계는 ‘21세기를 향한 협력 동반자 관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등 단계를 거쳐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다. 중한 양국은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체결해 양국 간 무역액은 이미 한미, 한일 무역총액을 뛰어넘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의 경제와 과학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한 양국 간 경제 발전 수준과 과학기술 혁신 수준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과거 경제·무역 분야의 상호 보완 관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 일부 분야에서는 경쟁 관계가 됐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중한 양국의 협력에 전환과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한국의 ‘신북방정책’·‘신남방정책’을 연결하면 앞에서 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한국의 참여가 필요하고,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도 중국의 지지가 필요해 양국이 발전 전략을 연결하면 협력과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산둥은 중한 양국이 전략적 연결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일대일로’ 건설에서 산둥성의 위치는 3개 부처와 위원회가 공동 발표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에 관한 비전 및 행동>에 명시돼 있다. 발표문에서는 칭다오(靑島), 옌타이(煙台) 등 연해도시 항구는 ‘일대일로’, 특히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의 선도자와 주력군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칭다오, 옌타이 등 동부 연해지역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에 융합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산둥 중서부 지역은 실크로드 경제벨트에 참여하는 것에 중점을 각각 두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산둥은 국가 ‘일대일로’의 해상 전략 거점과 신 유라시아대륙교 경제회랑 연선의 중요한 지역으로 공식 확정됐다.

산둥성은 ‘일대일로’ 건설에 융합되는 것에서 뚜렷한 우세를 갖고 있다. 첫째, 산둥성은 보하이(渤海)와 황하이(黃海) 사이, 신 유라시아대륙교 동쪽에 위치하고, 북쪽으로 징진지(京津冀, 베이징, 톈진, 허베이)와 접하며, 남쪽으로 창싼자오(長三角)와 연결된 동북아 경제권의 핵심지대에 있다.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해륙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특히 항구 자원이 풍부해 중국 창장(長江) 이북에서 유일하게 3가지 부분에서 대형 항구를 보유한 성(省)이다. 둘째, 산둥은 산업기반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산둥의 식량 생산량은 전국 2위이다. 농산품 수출은 전국의 1/4을 차지하면서 수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공업 체계와 종류가 잘 갖춰져 에너지, 화공, 제련, 건축 자재, 기계, 방직 등 지주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업 체계가 형성돼 있다. 또한 랑차오(浪潮)그룹, 중국중치(中國重汽), 하이얼(海爾)그룹 등 산둥성에서 시작한 다국적기업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해양총생산은 전국 선두권을 달리고 해양 과학기술연구력도 전국 1위이다. 셋째, 산둥의 대외무역 규모는 늘 전국 선두권을 유지했고 수출 구조도 특화되어 있다. 외국인직접투자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비스업의 외자 이용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외 경제 협력도 빠르게 발전해 역외 투자가 전국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대일로’ 연선국가 및 지역과 긴밀한 경제·무역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넷째, 산둥은 대외 개방 협력 플랫폼과 매개체 역할에서 장점이 있다. 보세항구구역, 수출가공구역, 종합보세구역, 각종 경제단지가 많아 ‘일대일로’ 건설 참여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산둥은 유교문화로 대표되는 치루(齊魯)문화가 국제사회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등 인문적 우세가 강하다.

산둥성은 ‘일대일로’ 건설에 융합되고 중한 양국이 전략적 연결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이라는 지위를 한층 강화했고 산둥과 한국의 협력 강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옌타이보세항구역에 입주한 한국계 기업인 파트론전자유한공사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탕커

인프라 호연호통으로 장기적 협력을
인프라 호연호통(互聯互通, 상호 연결과 교통)은 중한 양국이 전략적 연결을 이루는 기초다. 산둥과 한국은 인프라 호연호통에서 협력 공간이 매우 넓다.

2월 15일 오후 웨이하이(威海) 남역, 화물 출발 시간을 앞두고 지게차가 바쁘게 오가고 컨테이너가 화물열차에 실렸다. 열차 연결이 완료되자 TEU 70개를 실은 화물열차가 원덩(文登)역을 향해 천천히 나갔다. 저녁 6시 정각, 열차가 원덩역에서 약 20일의 국제 운송을 시작했다. 운행거리는 약 1만1000km다.

