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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농 실천으로 본 한중 농업 협력의 새로운 기회


2025-02-26      

편집자 주: 중국 사회 경제 구조에서 ‘3농(三農)’은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농업, 농촌, 농민을 말한다. 이 개념은 독립적 존재가 아닌 유기적으로 구성돼 있는 전체로 봐야 한다. 중국 농촌 지역의 경제 운영, 사회 건설, 문화 전승 등 여러 측면을 포괄하며중국의 발전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앙 1호 문건도 여러 해 동안 ‘3농’ 문제에 집중해 왔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3농’에 대해 얼마나 높은 중요성을 부여하는지 보여준다. 중앙 1호 문건은 중앙 정부가 매년 초 발표하는 첫 번째 문건을 말하며 중국 ‘3농’ 업무를 지원하는 핵심 문건으로 ‘3농’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줬다. 지난 2월 23일, 2025년 중앙 1호 문건이 발표돼 2025년 및 향후 ‘3농’ 업무에 대해 포괄적인 배치를 했다. 이에 대해 본지는 임채환 한중경제사회연구소 연구과 함께 중국 ‘3농’ 발전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농업 분야에서 중×한 양국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 방법을 모색하고 전망 봤다.





1997년 겨울,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를 방문하며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당시 영하 33도의 혹독한 추위와 코 속이 얼어 붙는 느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이후 나는 중국의 15곳 (()와 30여 곳의 현()을 방문했다.


입김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동북 지역에서 광활하고 메마른 중원지역까지, 그리고 다시 버드나무가 살랑거리는 강남 물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나는 중국 각지를 다니며 다양한 풍토와 인문을 경험하며 중국 3농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나의 본가는 과수원 농가여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어머니는 중국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나라라고 생각해 어릴 때부터 중국어 공부를 시켰다. 2015년부터 한국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초청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재직 기간 중국 경제 및 농·산업을 연구했고, 이 분야를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중국의 ‘3농’은 농업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매우 흥미로운 연구 과제이다.


21세기 초 중국 경제가 급격한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인민의 소득 수준도 동반 향상됐다. 농산품 소비 시장 역시 확장되면서 안정적 농산품 공급이 사회 각계의 화두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2004년부터 중국은 20년 연속 중앙 1호 문건 형식으로 ‘3농’ 업무를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이는 중국이 농업, 농촌, 농민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2000년대 접어들어 향촌 진흥 관련 내용이 문건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024년 중앙 1호 문건의 제목은 <‘천촌 시범, 만촌 정비’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전면적인 향촌 진흥 달성을 위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추진에 대한 의견(關於學習借“千村示範、萬村整治”工程經驗, 有力高推進全面鄉村振興的意見)>이었다. 중국 ‘3농’ 문제의 대표적인 실천인 ‘천촌 시범, 만촌 정비’ 프로젝트(이하 ‘천만공정’)는 2003년 저장(浙江)성에서 시작됐다. 인민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돌파구로 삼은 체계적인 개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향촌이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개선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만공정’은 많은 성과를 보였다. 우선 생태 환경 측면에서 농촌 환경을 근본적으로 정비해 마을의 위생 상태를 개선했다. 빈곤 퇴치에 기여하고 중산층을 확대해 ‘샤오캉 사회(小康社会, 중등 소득 수준 사회)’ 실현에 이바지하면서 경제 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농촌 주민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고 공동체 의식도 함양시키는 등 사회적 효과도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2018년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지구환경대상’을 수상했다.


2025년 중앙 1호 문건의 제목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국무원 진일보한 농촌 개혁 심화 및 향촌 전면 진흥 강력 추진에 대한 의견(中共中央國務院關於進一步深化農村改革紮實推進鄉村全面振興的意見)>이다. 개혁 개방과 과학 기술 혁신을 동력으로 농촌의 기본 경영 제도를 공고히 다지고 완비할 것을 강조했다. 2025년 중앙 1호 문건 발표로 중국 농촌의 새로운 개혁과 발전이 더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는 학자로서 중국의 ‘3농’ 성공 사례가 국가적 과제를 넘어 광범위한 국제적 의미도 지닌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성공 사례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발전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5년 경제 및 농업 분야의 핵심 화두는 기후 위기 심화, 인공지능(AI) 도래, 인구 변화 대응이 될 것이다. 이런 복잡하고도 중요한 도전 앞에서 국제 협력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중 양국은 농업 분야에서 예전부터 협력 기반이 두터웠다.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간 농산물 무역액이 급속도로 증가해,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농산품 수입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한국 역시 중국의 중요한 농업 협력 파트너가 됐다.


현재 인류는 4차 산업혁명 물결의 한가운데 서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AI 등 첨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사회 각 분야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인류의 핵심 화두가 됐다. 나는 미래의 농업과 농촌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새로운 조류를 타면서 경제 성장, 환경 복원, 건전한 사회 형성을 이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중 양국은 농업 분야 협력에 대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농업 재배 기술 공동 연구, 농업 생산 분야의 AI 적용 등 실질적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정책 측면에서도 소통과 조율을 강화해 양국 농업 발전에 유리한 정책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발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기후 변화 대응과 녹색 농업 발전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생태 농업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친환경 농업 기술을 공동 개발해 양국 농업의 친환경, 저탄소,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최근 시행된 중국의 비자 면제 정책을 통해 다시 한번 중국 땅을 밟아, 신시대 물결 속 생동하는 중국 향촌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하길 고대해 본다.


(본 글은 왕윈웨(王雲月) 기자가 임 연구위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글/임채환(한중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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