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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조화로운 지구를 만드는‘열쇠’


2021-10-12      글|궈샹메이(郭翔妹)

친후(溱湖)국가습지공원은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에 위치해 있으며 습지 면적은 580여 ha에 달한다. 1996년 친후습지에 방사했던 미루(麋鹿, 미록) 4마리는 현재 126마리에 이른다. 사진/ 중국공산당 타이저우시 장옌(姜堰)구 위원회 선전부 제공


2021년 9월 10일, 정처없이 떠돌던 14마리의 아시아코끼리가 마침내 바볜장(把邊江)다리를 지나 윈난(雲南)성 푸얼(普洱)시 모장(墨江) 하니(哈尼)족 자치현을 넘어 닝얼(寧洱) 하니족·이(彜)족 자치현 모헤이(磨黑)진 땅을 밟았다. 이로써 17개월 동안 북쪽으로 원거리 이동을 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윈난 아시아코끼리떼의 기나긴 여정이 무사히 종료됐다. 아시아코끼리의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윈난은 중국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자연의 섭리로 만물을 키우는 곳

1968년 미국 야생동물 생물학자이자 환경보호 활동가인 레이몬드 다스만(Ramond.F.Dasman)은 그의 저서 <다른 유형의 나라>에서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 용어는 1980년대 이후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과학과 환경 분야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마침내 1992년 6월 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유엔(UN) 회의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인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채택됐다.

 

생물다양성은 유전자 다양성, 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먼저 유전자 다양성은 생물체 내의 성질과 형상을 결정하는 유전 인자와 그 조합의 다양성을 말한다. 종 다양성은 생물종에서 나타나는 생물다양성의 한 형태이자 생물다양성의 핵심으로, 생물과 환경 간의 복잡한 관계는 물론 생물자원의 풍부함 정도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생태계 다양성은 생물권 내 서식지와 생물군집 및 생태 과정에서의 다양성을 가리킨다.

 

식물이 없다면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꿀벌의 수분이 없다면 과일과 견과류도 맺지 않을 것이다. 산호초와 습지의 맹그로브 숲이 없다면 연해 지역의 주민들은 폭풍우와 해일에 시달릴 것이며, 열대 거북과 원숭이가 없다면 이산화탄소를 대량 흡수하는 경엽수립이 종자 전달의 매개체를 잃어 울창한 숲도 조성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과 음식, 약, 의복, 연료, 거주 공간과 에너지는 사실상 모두 건강하고 다양한 생태계에서 비롯된다.

 

수십억 년에 이르는 지구 생명 진화의 산물인 생물다양성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필요한 생태적 환경과 조건을 제공하고 지구 생명공동체의 혈맥과 근간을 구성한다.

 

윈난성 시솽반나(西雙版納) 아시아코끼리 사진/둥레이(董磊)


위기에 직면한 생물다양성

육지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뚜렷하게 집중된 곳은 적도 부근이다. 그 중에서도 지구 표면적의 10%에 불과한 열대우림계는 무려 90%에 달하는 생물종의 ‘요람’ 역할을 한다. 동남아시아의 보르네오 숲은 15헥타르 단위당 북미 대륙 전체의 수종에 해당하는 700종의 나무를 기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다양성 생태계를 이루는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300만종이 넘는 생물이 살고 있고 2500가지가 넘는 수종이 생태계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림 지역에 사는 생물의 멸종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은 현재 100만종이 넘는 생물이 이미 멸종 상태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다. 2018년 8월에서 2019년 7월 사이에만 아마존 지역에서는 9842km2의 숲이 사라졌고, 지난 10년 간 삼림 벌채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의 빠른 성장과 도시화 진전으로 인해 인류가 산을 깎아 길을 내고 오염수를 배출하거나 마구잡이식 벌목을 자행하면서 생태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 감소는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함께 ‘세계 3대 위기’로 떠오른 지 오래다.

 

2020년 5월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 정책 플랫폼(IBBES, 생물다양성과학기구)’에서 발간한 <전지구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서비스 평가 보고서>에서는 인류의 활동으로 육지 표면의 75%에 변화가 생겼고 해양 환경의 66%가 영향을 받았으며, 습지가 85% 이상 사라지고 생물종의 25%가 멸종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또 지구 표면의 5분의 1이 동식물 침입 위기에 내몰리고 전지구의 생물다양성은 계속해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정리한 <세계 멸종위기 생물 적색목록(IUCN Red List)>은 각 생물종의 생존 범위, 개체수, 서식지, 생존 추이, 위협 요소, 시급한 보호조치 등의 정보를 담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건강 기준이다. 이번 평가 대상인 13만종 이상의 생물 가운데 3만 8000종은 다양한 수준의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고 902종은 멸종했으며 80종은 야생에서 멸종한 상태로 나타났다. 지구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은 이미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서 2020년에 발간한 <지구 생명력 보고서>에서는 인류가 전례 없는 규모로 자연을 개발·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지구 평균 생물다양성 완전성 지수는 안전 하한선인 90%에 한참 못미치는 79%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지금도 매년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풍부한 생물다양성