웨이하이 중국-유럽 화물열차(中歐班列)는 산둥성에서 유럽 내륙까지 직통으로 운행되는 상설 노선이다. 매주 5차례 웨이하이 원덩역에서 출발해 폴란드 말라쉐비체, 독일 뒤스부르크, 함부르크 등지에 도착한다. 육상운송은 해상운송보다 시간 효율이 배로 좋고, 운송비용은 항공운송에 비해 1/10도 안 돼 시장 경쟁력과 발전 공간이 있다.

황펑타오(黃鳳濤) 중외운(中外運) 웨이하이지사 총경리보에 따르면 초기에는 주로 웨이하이, 옌타이, 칭다오 등 도시에서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를 많이 운송했다고 소개했다. 화물 공급원이 단일하다는 것이 상설 운행의 제약 요소가 됐다. 그러나 그들은 시선을 돌려 더 풍부한 공급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 무역의 ‘교두보’ 위치에 있는 웨이하이는 지리적 장점을 잘 이용해 한국의 수출 화물을 수주해 중국-유럽 화물열차로 실어나른다면 향후 상설 운행을 보장할 수 있고 연해국가와 지역의 대중 수출액도 높일 수 있었다.

조사를 마친 중외운 웨이하이지사는 그들의 한 한국 고객이 예전에 유럽으로 발송하는 화물의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우리가 먼저 한국측과 소통에 나서자 그들은 처음에는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운영 방식과 시효 등을 매우 걱정했다.” 무린제(慕林傑)는 “이 한국 회사는 4차례 컨테이너를 임대해 시험 진행을 했고,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약속한 운송 과정 관리와 운송 시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을 했다. 이후 공식적인 협력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의 수출 화물도 이곳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선적되었다. 현재 이 노선의 화물 가운데 한국 화물이 1/3을 차지한다.

이 밖에 산둥성의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 르자오(日照) 등 항구는 한국과 화물 운송 노선을 여럿 개통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산둥반도 녹색경제지구 발전계획(山東半島藍色經濟區發展規劃)>에서 ‘산둥반도 녹색경제지구를 중일한 지역 경제협력의 시험지구로 삼는다. 중한 육해 연계운송 차량의 직송을 시작하고, 옌타이 중한 국제 해상 열차 페리 사업의 사전 연구작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여러 해 동안 준비한 중한 철로 페리 구상도 곧 실현돼 한국이 산둥을 통해 유라시아대륙으로 향하는 날이 곧 올 전망이다.

산업협력, 상생의 새 국면 마련
최근 전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어 전세계 주요 국가가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중국 정부는 산둥성을 국가 신구(新舊) 동력 전환 시험지구로 비준했다. 신구 동력 전환은 산업구조 조정과 업그레이드, 세대 교체 등을 아우른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참고할 만한 점이 많다. 한국이 산둥성의 신구 동력 전환에 참여하면 한국 관련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결국 협력과 상생을 실현할 수 있다.

1월 8일, 옌타이 경제기술개발지구가 기자회견을 갖고 <‘중한(옌타이)산업단지 건설 시행 방안’ 시행에 관한 의견(關於推動落實<中韓(煙台)産業園建設實施方案>的意見)>(이하 의견)을 해석하면서 중한(옌타이)산업단지 건설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의견>에 따르면 중한(옌타이)산업단지는 한국 첨단산업의 집중지, 한국 현대서비스업의 이전지가 되고, 중한 양국의 발전 전략 연결, ‘일대일로’ 공동 건설, 중한 지방경제 협력, 첨단산업 협력의 새로운 고지가 될 것이다.

친환경차산업, 첨단장비산업, 인공지능산업 등 10대 신흥산업이 중한(옌타이)산업단지의 중점 분야가 될 것이다. 이 가운데 6대 산업은 한국이 뚜렷한 비교우세를 가진 기업이 있고, 옌타이도 협력 가능한 양질의 기업과 플랫폼이 많아 양측은 협력 속에서 상호 장점을 보완하면서 공동 번영을 꾀할 수 있다.

친환경차산업의 경우 옌타이개발지구의 현대자동차 R&D센터, GM둥웨(東岳)기지 및 주변에 300여 개의 자동차 완성차 및 부품 기업이 있다. 이에 친환경차산업은 부품에서 완성차까지, 생산에서 서비스까지 친환경차 전체 산업사슬을 겨냥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한라비스테온공조, LG화학 등 한국기업과 연결할 수 있다.

