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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중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2019-09-18      

상하이는 중국 최초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강제 시행한 도시로서, 많은 방식을 통해 쓰레기 분리배출을 홍보 중이다. 사진은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를 위해 제작된 이동식 무대 차량. 상하이시는 광고 및 선전, 문화예술, 이동 무대 기능이 일체화된 차량을 통해 쓰레기 분리배출 및 수거를 새롭게 알림으로써 시민들의 참여를 북돋고 있다. 사진/ VCG

베이징(北京)시 둥청(東城)구 젠궈먼(建國門)거리의 야바오(雅寶) 아파트에 사는 왕(王) 씨에게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할 때마다 초록색 통 하나를 들고 나가는 것이다. 통 안에 든 것은 전날 나온 음식물 쓰레기이다. 아파트 입구에 다다른 왕 씨는 통을 연두색 걸이에 걸어둔다. 걸이에는 이미 이웃들이 내놓은 초록색 통들이 10여 개 걸려 있다. 

얼마 뒤, 쓰레기 운반을 책임지는 직원들이 삼륜차를 타고 왔다. 이들은  손에 든 기계로 통 겉면에 설치된 스마트 포인트 적립카드를 스캔했다. 왕 씨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횟수는 포인트로 환산되어 실시간으로 쓰레기 배출 등록시스템에 입력되고, 포인트가 일정 정도 쌓이면 왕 씨는 상응하는 경품을 받게 된다. 모아진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미화용 차량에 의해 처리장으로 보내진다. “현재 야바오 아파트 주민 중 절반이 음식물 쓰레기를 초록색 통에 버리고 있다. 모두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한 환경미화업체 매니저 싱즈레이(邢智磊)의 말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초 쓰레기 분리업무에 대한 중요한 지시사항을 전달하며 “쓰레기를 분리하는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전 사회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작하여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녹색발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모델과 좋은 시범사업 경험을 더욱 다양하게 축적해야만 더 많은 이들로 하여금 쓰레기 분리의 좋은 습관을 갖도록 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 현재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둥(廣東)·선전(深圳) 등 대도시들은 잇따라 생활쓰레기 분리 관리에 관한 법 개정 및 입법을 추진하고 있고, 감독과 지도를 통해 쓰레기 분리 및 엄격한 법 집행을 강화함으로써 더욱 많은 이들이 쓰레기 분리배출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2019년 전까지 중국 쓰레기 분리는 공익 및 선도적 성격이 강했다. 사진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바이허(白鶴)촌의 한 주민이 쓰레기 분리배출로 쌓은 점수를 스마트 교환기의 상품과 교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VCG

갈 곳 없는 쓰레기 
중국의 쓰레기 분리는 주택도농건설부가 2000년 8개 도시에서 생활쓰레기 분리수거를 시범 시행한 것이 시작이었다. 8개 도시에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이 포함되었는데, 약 20년이 지난 현재 일부 도시에서는 상당 부분 진전을 보였지만 전국적으로는 그 효과가 아직 이상적이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시 사회과학원 우샹양(吳向陽) 부연구원은 “중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효과는 이상적이지 않다”며 지금까지 주로 선전과 선도에 의지하여 강제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우샹양은 “쓰레기 처리가 잘 되고 있는 나라(지역)들을 살펴 보면, 정책 및 법률의 강제력이 주민들의 의식 확립이나 습관 양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도시 생활쓰레기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 쓰레기 분리수거의 각 단계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주민 참여도가 높지 않다는 점 등도 초대형 도시의 쓰레기 분리수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 환경 전문가는 “초대형 도시들은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에 있어 많은 통점(痛點)들을 갖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잘 알고는 있지만 참여율은 저조하다는 점이 문제다. 개념적으로는 인정하면서도 행동은 멈춰 있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현재 일부 도시들이 쓰레기 분리수거에 있어서 주로 선도원·지원자·쓰레기 처리업체 직원 등에 의지해 2차 분리를 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동원 인력 중 주민 비중이 매우 적거나 심지어 주민은 일절 배제된 상황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종 단계의 분리 처리 능력 역시 부족하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설비 비중이 전체 생활쓰레기 중 음식물 쓰레기 비중 보다 현저히 낮다거나, 쓰레기 소각장 계획이 불합리한 점 등이 대표적 사례다. 무엇보다 쓰레기를 분리하여 버리고 이를 수거 및 운반한 뒤 처리하는 등의 각 단계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하여 단계별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상호 간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장기간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다. 

