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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향촌진흥, ‘새마을운동’에서 배운다


2021-09-27      글|한재진(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헤이룽장(黑龍江)성 퉁허(通河)현 푸린(富林)향 우허(五合) 논벼 연합사(聯合社) 재배기지에 단체여행과 관광을 아우르는 고품격 유기농 녹색시범단지가 조성됐다. 사진/ 천젠(陳建)


지난 7월 1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 행사가 열렸다. 톈안먼 광장에 모인 7만명의 시선이 두 개의 백년(兩個一百年) 중 첫 번째 백년 축하 행사에 쏠렸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중국은 2020년 샤오캉(小康) 사회 달성과 첫 번째 백년 분투목표 달성 경험을 토대로 2035년까지 기본적인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며 두 번째 백년인 건국 100주년이 되는 21세기 중엽에 비로소 전면적인 사회주의 강대국을 완성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2020년 샤오캉 사회 달성 여부의 객관적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기존의 지표로 가늠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듬해인 2002년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제시된 10가지 지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도시 및 농촌의 1인당 소득, 엥겔계수, 도시화율, 컴퓨터 보급률, 대학 입학률, 의사 수, 도시 주민의 최저 생계 보장 비율 등 당시 제시했던 모든 목표치를 사실상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중국이 미국과 기술경쟁을 벌일만큼 성장할 거라는 예측이 소수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객관적 지표의 기준 의미가 얼마나 큰지는 차후 좀더 생각해 봐야 한다.

 

농촌 현대화를 위한 중국의 노력

샤오캉 사회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의 고민은 지금부터다.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이 설계했던 ‘싼부저우(三步走, 1단계는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 중 의식문제인 원바오(溫飽) 문제를 해결, 2단계는 의식주가 해결된 중산층 사회인 샤오캉 수준에 도달, 3단계는 21세기 중반까지 GDP를 중등 선진국 수준까지 올려 인민의 생활을 비교적 풍요롭게 만들고 기본적으로 현대화를 이루는 것이다)’의 마지막 단계로 가기 위한 긴 여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촌의 소득향상을 통해 소득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다.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18년간 중국 공산당의 중앙 1호 문건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삼농(三農,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00년대로 진입하며 중국의 고민이 어떻게 농촌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를 해소하느냐에 있다는 방증이다. 2021년 2월 21일 발표된 중앙 1호 문건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무원이 전면적 향촌진흥 추진을 통한 농업 및 농촌현대화 가속화에 관한 의견>’도 역시 삼농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특히, 향촌진흥을 통해 제14차 5개년(2021년~2025년) 규획 기간 농촌의 현대화와 소득향상 메커니즘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2018년 1월 2일에 발표한 중앙 1호 문건인 <향촌진흥 전략 실시에 관한 의견(关于实施乡村振兴战略的意见)>에 따르면 ‘향촌진흥’은 총 3단계에 걸쳐 발전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2020년까지 향촌진흥 제도의 기본 틀과 정책 체계를 기본적으로 마련하고, 2035년까지 기본적인 농업 및 농촌현대화를 실현하여 향촌진흥이 결정적 진전을 이루고, 2050년까지 강한 농업∙아름다운 농촌∙부유한 농민 등 향촌의 전면적 진흥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 6월 1일부터는 <중화인민공화국 향촌 진흥 촉진법>을 시행하면서 향후 30년 농촌의 현대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마을운동’, 참고할 만한 농촌 발전 성공사례 

이러한 중국의 향촌진흥 모델이 성공하려면 기존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농촌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었던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 운동’이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당시 외신에서도 새마을 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4~5년만에 한국의 농촌 가구당 수입이 약 3배가량 늘어났다는 긍정적 평가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오랫동안 한국 국민이 몸에 베어 왔던 게으른 의식 구조 뿐 아니라, 사고 및 생활 방식을 한단계 성숙시켜 경제외적 성과를 이끌었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다.  

 

새마을 운동의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9년 8월 한국 경북 청도군에 소재한 한 작은 마을의 수해 복구 현장을 시찰하던 중 발견된, 당시 한국에 없던 차별적 요소에 착안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당시 마을 주민이 보여준 근면·자조·협동 정신을 농촌 개발 모델에 과감히 접목한 것이다. 1970년부터 시작된 새마을 운동은 1974~1978년 사이 가구당 도농 간 소득이 역전되는 파격적인 성과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철저히 자립적이고 성과주의에 입각한 운영 모델을 고집한 결과, 1977년에 이르러서는 농촌 지역의 98%가 자립마을로 거듭나는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당시 박정희 정부가 추진하던 산업정책을 새마을 운동과 연결시킨 혁신적 진화경제론적 접근이 적중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정치를 배제하고 차별적인 경제적 논리를 관치 정책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시장경제 시스템이 농촌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가 시도하는 향촌진흥이 시장·정부·기업 등 요소를 농촌으로 끌어들일 구체적인 유인책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유인책은 우수한 마을에게만 우수한 수출업체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한국의 산업-농촌-성과 연계 모델을 응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글|한재진(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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