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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좡좡, 나와 영화의 관계(田壯壯:我和電影的關系)>영화를 향한 끊임없는 열정에 대하여


2023-01-28      글|랴오슈팡(廖秀芳)



다큐멘터리 <톈좡좡, 나와 영화의 관계>는 2022년 중국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라기보다는 80분짜리 긴 영상에 가깝다. 영상 속 한 사람이 한곳에 가만히 앉아 하나의 사진첩을 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잣말을 한다. 이야기 흐름을 위해 중간중간 초기 영화의 장면들을 끼워넣긴 했지만 이 역시 큰 공을 들인 작업은 아니다. 말미의 짧은 엔딩 크레디트를 통해서도 이 작품이 저비용 고효율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큐멘터리라고는 하지만 단 한 사람의 구술 인생사다. 그렇다고 지루하다거나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영화 마니아들이 이 영화에 흥미를 보였고 생각하고 토론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중국의 유명 감독인 톈좡좡이기 때문이다.


칠순을 맞은 톈좡좡은 2022년 채플린 아시아 영화인 예술공로대상(Asia Chaplin Awards Asia) 수상자다. 당시 파트너인 <태틀러 상류(Tatler尚流)> 잡지는 관례에 따라 수상자 표지 촬영을 진행했고, 그에게 40년 영화 인생을 회고해 볼 것을 권했다. 이 영화의 탄생 배경이다.


영화 도입부에서 사진첩을 펼친 톈좡좡이 발견한 첫 번째 사진은 1978년 베이징영화학원(北京電影學院) 입학 후 찍은 단체사진이다. 군대에서 촬영의 특기를 키운 이 청년은 이후 영화 감독의 길로 들어섰고, 같은 시기의 장이머우(張藝謀), 천카이거(陳凱歌) 등과 함께 중국의 유명 감독으로 급부상하며 지치지 않는 창작 열정으로 1980년 중국 영화의 찬란한 시작을 함께했다.


톈좡좡의 아버지 톈팡(田方)과 어머니 위란(于藍)은 모두 중국에서 유명한 영화인이다. 집안의 영향을 받은 톈좡좡은 줄곧 높은 예술적 가치를 추구했다. 대학 재학 시 처음으로 만든 <우리의 모퉁이(我們的角落)>부터 시작해서 졸업작품인 <캠퍼스(校園)>, 그리고 이후 <헌팅 그라운드(獵場紮撒)>, <말도둑(盜馬賊)>, <푸른 연(藍風箏)>, <차마고도 더라무(茶马古道之德拉姆)>, <오청원(吴清源)>, <낭재기(狼灾记)> 등에 이르기까지 톈좡좡이 연출한 많은 영화 시나리오는 유명 문학가가 직접 각색했다. 영화의 기본 스토리와 언어적 측면에 뛰어난 문학성이 보이는 이유다. 또한 톈좡좡은 그의 경험과 생각을 영화 속 자연, 생명과 역사에 대한 철학적 사고에 녹여냈다. 작가 감독을 포기하고 프로 감독을 하던 시절 그가 촬영한 <대태감이연영(大太监李莲英)>과 <특별한 수술실(特别手术室)> 등의 작품에서도 역시 남다른 예술적 처리와 사고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톈좡좡은 모든 영화를 목숨 바쳐 촬영했다. 그는 자연계의 물처럼 신성한 힘을 담고 있거나 일상생활보다 높은 차원에 있고 사람들을 인도해줄 수 있는, 영화에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힘을 갈망했다. 톈좡좡은 자신의 영화가 채플린의 영화처럼 시대, 국적과 언어를 뛰어넘어 오랜 감동과 울림을 주기를 희망한다. 100년 후에도 그의 영화를 보는 누군가가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내 영화는 다음 세기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그의 유명한 말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글|랴오슈팡(廖秀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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