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사진/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럼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사이트

2022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귀여운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 온라인에서 출시된 5000개의 ‘빙둔둔’이 판매 개시 15분 만에 매진되었다. 일본 중고 판매 플랫폼 ‘메루카리(mercari)’에서 거래되는 ‘빙둔둔’의 최고가는 5만5000엔으로, 한화로 환산했을 때 약 56만원에 달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나라에서도 ‘빙둔둔’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빙둔둔’은 왜 이렇게 인기 있고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일까? ‘빙둔둔’에게는 어떤 문화적 요소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숨어있을까?

2019년 9월 17일은 광저우(廣州)미술학원의 차오쉐(曹雪) 교수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이 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광저우미술학원에서 디자인한 판다를 원형으로 한 ‘빙둔둔’ 디자인 방안이 35개 나라와 지역의 6000여 작품들을 제치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됐다.

‘빙둔둔’의 형태는 모던함과 테크닉함이 물씬 풍긴다. 심플하고 탄탄한 바디라인과 온몸을 감싸는 ‘투명한 얼음 옷’이 눈길을 끌며, 중화문화의 요소를 듬뿍 담고 있다. 차오쉐 교수에 따르면 ‘빙둔둔’은 중국 전통 간식 ‘빙탕후루(冰糖葫蘆, 설탕물을 묻힌 산사 꼬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겉을 감싸는 ‘얼음 옷’은 중국 우주인의 우주복을 떠올리게 한다. ‘빙탕후루’ 아이디어는 호평을 받았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는 부족했다. 이에 디자인팀은 ‘얼음 옷’ 속의 이미지를 미록(麋鹿)·호랑이·토끼 등으로 바꾸는 시도를 거듭했다. 각종 아이디어와 수정이 끊임없이 제시되었다가 번복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중국 국보인 판다를 전세계인이 가장 잘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판다의 이미지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팀은 쓰촨(四川)성 워룽(臥龍)판다 자연보호구역에 가서 직접 관찰에 나섰다. 이들은 어린 판다의 신체 비율이 어른 판다 보다 더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디자인팀은 꼬마 판다 이미지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보완했다.

‘빙둔둔’의 폭발적인 인기는 디자인팀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 이들은 ‘빙둔둔’이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현장 사진/XINHUA

이번 올림픽의 새로운 스타가 된 사랑스럽고 귀여운 ‘빙둔둔’은 세계 각지의 선수와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그들의 카메라 렌즈에 가장 많이 담긴 ‘대스타’로 등극했다.

일본 6대 방송국 중 하나인 NTV의 기자 츠지오카 기도우(辻岡義堂)는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의 광팬을 자처하며 여러 차례 생방송에서 ‘빙둔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는데, 자신을 ‘기도우 둔둔’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NTV는 동계올림픽 특집 프로그램 <기도우 둔둔.WWW>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사용해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기도우 둔둔’은 중국에서도 잇따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보도하고 있는 일본 <스포츠호치(體育報知)> 웹뉴스의 기자는 각국 기자들의 ‘빙둔둔’에 대한 애정과 줄을 서서 구매하는 뜨거운 현장을 기록하며, 많은 나라의 기자들이 “몇 시간을 들여 줄을 서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며 가족과 친구를 대신해 구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일본 매체 ‘THE ANSWER’는 2월 1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어 공식 트위터에서 공개한 한국 여자 컬링팀의 김경아 선수의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을 게재했는데, 스톤을 밀고 있는 그녀의 엄지 손톱에는 귀여운 ‘빙둔둔’ 네일아트가 있었다. 이 사진에 전세계 네티즌들은 “빙둔둔이 어디에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너무 귀엽다” “세계가 빙둔둔을 사랑한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2월 1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어 공식 트위터에 공개한 한국 여자 컬링팀 김경아 선수의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 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어 공식 트위터

2월 14일, 한국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가 해외 소셜플랫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금둔둔’을 손에 들고 빙둔둔 눈사람과 찍은 사진은 4만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고, 한국 네티즌들은 ‘너무 귀엽다’고 환호했다.

한국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금둔둔’을 손에 들고 빙둔둔 눈사람과 찍은 사진 사진/김아랑 선수 인스타그램

마스코트는 역대 동계올림픽의 ‘기본’으로, 개최국의 문화 전통과 특색을 대표한다. ‘빙둔둔’은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귀여운 판다의 이미지를 현대적이고 테크닉한 디자인으로 표현했으며, 중국의 깊은 문화적 내포를 보여주면서도 중국의 귀엽고 친근한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빙둔둔’의 인기는 우연이 아니다.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고 인류의 마음은 통한다. ‘빙둔둔’에는 중국인의 열정과 개방적이고 낙관적이며 자신감 있는 문화적 요소가 담겨있다. 또한 국경을 초월하는 소통의 다리를 놓아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우의를 다지는 ‘함께 하는 미래’를 향한 감동적인 음악이 울려 퍼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