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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스카이다이빙 정비사 남이 “이곳의 하루하루는 즐겁다”


2022-10-09      글|후즈쉬안(胡智軒), 양관위(楊冠宇)

반짝이는 태양이 걸린 싼야(三亞)시 하이탕완(海棠灣)의 파란 하늘에 낙하산 몇 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면에 가까워지자 손님을 태운 남이는 활강을 하더니 모래를 살짝 스치며 안전하게 착륙했다.


낙하산 마스터 리거(Master Rigger)인 남이는 중국을 스카이다이빙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했고, 하이난(海南)성 한 클럽의 진심 어린 초청을 받아들여 싼야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풍부한 경험과 안전 의식을 가지고 중국 스카이다이빙 산업 종사자의 성장과 여행객의 안전한 스카이다이빙 체험을 돕고 있다.


스카이다이빙을 마치고 남이(오른쪽)가 스카이다이빙 체험자와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후즈쉬안


창공 날아다닌지 17년

대다수 낙하산 정비사처럼 남이도 처음에는 스카이다이빙 마니아였다.


1986년생인 남이는 2005년 스카이다이빙을 처음 접한 뒤 벌써 17년 동안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 매우 위험한 극한의 스포츠인 스카이다이빙이 그에게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높은 하늘에서 단숨에 떨어지는 것이 마치 새가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2009년 한국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남이는 미국 스카이다이빙협회(USPA)의 스카이다이빙 초급 자격증인 ‘'USPA A’를 취득했다. 졸업 후 스카이다이빙 코치를 시작으로 2017년 스카이다이브 두바이에서 낙하산 정비팀의 매니저를 거쳐, 2020년 미국에서 FAA 마스터 리거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는 남이가 장비 매뉴얼에 따라 거의 모든 낙하산 장비를 혼자 다룰 수 있고 정상급 정비사 대열에 들었다는 뜻이다. 마니아에서 코치까지, 다시 마스터 리거까지, 남이는 스카이다이빙을 매우 사랑한다.


2021년 9월, 스카이다이빙에 대한 열정을 갖고 남이는 하이난성 싼야 타허(塔赫) 익스트림스포츠클럽 유한공사에 정식 합류해 자신의 업계 경험과 안전이념을 중국에 가져왔다.


요즘 남이는 ‘낙하산을 메고 직접 나서서’ 손님과 하늘을 나는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타허의 정비실에서 안전한 비행을 위한 ‘날개’를 묵묵히 정비하는 데 쓴다.


2인승 강하 탄덤 코치인 한퉁여우(韓同友)는 반 농담으로 “남이는 일 밖에 모른다”며 거의 늘 업무 상태라고 말했다. 한퉁여우는 남이의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내가 본 정비사 중 최고다. 어떤 장비에 문제가 생기든 그는 다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객 안전 책임지는 ‘핵심 인물’

“3, 2……” “탁”, 숫자를 다 세기도 전에 장력 테스트를 하던 낙하산이 쫙 찢어지면서 자신의 사명을 다했다.


낙하산을 일정 횟수로 사용하거나 낙하산 강도에 영향을 줄 정도의 오염물이 묻은 경우 남이는 동료들과 낙하산 장력 테스트를 진행한다. 낙하산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14kg 혹은 18kg 장력을 3초 이상 견디지 못하면 3만여 위안(약 595만 여원) 가격의 낙하산은 즉시 폐기된다.


장력 테스트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남이다. 장력 테스트를 자주하면 비용이 올라가지만 고객과 스카이다이빙 코치의 안전은 더 보장된다. “남이는 우리 장비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인물’이다.” 장언밍(張恩銘) 타허 총경리는 “남이가 있으면 낙하산 장비에 문제가 생길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비실에서 정리와 장비 검사를 할 때 남이는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장비 안전에 대한 요구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다. 부품 교체가 필요할 경우 아무리 작은 부품이라도 아무 부품이나 사용하지 않고, 일정 자격을 갖춘 업체에서 납품하는 부품 사용을 고집한다.


남이는 보조 낙하산 하나를 검수하고 정리하는데 보통 6시간 정도를 들인다. 보조 낙하산은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만일’의 순간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다가 메인 낙하산에 문제가 생기면 재빨리 보조 낙하산으로 변경해야 안전하게 낙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 낙하산을 사용하든 안 하든 180일에 한 번씩 다시 검사하고 정리한다.


“안전이 제일이고, 즐거움은 그 다음이다.” 이 말은 남이와 장언밍 총경리가 스카이다이빙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부분이다.



남이가 낙하산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양관위


열대 해안도시에서 즐기는 일상

최근 중국이 전 국민 튼튼한 몸(全民健身)과 건강 중국(健康中國) 전략을 대대적으로 시행하면서 스포츠산업이 거대한 시장 잠재력과 강력한 발전 동력을 가진 산업으로 떠올랐다. 다양한 신흥 스포츠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다이빙도 그중 하나다. 국제 수준에 비해 중국의 상업 스카이다이빙은 발전 잠재력이 크고 발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남이는 중국이 스카이다이빙의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중국에 온, 현재 중국 대륙지역 유일의 마스터 리거 정비사다. 장언밍 총경리는 “중국은 스카이다이빙 시작과 발전이 늦어서 종사자들의 이해와 인식이 해외 전문 인력에 크게 부족한 감이 있다”면서 “우리는 남이 같은 전문적이고 성숙한 인력이 중국에 와서 이 업계 종사자들의 성장을 이끌고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는 고객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게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바이에서 일하면서 남이는 8차례 중국을 여행해 중국에 애정을 많이 느꼈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칭다오(青島) 등에 가봤다…….” 남이는 “중국에서 친절한 사람을 많이 만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람들은 무더위를 싫어하지만 나는 여름이 긴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남이는 싼야에 매료됐고 열대기후를 좋아하며 이곳의 업무 환경에 만족한다. 바쁜 하루 일이 끝나면 남이는 헬스클럽에 가거나 골프를 배우러 간다. 일상생활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타오바오(淘寶)를 이용하고 중국어를 공부하는 등 남이는 중국 젊은이의 생활방식에 점점 적응하고 있다. 그는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중국 문화를 탐구할 수 있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하이난과 중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이는 한국 친구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남이는 중국을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중국에 한번 와보면 중국이 매우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과거와 미래에 연연하는 것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한다.” 남이는 지금 자신이 생각하는 것은 싼야의 기후 환경을 즐기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과 경험을 충분히 발휘하고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를 누리 것이라고 말했다.


글|후즈쉬안(胡智軒), 양관위(楊冠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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