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경제 >> 본문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잡은 장예시 린쩌현


2023-09-21      

장예(張掖)는 바다 빼고 모든 지리 경관이 다 있다. 이곳은 수천 년 동안. 문명이 교차되고 융합되는 역사를 가진 도시이자 서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곳 중 한 곳이다. 국가급 역사문화도시와 중국 유명 관광도시인 장예의 8월은 유난히 북적거렸다. 끊이지 않고 몰려드는 관광객은 칠채단하(七彩丹霞)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기자 일행도 마찬가지였지만 인기 관광지를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바단지린(巴丹吉林)사막이 어떻게 녹색의 오아시스가 됐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러 왔다. 장예시 린쩌(臨澤)현이 기자 일행의 목적지이다.


2023년 8월 6일, 작업자들이 바단지린사막에서 초방격 모래막이 부설 작업을 하고 있다.



사라질 뻔했던 린쩌현(縣)

장예시에서 차를 타고 린쩌현으로 향하는 길, 우뚝 솟은 고층빌딩이 뒤로 밀려나고 도시의 소음도 조금씩 멀어지면서 그 대신 고요한 향촌 풍경이 나타났다. 푸른 논밭이 눈앞에 쫙 펼쳐져 있고 좁고 긴 도로 양쪽에는 양수림(楊樹林)이 줄지어 서 있다. 크고 무성한 나무가 만든 그늘 덕분에 가는 길이 매우 시원해 지금 우리가 사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린쩌현 역내에 있는 바단지린사막은 도심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에 있다. 장예시 임초국(林草局) 먀오둥(苗東) 부국장은 ‘가이드’를 자처하면서 가는 길에 보이는 것들을 설명해주었다. 먀오둥 부국장은 “린쩌현은 바단지린사막 남쪽에 위치한다. 고비사막 면적이 현 총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현지 주민은 오랫동안 사막 때문에 고생했다. 바단지린사막이 관리가 안 되면 사막이 남쪽으로 확장돼 린쩌현 전체를 집어삼킬 판국이었다”고 말했다.


현의 ‘존망’이 걸린 문제였기에 현지 관계자들은 사막 관리 방법을 적극 모색했다. 다년간 한 세대 또 한 세대 사람들이 사막화 방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조금씩 축적했다.


“도로 옆의 양수(楊樹)는 관상과 그늘뿐 아니라 중요한 용도가 하나 더 있다. 양수처럼 큰 교목은 방풍방사 효과가 매우 좋아서 모래바람이 불어도 근처 마을과 농경지가 끄떡없다.” “이쪽에 심어진 대추나무는 다 키가 작아서 농작물과 햇빛과 영양분을 다투지 않으면서 방풍방사 역할을 한다. 대추가 열리면 경제적인 소득도 창출해 일거양득이다.” 먀오둥 부국장의 설명을 들으니 린쩌현 곳곳에서 사막 관리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바단지린사막 근처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불모지의 사막이 아니라 울창한 관목림이 우리를 맞이했다. 더 깊숙한 사막으로 들어가자 장예시 린쩌현 임업·과수업 기술보급센터의 더우창바오(竇長保) 주임이 인부들과 초방격(草方格) 모래막이 부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


검은 피부에 깡마른 체격은 그동안 더우창바오 주임이 사막에서 힘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정오의 사막은 기온이 40도가 넘는다. 더우창바오 주임은 손에 쥔 공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우리에게 초방격으로 모래를 고정하는 기술을 설명해주었다. “사막에 나무를 심으려면 우선 모래를 고정시켜 지면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사(流沙)에서 뭘 심어도 바람에 휩쓸려 식물이 아예 자랄 수가 없다. 특히 바단지린 사막같이 사구가 높고 크며 유동성이 강한 사막에서 모래 고정은 관리의 첫 걸음이다. 우리는 중국내외 여러 방법을 시험해보다가 초방격이 장예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방격은 중국 사막 관리의 선배들이 찾아낸 모래 고정 방법으로 밀짚이나 볏짚을 접어 사막에 꽂고 3분의 1이나 절반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 이렇게 하면 밀짚이 사막에서 꼿꼿하게 선다. 이것을 정사각형의 모래막이로 만들면 모래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더우창바오 주임의 소개에 따르면 모래막이 형태도 연구를 거쳐 결정한 것으로 원형, 삼각형, 직사각형 등 여러 형태를 시험한 결과 가로세로 1m 정사각형 초방격이 효과가 제일 좋았다.


