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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바이주’


2024-06-17      



‘중국 대표 술’하면 바이주(白酒, 백주)를 꼽는다. 고량주는 바로 바이주의 일종이다. 누군가는 고량주를 세계적으로 알린 일등공신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1988년 베를린영화제 대상 수상작 <훙가오량(紅高粱, 붉은 수수밭)>이라고 말한다. 나병을 앓는 고량주 양조장 주인에게 팔리다시피 시집간 시골 처녀의 억척스러운 삶을 그렸다. 특히 불타오르는 수수밭이 주 배경인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맨 마지막에 일본군에 맞서 수수로 빚은 수십 도의 고량주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 압권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우리나라 바이주 보급의 일등공신은 바로 옌타이구냥(煙臺古釀, 연태고량주)이다.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에서 생산한 바이주인데,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 다수가 산둥성 출신이다보니 이들의 중식문화가 널리 보급된 것이다. 알코올 도수가 30~40도로 다른 바이주보다 낮아 한국인의 입맛에 비교적 잘 맞다. 아마 필자가 처음 접한 바이주도 옌타이구냥으로 기억한다. 옌타이에 출장 갔을 때 처음 맛봤다. 사실 중국에는 옌타이구냥 말고도 바이주 브랜드가 넘쳐난다.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구이저우 마오타이를 비롯해 우량예(五糧液)와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 펀주(汾酒), 양허(洋河) 등 수백 개는 족히 될 것이다.


50도 넘는 높은 알코올 도수와 효모 특유의 ‘꼬린내 향’으로 바이주를 즐기지 않았던 필자도 중국에 와서 바이주를 자주 맛보다 보니 그 매력에 차츰 빠져들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주를 즐기는 지인들과 연구 모임도 만들었다. 이름은 ‘허거밍바이(喝個明白)’, ‘알고 마시자’는 뜻이다. 정기적으로 베이징(北京) 시내 지방 특색이 있는 음식점에서 만나 그 지역 특산 바이주를 함께 즐긴다.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해당 지역 바이주와 관련한 주제 발표를 할 만큼 다들 열정적이다.


얼마 전에는 허거밍바이 모임에서 중국 8대 명주 중 하나인 장쑤(江蘇) 양허(洋河)그룹 양조장도 다녀왔다. 양허는 최근 최고급 바이주 브랜드 멍즈란(夢之藍)으로 급부상하는 기업이다.


멍즈란이라는 이름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바다보다 넓은 것이 하늘이고, 하늘보다 넓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라는 위고의 말에서 착안해 바다(하이즈란, 海之藍)와 하늘(톈즈란, 天之藍), 꿈(멍즈란) 이렇게 세 개의 ‘블루(藍)’ 시리즈 바이주 제품을 내놓았다. 멍즈란은 블루시리즈 중 최고급으로 분류된다.


얼마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 국빈 방문했을 당시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샴페인 명가 카티에르(Cattier)와 중국 멍즈란의 ‘블루’ 콜라보 세트를 선물했다. 덕분에 멍즈란은 중국과 프랑스 우호의 상징이 됐다.


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주봉지기천배소(酒逢知己仟杯少)’라는 말이 떠오른다. 마음이 맞는 좋은 친구와 함께하면 천 잔의 술도 부족하다는 뜻으로, 필자가 술자리에서 자주 하는 건배사다. 이 말과 대구를 이루는 게 ‘화불투기반구다(話不投機半句多)’다. 서로 뜻이 통하지 않으면 반 마디 말도 길다는 뜻이다. 때마침 5월 말 서울에서 제9차 중일한 지도자회의가 열렸다. 앞으로도 정상들이 마주 앉아 바이주든, 소주든, 사케든 술잔을 서로 기울이며 ‘화불투기반구다’ 보다 ‘주봉지기천배소’로 3국의 협력을 논의하길 기대해본다. 

  

글|배인선(한국),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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