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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열차, 개방과 협력의 새 다리를 놓


2019-06-17      글|저우천량(周晨亮)

이우시 국제육항그룹 철로항구회사 직원이 재고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우시 국제육항그룹 제공

낙타 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던 고대 실크로드는 무역과 교류의 중요한 길이었다. 오늘날에는 기적 소리를 내며 바쁘게 달리는 중국-유럽 열차가 무역 장벽을 깨고 번영으로 가는 실크로드의 새로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2011년 개통 이후 중국-유럽 열차는 60개에 달하는 운행노선을 구축, 유럽 15개국 50개 도시에 다다르고 있다.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해 주요 지역을 지나며 중국과 유럽간 100여 개 도시를 연결, 유라시아대륙 전체를 관통하는 국제 무역의 ‘대동맥’을 형성했다. 유라시아대륙을 가로지르는 이 거대한 교통 대동맥은 중국과 유럽대륙을 이어주었을 뿐 아니라 일본·한국 등의 화물 또한 고속으로 달리는 중국-유럽 열차에 실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중국-유럽 열차는 그야말로 유라시아 무역의 대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실크로드 열차에 탄 한국 화물 
2월 27일 23시 30분, 한국 유명기업의 액정 패널과 세탁기·TV 부품 등을 실은 중국-유럽 열차가 창춘(長春)신구의 국제 항만사무구를 떠나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다. 예상 소요일은 10일. 창춘신구 국제항만사무구는 지난해 3월부터 연내에 한국 유명기업 전자제품을 실은 열차 100편을 운행한다는 계획을 세워왔다. 

“한국 유명기업 전자제품을 실은 화물열차의 운행은 창춘신구 국제항만사무구의 업무 범위를 더욱 넓혀 주었다. 우리는 현재 한국의 유명기업들과 초보적인 업무 협력협의를 체결했다. 올해 3월부터 매주 1-3편씩 연내 약 100편의 열차를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창춘신구 중국-유럽 열차회사의 장웨이(姜偉) 총경리의 말이다. 

중국-유럽 열차 개통 이후 한국 화물은 인천·부산·평택항에서 집하되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르자오(日照)항구로 보내진다. 그리고는 산둥성 원덩(文登)시에서 출발하는 중국-유럽 열차에 실려 20여 일의 일정으로 약 1만1000km를 달린 뒤 최종적으로 독일의 뒤스부르크와 함부르크 등에 도착하게 된다. 대륙횡단열차를 통해 화물 운송시간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실제 한국 화물은 불과 18-23일만에 폴란드까지 운송되었다. 
 
중-스페인 양국 공동성명에도 언급 
중국-유럽 열차 가운데 이른바 ‘이신어우(義新歐)’라 불리는 노선이 있다. 2019년 춘제(春節)였던 2월 14일, 첫 운행에 나선 ‘이신어우(중국 이우(義烏)-스페인 마드리드)’는 상품이 가득 담긴 콘테이너 68개를 싣고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해 1만3000여 km를 달려 이우 서(西) 화물역에 순조롭게 도착했다. 

당시 ‘이신어우’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타이어와 주방용품·영유아용품·분유 등 ‘새해 선물’을 한아름 가져다 주었다. 각종 상품을 싣고 중국과 스페인을 오가는 ‘이신어우’는 현재 기준 중국-유럽 화물열차 중 최장 노선이다. 21일간의 여정 동안 카자흐스탄·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프랑스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도착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8년 11월 28일 마드리드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당시 다양한 사항과 관련된 양자간 협력 문건이 체결되는 것을 함께 지켜보았다. 동시에 <중화인민공화국과 스페인왕국의 새로운 시기 전면적 전략 파트너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 제25조에는 ‘이신어우’ 중국-유럽 열차가 언급되었다.  “쌍방은 교통영역에서 협력을 전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품 운송과 물류는 국제무역이 전면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중요한 구성요건이다. 양국은 중국-유럽 열차(이우-마드리드)가 화물운송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더욱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쌍방은 여객운수 서비스가 관광업 발전을 추진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며, 항공편·항공관리·공항운영·항구 등 영역에서의 협력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중국과 스페인 양국의 외교 및 통상무역에 있어 ‘이신어우’의 역할과 지위가 더욱 제고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신어우’는 2014년 11월 18일 개통된 이후 비약적 발전을 실현했다. 2019년 2월 기준 624편의 열차가 운행 중으로, 총 5만274개 콘테이너를 운송했다. 현재까지 개통된 노선으로는 이우-중앙아시아·이란·아프가니스탄·라트비아·러시아·벨라루스·영국·체코 등 9개 노선이 있다. 이중 이우-마드리드 노선에는 매주 편도 4편, 왕복 2편의 열차가 상시 운행 중이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벨라루스·폴란드·독일·프랑스·스페인 7개국을 경유한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 러시아와 폴란드 국경·스페인 국경에서 3번의 궤도변환을 거쳐 총 1만3000km의 여정을 달린다. 