현재 세계에서 통용되는 쓰레기 처리방식에는 매립·소각·종합이용(재활용)의 3가지가 있다. 이 중 중국 도시들은 대부분 매립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고 방법이 간단하며, 특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경우 쓰레기를 매립할 만한 땅이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쓰레기를 투하해 왔고, 이는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초래했다. 이에 상하이 시정부는 굳은 결심으로 모든 쓰레기의 외부 유출을 전면 불허한다고 밝히며, 선진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소각법을 채택하기로 했다. 일본의 경험을 교훈 삼아 선진국(독일·일본)의 소각로기술을 도입하여 배출량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다른 도시들도 잇따라 소각법을 선택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들이 쓰레기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연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규범화하지 못한 소각방법,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쓰레기 분리, 부족한 투자 등의 이유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연기는 배출기준을 전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런민(人民)대학이 2017년 발표한 <베이징시 도시생활쓰레기 소각 사회비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다이옥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암 환자는 연간 241명에 달하고, 적절한 쓰레기 분리를 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발암 환자수를 182명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시행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이다.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 하이강(海港)구의 한 동네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 대회’를 개최했다. 주민들은 어린이들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 쓰레기 분리수거의 장점들을 설명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쓰레기 분리배출 과정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키우고 다음 세대 환경 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사진/ VCG

강력한 보장체계가 필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중국정부는 다시금 쓰레기 분리수거 강제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를 점차 실행에 옮기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주택도농건설부는 2017년 <생활쓰레기 분리제도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46개 중점도시에 대한 쓰레기 분리수거 강제 시행을 확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9년 6월 6일에는 발전개혁위원회, 생태환경부 등 9개 부처가 <전국 지급(地級) 이상 도시 생활쓰레기 분리업무 전면 전개에 관한 통지>를 하달했고, 여기에는 2019년부터 전국 지급 이상 도시에서 생활쓰레기 분리업무를 전면 개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9년 6월 6일 하달된 <통지>에 따르면, 46개 중점 도시들은 2020년까지 생활쓰레기 분리 및 처리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또한, 기타 지급 도시들은 모든 공공기관의 생활쓰레기 분리수거를 실현하고, 최소 1개의 거리 생활쓰레기 분리수거 시범구역이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2022년에는 각 지급 도시들에 전 지역 생활쓰레기 분리수거를 실현한 구가 최소 1개 있어야 하며, 다른 구들은 최소 1개의 거리 생활쓰레기 분리시범구역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2025년까지는 전국 지급 이상 도시 모두 생활쓰레기 분리수거 및 처리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이번에는 상하이시가 최선두에 섰다. <상하이시 생활쓰레기 관리조례(조례)>가 7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됐다. <조례>에 따르면, 개인은 유해 쓰레기·재생가능 폐기물·젖은 쓰레기·마른 쓰레기를 분리해 버려야 하고, 분리하지 않고 버린 것이 발견되면 도시관리 법 집행부처가 즉각 개정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에 불응할 경우에는 50위안(약 8000원) 이상 200위안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이로 인해 엄중하게 불량한 영향이 초래된다면 현지 공공 신용정보 플랫폼에 편입된다. 이에 관해 상하이사회과학원 생태 및 지속가능한 발전연구소의 류신위(劉新宇) 부연구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입법은 기존의 환경보호 자발적 행동을 모든 시민이 마땅히 다해야 할 법적 의무로 전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의 선도 업무를 진행했던 상하이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법치의 틀 안에 포함시킨 것이다. 