모래막이를 부설 완료한 뒤 사사(梭梭) 같은 사막 식물을 심을 수 있다. 나무를 심는 것은 간단하지만 활착율을 확보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뿌리 쪽에 물을 주입하는 묘목 관개법으로 수도관을 모래에 꽂아 묘목 뿌리 부분의 모래층에 직접 물을 주입한다. 이렇게 하면 건조하고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도 묘목의 활착율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렇게 위 절차를 완성하면 사사나무의 활착율이 기본 90% 이상으로 높아지고 사막 관리 효과도 뚜렷해진다. “사사나무는 보통 3~4년이면 뿌리가 단단하게 고정된다. 초방격의 수명도 3~4년이라 부패한 밀짚이 식물에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해 사막의 토질을 개선할 수 있다.”


한 세대 한 세대 사람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린쩌현의 녹지가 사막쪽으로 8~14km 뻗어 나가 ‘사막이 인간을 밀어내던’ 상황에서 ‘녹지가 사막을 밀어내는’ 역사적인 전환을 이뤘다. 린쩌현의 경제 발전과 생태 환경도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변화가 생겼다. 먀오둥 부국장은 이제 개조된 드넓은 사막이 현지인의 빈곤 탈출을 돕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2023년 8월 6일, 자훙푸 농가 주인이 포도원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막, 보물단지로 변신하다

기자 일행이 펀진포도합작사(奮進葡萄合作社)에 도착했을 때 자훙푸(賈宏福) 농가 주인은 포도원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포도가 성숙하는 시기는 아니었지만 그는 우리를 위해 일찍 익은 포도 품종을 골라 맛보게 해주면서 중국 서북지역의 포도는 정말 맛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훙푸 농가 주인은 이 포도원은 원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고비(사막)에 있었다. 2007년에야 개발되기 시작해 지금은 330무(亩, 1무는 약 666.6㎡)를 개간해 포도 외에도 사과, 배, 앵두 등 과수를 심어 사막이 과일기지로 탈바꿈했다. 이어 그는 자신도 마을에서 유명한 과수 재배 전문가 됐다고 소개했다.


사막을 개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린쩌현의 15만 인구 가운데 농업 인구가 9만7000명인 반면 경지면적은 61만무에 불과했다. 경지면적의 25.56%인 12.7만무가 알카리성 토지였다. 나머지는 끝없는 고비와 사막이었다.


농민은 많고 경작지는 적어 황량한 고비를 경지로 바꾸고 음식물로 바꿀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자훙푸 농가 주인은 고비에 진출한 첫번째 촌민이다. 1998년부터 여러 차례 신장(新疆) 하미(哈密), 간쑤(甘肅) 둔황(敦煌) 등지를 방문해 공부하면서 포도 작물이 모래 토양에 적합하다는 것과 경제 효익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돌아온 그는 사막에 포도를 심었고 포도가 잘 자라면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 주변 농가에 추천했다.


린쩌현은 임업·과수업 발전에 천혜의 장점을 가졌다. 중국의 제2대 내륙강인 헤이허(黑河)가 경내를 지나 관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환경이 개선되고 재배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린쩌의 사막에 모래 토양을 좋아하는 포도, 대추, 프룬, 앵두 등을 심어 수익을 거두고 있다. 고비에서 임업·과수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자훙푸 농가 주인은 웃으며 “과거에는 한 가족 예닐곱 명이 토지 10무에 농사를 지었다. 거기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가족의 기본 지출도 충당하기 어려워 생활이 매우 궁핍했다. 그래서 모두 외지로 일하러 나갔다. 지금 우리는 1인당 평균 30무를 임업·과수업을 발전해 경제 수익이 매우 좋다. 일 년 소득은 최소 20만 위안으로 사람들은 읍내에 집을 사고 차도 사는 등 생활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린쩌현은 천혜의 사막지대 자원을 이용한 사막 재배업 발전을 토대로 정밀 가공, 관광여행 등 현대 임농업을 적극 개발하고 사막산업 기업을 양성하고 있다.


