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국과학원 시솽반나(西雙版納) 열대식물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구보젠(顧伯健)은 윈난(雲南)성 뤼즈(綠汁)강 하곡을 방문해 몬순림을 조사했다. 조류 애호가인 구보젠은 그곳에 살고 있는 중국 고유의 공작 품종인 자바공작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준비 중인 수력발전소 때문에 자바공작 최후의 서식지가 수몰돼 중국에 마지막으로 남은 완벽한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 멸종위기 동물 홍피서>에서 자바공작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쿤밍(昆明)동물소 등 기관이 2014년에서 2017년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야생 자바공작 수는 500마리도 채 안 돼 판다보다 더 희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공작 최후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구보젠은 ‘자연지우’와 ‘야성중국(野性中國)’ 등 민간 환경보호 단체에 연락했고, 2017년 7월 ‘자연지우’는 정식으로 법원에 제소해 자사(戛灑)강 수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이때는 자사강 1급 수력발전소에 이미 수십억 위안의 건설 자금이 투입된 상태였다. 이는 소송이 긴 ‘시소게임’이 된다는 것을 뜻했다.

증거 수집을 위해 ‘자연지우’는 과학 조사단을 꾸려 윈난으로 향했다. 동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 변호사, 카메라맨, 야외 전문가 등이 자바공작 서식지 중심부로 깊이 들어갔다. ‘자연지우’는 야외 표류 방식으로 원시적이고 세찬 강물에서 힘껏 노를 저어 여울을 건너서야 숲에 도착해 조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자연지우’는 무인 지역으로 여러 번 들어갔으며 많은 성과를 거뒀다. 가령 모래사장에서 자바공작의 발자국을 많이 봤고, 숲에서 자바공작이 떨어뜨린 깃털 등을 발견했다. 또한 자바공작 서식지 전체에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자바공작을 찍었다. 이런 진귀한 소재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3년 여의 노력을 거쳐 2020년 3월, 1심에서 자사강 수력발전소 ‘건설 중단’ 판결을 받아내 자바공작 서식지가 당분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2012년 <민사소송법>이 수정 시행된 것은 중국이 법적으로 민사 공익 소송 제도를 공식 확립했다는 것을 뜻한다. 자바공작 안은 중국의 첫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예방성 공익 소송이자 중국이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 방침을 ‘환경 보호 우선’ 원칙으로 전환한 전형적인 사례다.

중국이 공익 소송 형식으로 환경을 보호한 기간은 길지 않지만 ‘자연지우’가 환경 공익 소송 49건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최근 들어 공익 소송이 각 분야에서 뚜렷한 진보를 거뒀다는 것을 실감했다. 중국 각지의 법원시스템은 환경 작업 불이해에서 이해까지 판결 경험을 많이 축적해 나갔다. 반면 피고 측면에서 보면 공익 소송 제도가 갓 시작됐을 때 피고 대부분이 소송을 당하면 ‘누가 나를 고소했지? 무슨 이유로?”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어떻게 응소할 것인가 고민하기 보다 무마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요 몇 년 우리는 ‘장외 수단’이 아닌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피고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는 큰 진전이었다.

현재의 판결은 ‘건설 중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바공작의 마지막 서식지가 영원히 파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전진하고 있다. 이 길에서 ‘자연지우’는 고독하지 않다. 수많은 기자, 예술가, 과학보급 종사자, 예술교육 종사자, 출판 종사자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실 보도, 예술 창작이나 과학 보급, 예술 교육 등을 통해 자바공작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있다.   

글｜장보쥐(張伯駒), 중국 민간 환경보호기구 ‘자연지우(自然之友)’ 집행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