‘이신어우’ 열차는 개통과 함께 중국과 스페인 간 무역에 새로운 통로를 열어주었다.‘이신어우’를 통해 중국 시장에 들어오는 스페인 상품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과 스페인 간 무역액 증가를 촉진했다. 열차 출발지인 이우를 예로 들면, 2014년 이후 스페인의 대(對) 이우 수출액은 300%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17년 저장(浙江)성 전체의 스페인 상품 수입액은 5억7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9% 늘어났다. 

열차가 지나가는 스페인 아라곤 지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 지역의 대중 수출액은 2012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하며 3억500만 유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개최된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당시 이우시와 스페인 아라곤자치구는 주변국가 수입제품 구매대회에서 우호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라곤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와인과 과일·소고기·돼지고기 등 식품 및 농산품이 ‘이신어우’열차를 통해 중국인의 식탁에 오를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철(鐵)의 낙타부대’가 발굴한 협력공간 
2018년 9월 26일, 우편물 전용 콘테이너를 실은 ‘이신어우’ 열차가 이우를 떠남으로써 3240개의 국제 우편이 폴란드 말라쉐비체 역에 보내지게 됐다. 매주 1번의 국제우편 운송이 정식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 발송된 국제우편은 100여 개 다국적 전자상거래기업이 보낸 것들로,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네덜란드·벨기에·체코 등 14개 유럽국가가 목적지다. 국제 전자상거래가 발전함에 따라 ‘이신어우’ 또한 중국우정(中國郵政)·차이냐오물류(菜鳥物流)·DHL·스페인우정·영국 요델(Yodel) 등 국제 대형 배송업체들과 협력해 ‘이신어우 특급화물’을 구상했다. 즉, 이우에서 출발해 유럽 및 영국까지 직배송되는 국제 택배를 통해 그 영향이 중앙아시아·유럽 및 영국의 소비자들에게까지 미치는 사업모델을 말한다. 

왕젠웨이(王建偉) 이우시 국제육항그룹(國際陸港集團) 왕젠웨이 당위원회 서기 겸 집행이사는 “올해 전체 왕복 운행계획은 500편이다. 육항그룹은 이우철도항구의 ‘시발항(始發港)’ 기능을 조속히 확립해 서비스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이신어우’의 서비스 품질을 제고할 것”이라며 “이우 국제무역의 특징에 따라 소량화물·수출우편물 운수업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철도운수에 특화된 톈멍(天盟)실업투자유한회사 펑쉬빈(馮旭斌) 회장은 “화물 가치를 더욱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더욱 제고하는 국제 특급운송업무는 기술과 운영 모델에 있어서의 ‘이신어우’의 혁신”이라며 “2주 남짓한 철도운송시간은 다국적 전자상거래 물류에도 더욱 경쟁력 있는 새로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신어우’는 주변 지역인 마드리드와 뒤스부르크·런던·모스크바에 지사 4개·해외창고 8개를 설치해 두고 있으며 34개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체코역, 바르샤바 중국 소상품 시장 및 중국-러시아 공업단지(great stone) 등과 같은 프로젝트 건설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철의 낙타부대’의 더욱 다양한 협력 공간을 모색하고 있다. 

열차, 우정의 다리를 놓다 
2018년 11월 18일 ‘이신어우’ 열차 개통 4주년을 앞두고 철도로 이어진 두 개의 도시, 즉 이우와 마드리드는 공동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이우에서 열린 마라톤에는 시민 1만여 명이 참여했다. 마드리드의 마라톤 트랙 옆으로는 중국-유럽 열차가 통과하는 국가들을 상징하는 표지판과 열차 운행지도가 설치되었다.  

“이신어우 노선은 화물운송노선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의 우정의 다리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우-스페인 교류기금회 마오원진(毛文進) 주석. 그에 따르면, 이우-스페인 교류기금회는 스페인 청년들의 ‘2019년 이우 글로벌 청년 창업연수’ 프로젝트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중국과 스페인의 무역·문화·교육 등을 위한 다리를 놓고 싶다는 바람이다.  

중국-유럽 열차를 통해 이우는 점차 연선(沿線)국가들과의 정책 소통·도로 연통(聯通)·무역 창통(暢通)·통화 유통·민심 상통(相通)을 실현해 가고 있다. 이우는 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중국(이우) 실크로드 경제벨트 도시 국제포럼, 중국-북유럽 청년리더포럼 등 국제교류행사 및 100여 개의 문화교류와 민간 외교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글|저우천량(周晨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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