먀오둥 부국장의 추천으로 기자는 린쩌현 반차오(板橋)진에 있는 훙차오(紅橋)장원 와인유한공사(이하 ‘훙차오장원’)를 방문했다. 2014년 12월에 설립된 훙차오장원의 주력 사업은 와인용 포도 재배, 와인 생산 및 판매, 와이너리 문화 여행이다. 회사 관계자는 10년도 안 되는 시간에 훙차오장원은 규모 확장을 거듭해 여러 종류의 와인 제품이 국제 대상을 받았고 판매량도 안정적으로 성장했으며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훙차오장원이 주도해 반차오진도 ‘허시(河西)회랑 포도 풍경마을’에 합류했다. 이에 전체 진의 포도 재배 면적이 1.5만무에 달하고 포도산업 총생산액이 2억 위안(약 363억3600만원)에 달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사막화 면적이 가장 크고 그 영향을 받는 인구도 제일 많으며 모래바람의 피해가 심각한 나라 중 하나다. 사막을 오아시스와 논밭으로 바꾸는 것은 중국인이 늘 꾸던 꿈이자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한 방향이다.” 먀오둥 부국장은 사막 관리의 근본적인 목표는 현지 주민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이라고 이렇게 말했다. 장예는 사막을 관리하는 동시에 주민들과 함께 사막산업을 적극 발전시켰다. 그 결과, 사막산업 벨트와 클러스터가 건설돼 지역주민 1만여 명이 고향에서 취업할 수 있게 됐다. ‘사막을 오아시스로’와 ‘주민을 부유하게’를 동시에 실현했다.


2023년 8월 6일, 권혁대 본부장(앞 오른쪽)이 바단지린사막에서 사사나무 묘목을 심고 있다.


“중국의 사막 관리 방안은 전 세계에 보급할 가치가 있다”

올해 3월 바단지린사막 녹색장성 사막화 방지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장예에서 공식 시작됐고 린쩌 북부 사막 방지 벨트도 시행됐다. 이는 2022년 ‘백만삼림계획-사막쇄변림(百萬森林計劃-沙漠鎖邊林)’ 간쑤 장예 조림 프로젝트의 뒤를 이은 또 한 번의 중한 양국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이 두 프로젝트는 모두 중국녹화기금회와 한중문화청소년협회(미래숲)가 협력해 진행하는 사막화 방지 조림 프로젝트다. 시행 기간 8~10년에 총 투자액은 약 2000만 위안이다.


기자는 바단지린사막을 취재하면서 조림구에서 사사나무의 생장 상황을 살피는 미래숲 권혁대 중국본부장을 만났다. 권혁대 본부장은 이번이 두 번째 장예 방문으로 현지의 사막 관리 조림기술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그는 이곳의 사막 관리 효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세계 여러 사막화 지역에서 사막화 방지 활동을 해왔고, 중국에서도 네이멍구(內蒙古), 베이징(北京), 인촨(銀川) 그리고 작년부터는 바단지린사막에서도 나무를 심고 있다. 현지 방문을 통해 이곳은 매우 보호가 잘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 거친 사막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푸르게 변한 것을 보고 중국이 사막화 방지와 사람들의 수익 확보, 즉 환경 지속성과 경제 수익 지속성을 동시에 병행하는 발전 모델을 찾은 거 같다.” 권혁대 본부장은 전세계 사막도 언제까지나 공적 자금의 투입을 가지고 막는 것 보다는 어떻게 든 사람들이 사막화 방지를 통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 사막화 방지를 확장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수십년 동안, 사막치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사실이다. 좋은 성과가 있었다. 내 아버지이자 미래숲 발기인 권병현 전 주중한국대사는 사막화 방지를 제일 잘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통계에 의하면 세계 사막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1년에 32개 축구장 속도로 확장 중인 상황이고 15억명 인구에 달하는 인구가 고통을 받고 있다. 중국 치사의 경험과 기술이 이 사막의 확장을 저지하는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


바단지린의 사구에 서서 저 멀리 푸르른 사막쇄변림을 바라보면서 권혁대 본부장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이곳 바단지린사막에서 중국인이 어떻게 사막과 싸워 이겼는지 공유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왕윈웨(王雲月)

240

< >
U020231102548226725392.png

한국의 탕후루(糖葫蘆) 경제

올 여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은 탕후루였다. 거의 모든 번화한 상가에서 적어도 하나의 탕후루 매장을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기 원문>>

중국 신소비 이끄는 ‘콘서트 경제’

중화권 연예인 쑤유펑(蘇有朋)이 연말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 것이란 뉴스를 최근 접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