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전체방안(海南自由貿易港建設總體方案), 이하 전체 방안)>이 공식 발표됐다. 2020년은 특별한 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 경제의 정상적인 운영과 사람들의 사회생활 질서에 타격을 주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경제 구도 재편이 가속화됐고, 일부 경제체가 전세계 공급사슬 배치를 재조명했으며, 일부 국가에서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고개를 들어 경제 세계화가 큰 역풍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세계 경제가 심각하고 복잡해진 특수한 상황에서 중국이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개방형 경제라는 신(新) 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외 양방향 순환을 촉진하겠다는 근본적인 요구이며, 경제 세계화를 굳건하게 지지하겠다는 실질적인 행동이다.

하이난, 전세계 최대 자유무역항으로 발돋움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시행 범위는 하이난 섬 전체다. 현재 전세계에는 자유무역항 130여 개, 자유경제지구 2000여 개가 있다. 그 가운데 비교적 유명한 자유무역항에는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로테르담 등이 있다. 중국 최대 경제특구인 하이난은 면적이 3만3900㎢로 홍콩의 1106㎢, 싱가포르의 724㎢, 두바이의 4115㎢보다 훨씬 넓어 전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자유무역항으로 발전가능하다.

하이난은 중국 내지와 떨어진 섬으로, 개혁 전면 심화와 최고 수준의 개방 정책을 시험할 수 있는 독특한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하이난은 중국 최고 수준의 개방항이며, 개방형 경제 신체제 구축의 시험지구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성공하려면 요소 자유 이동의 6개 기준에 도달해야 한다. 즉 무역 자유 편리, 투자 자유 편리, 국가간 자금 이동 자유 편리, 인력 진출입 자유 편리, 운수 왕래 자유 편리, 데이터의 안전하고 체계적인 이동이 보장돼야 한다. 동시에 ‘제로 관세, 낮은 세율, 단순한 세제’ 등 재세 제도도 세계 최고 기준에 부합하는 자유무역항을 만드는 방법이다.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하이난은 보다 넓은 자유무역항에 제도 혁신, 정책 혁신, 관리 혁신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을 요구했다.

하이난, 세계 최고 수준에 부합하는 자유무역항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갈 길이 멀다. 현재 하이난은 전반적으로 기초가 약한 상태다. 2019년 하이난성의 국내총생산(GDP)은 5308억9400만 위안(약 91조1810억원)으로 전국 생산총액의 0.54%에 불과했다. 실제이용외자는 1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성장했고 해당년도 전국 실제이용외자 총액의 1.10%를 차지했다. 수출입액은 905억8700만 위안으로 전국 무역 총액의 0.29%에 불과했다. 따라서 <전체 방안>의 1단계 건설의 주요 목표는 하이난의 경영환경 향상, 시장 주체 증가, 산업 경쟁력 향상, 리스크 예방 시스템 구축이다. 2025년까지 하이난은 무역 자유 편리와 투자 자유 편리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항 정책 제도를 기본적으로 마련할 것이다. 2025년 이후 적절한 시기에 섬 전체에서 세관 봉쇄(封關)운영을 시작할 것이다.

하이난 섬 전체의 무역 자유 편리 제도는 주로 ‘일선 개방(一線放開)’ ‘이선 관리(二線管住)’ ‘섬 내 자유’ 세 분야로 구현될 것이다. ‘일선 개방’이란 하이난과 다른 나라, 다른 관세지구 간에 ‘일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중국이 체결했거나 참여한 국제 조약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수출입이 금지·제한된 화물과 물품 외의 기타 화물과 물품은 모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선 관리’란 하이난과 내지 간에 ‘이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화물이 하이난 자유무역항에서 내지로 들어가면 수입으로 간주해 규정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고 규칙에 따라 관세와 수입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섬 내 자유’는 하이난의 국제 화물 환적항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역외에서 운송이 시작되고,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거쳐 환적하며, 나누고 모아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재운송되는 환적 화물에 대해 세관 수속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에는 화물 저장 기한이 없고 저장 지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포지티브·네거티브 리스트로 무역 및 투자 자유 지원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무역 및 투자 자유 편리 제도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관리될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상품무역 ‘제로 관세’를 실현하기 위해 ‘1 네거티브 3 포지티브’ 리스트를 시행할 것이다. 네거티브 리스트는 ‘금지 품목이 아니면 진입한다’는 뜻이고, 포지티브 리스트는 경계와 범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상품무역의 ‘1 네거티브 3 포지티브’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기업이 자체 사용 목적으로 수입한 생산 설비는 ‘제로 관세’ 네거티브 리스트로 관리한다. 섬 내의 교통 운수, 여행업용 선박과 항공기 등 교통 수단과 유람선은 ‘제로 관세’ 포지티브 리스트로 관리한다. 섬 안에서 생산해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양두재외(兩頭在外, 원자재 공급원과 제품 판매 시장을 국외에 두는 것)’ 형태로 생산 가공 활동(또는 서비스 무역 과정에서)에서 소모되는 원료와 보조재는 ‘제로 관세’ 포지티브 리스트로 관리한다. 섬 내 주민 소비를 위한 수입 상품은 포지티브 리스트로 관리해 섬 안에서 면세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제로 관세’ 리스트로 관리하는 화물과 물품에 대해 수입 관세와 수입 단계의 증치세, 소비세를 면제한다.