중국의 육지 면적은 960만km2로 지구 육지 면적의 6.5%를 차지한다. 평탄하고 드넓은 평원과 함께 높고 험준한 칭짱(靑藏)고원이 공존하고, 광활한 사막과 함께 푸른 오아시스 및 비옥한 평야가 공존한다. 산꼭대기의 만년설과 함께 사시사철 울창한 열대우림이 공존하고 아기자기한 하천·호수와 함께 구불구불 길게 뻗은 해안선이 공존한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자연 경관과 기후 형태 덕분에 중국은 생물다양성을 형성하기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은 바로 생물종 다양성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갖춘 나라 중 하나다. 2021년 5월 21일 공식 발간된 <중국 생물다양성 목록>에는 각종 생물종 11만 5064종과 하위 개체 1만 2886종을 포함해 총 12만 7950종의 생물이 수록돼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동물은 5만 6000종이고 포유동물 수는 세계 1위이다. 척추동물은 세계 총 개체수의 13.7%를 차지한다. 식물은 3만 8000종 이상이고 고등식물 종류는 세계 총 개체수의 10%를 차지한다. 진균은 1만 5000종이 넘으며 세계 총 개체수의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원래 작물유전자와 자원이 풍부하지만 최근 생물 서식장 손실과 서식지 단편화, 무분별한 자원 이용,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식물만 하더라도 <중국 생물다양성 적색 리스트>의 평가 대상인 3만 4000종의 고등식물 가운데 10.9%인 3767종이 다양성의 위협을 받고 있다.

 

2020년 9월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유엔 생물다양성 정상회의’에서 화상 방식의 연설을 통해 “지구 생물종의 멸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생물다양성의 상실과 생태계의 퇴화가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중대한 위협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해서도 인간과 자연은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 모두가 합심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개발과 보호가 균형을 이루고 만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구 보금자리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구 생명공동체를 공동 구축

중국은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서명 이후 생물다양성 보호와 관련된 법제와 시스템을 꾸준히 정비해 왔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생태문명 사상의 중요 원칙 가운데 첫 번째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생태문명체제 종합개혁안>, <생태보호 가이드라인 획정과 검수에 관한 몇 가지 의견>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생물다양성 보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야생동물 보호법>, <자연보호구 조례> <야생식물 보호조례>, <중화인민공화국 생물안전법>, <중화인민공화국 동물방역법> 등 다수의 생물다양성 관련 법률·제도를 마련했다.

 

또한 ‘3구 3선(三區三線, 도시공간·농업공간·생태공간 등 3개 구역과 도농개발경계·영구적인 기본 농지·생태보호 마지노선 등 3개 경계선)’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생태보호 가이드라인을 획정하여 엄격히 시행했다. 동시에 생물다양성 보호와 빈곤 퇴치의 균형발전 모델을 만들고 종합 생태보상 메커니즘을 구축하며 중국에 주어진 공간의 관리와 보호 및 이용, 보상에 관해 정부 주도의 톱 레벨 설계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생물다양성 보호정책 틀을 구성하고 있다. 

 

중국에는 “산은 쌓여서 높아지고, 물은 모여서 길어진다(山積而高, 澤積而長)”는 말이 있다. 그간 많은 노력 끝에 중국은 90%의 식생 유형과 육지 생물 체계, 65%의 고등식물 군락, 85%의 주요 보호 야생동물 개체군을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오랜 기간 진행돼 온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 방지, 습지 복원, 생물 유전자 자원 수집·보존량도 세계 상위권 수준이다.

 

생물다양성을 하나의 그물이라고 본다면 유전자와 생물종, 생태계의 다양성은 그물을 엮는 실이다. 실이 촘촘할수록 그물이 견고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녹색발전국제연맹 창립으로부터 광범위한 양자 협력, 남남협력 틀안에서 개도국의 생물다양성 보호에 대한 최선의 지원과 노력, 탄소배출 정점 도달과 탄소 중립 공약부터 실현까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단축된 소요 시간… 중국은 <생물다양성협약>과 그 부속 협의의 구성원이자 발언자로서 건설적인 지구 생물다양성 강화에 앞장서 왔다. 

 

푸른 지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에 사는 모든 인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2021년 10월 윈난성 쿤밍(昆明)에서 열릴 예정인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는 전 세계 196개 조약 당사국이 참가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생태문명: 지구 생명공동체 공동 건설’을 주제로 ‘2020년 이후 지구 생명다양성의 기본 틀’을 설정하고 전 세계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앞으로 10년 간 인류는 생물다양성 전략을 통해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근본적으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인간 활동으로 인한 생물종 멸종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친환경 공급사슬을 구축하는 동시에 인간의 생산과 소비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계인 모두의 참여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글|궈샹메이(郭翔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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