<의견>에서는 2025년까지 중한(연태)산업단지는 한국 자본 신규사업 100개 이상, 투자액 15억 달러 이상, 대(對)한 수출입액이 8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한(옌타이)산업단지 발전에 힘입어 옌타이와 한국은 경제·무역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옌타이시 상무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2월 말 기준, 옌타이에 등록한 한국 기업 수는 3700여 개, 실투자액 60여 억 달러로 한국측 대중 투자의 1/12를 차지한다. 한국은 몇 년 연속 옌타이의 최대 외자유치국이자 무역 파트너다. 2018년 기준 옌타이의 대한 수출입액은 75억2000만 달러이고, 한국 자본의 옌타이 투자 건수는 총 3835건, 계약액 122억5000만 달러, 실제 이용 외자액이 61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인문교류로 마음을 보다 가깝게
민심상통(民心相通)은 ‘일대일로’ 국제 협력의 중요한 내용으로 산둥과 한국은 인문 교류 분야에서 협력 공간이 크다. 옛부터 인문 교류가 끊어진 적이 없다.

2018년 7월, 중국 신화진(新華錦)그룹과 한국 연세의료원이 공동 투자해 건설한 ‘칭다오 연세세브란스병원’ 착공식이 칭다오에서 진행됐다. 중국의 첫 중한 합자 대형 종합병원이자 한국 연세의료원 134년 만의 첫 해외 협력사업인 연세대학교 칭다오 세브란스병원의 행보는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승수 전 한국 국무총리, 노영민 전 한국 주중대사, 박진웅 한국 주칭다오 총영사가 착공식에 참석했다.

완공 후 한국 연세의료원이 의료기술과 운영관리를 맡고 연세의료원 전문가가 상주해 한국 현지의 의료 기술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연세대학교 칭다오 세브란스병원 사업은 2018년 칭다오시 의료보건시스템 신구 동력 전환의 중점 공정에 편입됐다. 장젠화(張建華) 신화진그룹 이사장은 “병원은 칭다오를 중심으로 자오둥(膠東)반도(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와 웨이팡(濰坊))의 3000만 인구를 커버하는 등 1억 산둥인에게 세계 일류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칭다오 의료 수준 향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전 주중대사는 “중국에 설립된 첫 한국 종합병원인 칭다오 연세 세브란스병원은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재에게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중국인에게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는 전형적인 상생 협력”이라고 평가했다.

국가 간 교류는 국민 간 친근한 것에 있고, 국민 간 친근함은 마음이 통하는 데 있다. 산둥은 문화의 도시로 옛부터 조선반도(한반도)와 유구한 문화 교류 역사가 있었다. 산둥의 문화 명인인 공자와 맹자, 묵자는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문화 명인인 최치원, 의상 대사, 장보고 등도 산둥을 방문해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문화적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양국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평등한 협력을 할 수 있다. 2019년 3월 30일, ‘2019년 한국·중국 산둥문화의 해 및 치루신윈(齊魯新韻)·산둥해양패갑도자기(貝瓷)문화전’, ‘공자 고향·대미(大美)산둥사진전’이 서울 중국문화원에서 개막했다. 공자 고향·대미산둥사진전에는 타이산(泰山), 황허(黃河), 대운하, 삼공(三孔, 공부(孔府), 공묘(孔廟), 공림(孔林)) 등 사진이 전시됐다. 해양패갑도자기문화전에는 20여 점의 해양 도자기 작품이 전시됐다. 현장에서 산둥 무형문화재 계승자들이 노수(魯繡), 면소(面塑), 서예, 고쟁 연주를 선보여 한국인에게 치루 지역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었다.

이 밖에 산둥은 한국과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일대일로’ 연선국가의 제3국 시장을 함께 개발할 수 있다. 산둥과 한국은 오랫 동안 노동집약형 산업, 기술집양형 산업, 서비스업 등 여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 산둥은 자금, 인프라 건설, 노동력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첨단기술, 서비스, 대관업무 등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양측이 각자의 우위를 활용해 ‘일대일로’ 연선국가의 제3국 시장을 공동 개발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기회는 세계의 것이다. ‘일대일로’ 건설을 배경으로 중한 양국은 산둥성을 거점으로 전략적으로 연결하면 중한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부합한다. 나아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글|뉴린제(牛林傑), 산둥대학교 동북아학원 교수

240

< >
aa84184a5a9499f7533498a8dc48132.jpg

중국의 ‘양생 문화’, 수천년 경험의 축적

최근 베이징(北京) 중의약대학을 졸업한 중국인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읽기 원문>>

‘무병장수’는 한국식 건강관리의 비결

한국에서 자주 쓰는 표현 중에 ‘무병장수’라는 말이 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