하이난의 서비스무역 자유 편리 제도는 국제 서비스무역 네거티브 리트스를 통해 구현되고 ‘진입을 허가하고 경영을 허가하는’ 것을 기본 특징으로 한 자유화·편리화 정책을 시행하며 국제 교부, 역외 소비, 자연인 이동 등 서비스무역에 존재하는 각종 장벽을 철폐해 역외 서비스 제공자에게 내국민 대우를 할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투자 자유 편리화를 실현하기 위해 더 높은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를 시행할 것이다. 외국인 투자, 국제 직접 투자 거래 단계에 대해 설립전 내국민 대우 플러스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 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기존의 전국판 <외국인 투자 진입 특별 관리조치(네거티브 리스트)(外商投資准入特別管理措施(負面清單))> 대비 금지와 제한 조항이 대폭 감소된 것이다. 이에 상응해 국제 인력의 이동도 보다 완화된 정책을 시행해 외국 인력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근무 허가에 대해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를 하여 외국 전문기술 기능인력의 거주 정책을 완화할 것이다.

하이난, 홍콩을 대신하진 않을 것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홍콩과 기능 포지션이 다르다. 홍콩은 독립된 관세지역이고 WTO 회원이며 단독으로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한 권리가 있다. 반면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이런 조건을 전혀 갖추지 않았고 가장 주된 기능은 대외 개방이다. ‘국내 관외’ 관리도 단일 방향으로, 하이난 자유무역항에서 내지로 들어가는 화물과 물품은 수입과 똑같이 취급돼 세관을 거쳐야 한다. 화물, 물품, 운수 도구가 내지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으로 들어오면 국내 유통 규정에 따라 관리를 받는다.

하이난 자유무역항과 홍콩은 산업 포지션이 다르다. 홍콩은 서비스업이 매우 발달해 GDP의 95% 가깝게 차지한다. 반면 제조업은 GDP의 1% 정도다. 또한 홍콩은 아태지역의 해운 중심지로 중계무역이 매우 발달했다. 홍콩 경제를 지탱하는 4대 산업은 금융 서비스, 무역 및 물류, 관광, 전문 서비스 및 상공업 지원 서비스로 이 4대 산업은 홍콩에 약 17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홍콩 경제 동력의 핵심이다. 2019년 하이난의 1, 2, 3차 산업의 생산액 비율은 1: 1: 2.9로 상대적으로 균형을 이뤘다. 하이난섬 전체에 농촌이 여전히 많아 자유무역항이 발전하려면 도시와 농촌을 두루 고려하고 1, 2, 3차 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을 꾀해야 한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산업 포지션은 국가가 부여한 개혁 개방 전면 심화의 시험지구, 국가 생태 문명 시험지구, 국제 여행소비중심, 국가 중대 전략 서비스 보장지구로 관광업, 현대 서비스업, 첨단기술 산업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큰 변화를 맞아 세계 구도, 질서, 체계가 모두 재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방안> 발표는 중국이 새로운 형태의 현대화된 경제 체계를 구축하고 대외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굳건한 결심을 보여준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국제 수준의 경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며 생산 요소의 국내외 자유롭고 편리한 이동을 촉진할 것이고 단계적인 시험, 현대적인 경제 체계 구축의 전략적 사명을 이루는 데 힘을 다할 것이다.

 6월 16일 <하이난자유무역항 보아오러청 국제의료관광 선행지구 조례>가 발표됐다. 사진은 하이난 보아오러청 국제의료관광 선행지구 모습이다. 사진/ 하이난르바오(海南日報)

글｜저우진주(周晉竹),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연구원 국제무역연구부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