상하이의 뒤를 이어 베이징 시정부 또한 <베이징시 생활쓰레기 관리조례>를 조속히 개정해 완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에 따라 쓰레기 분리수거를 강제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처벌을 마련하며, 특히 처벌 수위가 상하이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샹양은 “이번 법 개정은 쓰레기 분리수거 처리메커니즘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의미한다”며 “쓰레기 분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법적 구속을 받게 하고 손해를 보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쓰레기 분리수거 동력을 크게 제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은 <선전경제특구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규정(초안)>을 완성하고 사회 여론 수렴 중이며, 입법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자원 및 환경정책연구소 청후이창(程會強) 연구원은 “전국 대도시들이 잇따라 관련 조례를 마련하며 쓰레기 분리수거업무의 전국적 전개에 시범사례가 되고 있다”며 “현재 이론적으로나 실천모델에 있어서나, 입법부터 국가전략적으로도 쓰레기 분리 조건이 모두 갖춰졌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도 혁신해야 
<상하이시 생활쓰레기 관리조례> 정식 시행 이후 웃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다. 쓰레기 분리를 하고싶지 않았던 한 시민이 드론을 이용해 다른 동네에 버리려다가 아파트 경비원에게 드론을 들키고 만 사건이었다. 이 시민은 현장교육을 받아야 했을 뿐 아니라 벌금도 피할 수 없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류신위는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리감독 및 선도 강화다. 정부의 주거지역 관리감독을 통해 주거지역이 주민 등의 부도메커니즘을 감독·선도하고 주민의 쓰레기 분리배출 습관 양성을 관리감독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회기구나 지원자들을 통한 쓰레기 분리배출 선전도 고려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류신위는 “해외의 많은 나라들은 몇 가지 재생가능 폐기물을 정해놓고 각각에 대해 통을 하나씩 설치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재생불가 폐기물이라고 부른다”며 “이해하기 매우 쉽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시장메커니즘을 충분히 활용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상하이 팡쉬(昉昫)환경보호과학기술유한회사 리밍저(李明哲) 부사장과 그의 동료들은 매일 오전 9시 정각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자리’를 깐다. 동네 주민들이 가지고 나온 재활용 가능 폐기물의 무게를 달아주고, 방문 서비스를 원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직접 방문해 폐기물을 수거하기도 한다. 리밍저는 “이곳에서 반 년 넘게 쓰레기를 수거했다. 첫날에는 수거량이 200kg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많게는 1t까지 수거하고 있다”며 “수거량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모두 주민의 쓰레기 분리배출 의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닝샤(寧夏) 인촨(銀川)시에는 약 200명이 인터넷 신청을 통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90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자)’인 장훙촨(張宏川)은 흡사 배달직원 혹은 택배 배송기사처럼 매일 아침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는다. 그러고는 디자인이 같은 옷을 입고 자동차를 몰고 이곳 저곳을 다닌다. “이것은 새로 생긴, 무엇보다 아주 세련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많은 재생 가능 자원들이 가공공장에 모이는 것을 볼 때마다 장훙촨은 ‘쓰레기는 자리를 잘못 잡은 자원’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커진다. 이러한 생각은  자원 재생 및 재활용 관련 창업에 대한 그의 꿈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리밍저와 장훙촨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은 지금도 생겨나고 있으며, 쓰레기 분리수거 관련 창업 역시 인터넷 상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 <나를 창업하게 재촉한 쓰레기 분리, 비즈니스 모델 고민도 끝>이란 제목의 글이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뇌’를 자극하고 있다. 글쓴이는 기존에 있던, 그리고 자신만의 아이디어(예를 들어 ‘스마트 통로 운송시스템·스마트 쓰레기분리 어플리케이션·음식물 쓰레기 비료통·대학기숙사 스마트 쓰레기 분리수거함 등)를 토대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냈다.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 내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쓰레기 사업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글| 리후이펑(李慧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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