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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향기, 빈곤탈출의 길에 퍼지다


2019-09-16      글|선샤오닝(沈曉寧)

펑두현 잔푸진에서는 산초가 마을의 주요 상업 농작물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마을 주민들이 산초를 따는 모습 사진/선샤오닝(沈曉寧)

쓰촨(四川)요리는 신선한 마라(麻辣)향이 매력적이다. 독특한 맛으로 국내외 수많은 식객의 혀끝을 정복했다. 쓰촨요리에 영혼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산초다. 매년 여름은 이 신기한 향신료가 익는 계절이다.

6월 중순, 창장(長江) 남안에 위치한 충칭(重慶)시 펑두(豐都)현 잔푸(湛普)진을 방문한 필자는 강을 따라 산비탈에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산초나무를 보았다. 가지 끝에 알알이 맺혀 있는 녹색 열매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이 향긋한 향을 풍기는 ‘녹색 진주’가 현지 농민을 빈곤 탈출과 부의 길로 이끌었고, 바로 이 낱알이 맺힌 ‘녹색 산호’가 현지 간부와 민중의 마음을 긴밀하게 연결시켰다.

장씨 가족의 ‘회생기’
현지 간부의 안내로 비온 뒤 젖은 산길을 따라 잔푸진 산허리에 있는 바이수이사구(白水社區)의 빈곤가구였던 장 씨의 집을 방문했다. 우리의 방문에 아들과 함께 산초를 수확하던 장 씨가 급하게 일손을 놓고 반갑게 맞이했다. 그의 웃는 얼굴에서 빈곤가정의 ‘대들보’가 느끼는 삶의 고달픔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 씨가 심한 사투리로 들려준 그의 가족사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장 씨의 이름은 장지성(張吉勝)으로 올해 53세다. 그의 가족은 그와 정신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한 부인, 90세에도 가사일을 돌보는 노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로 구성됐었다. 온 가족이 장지성이 매년 옥수수를 재배해 번 돈 2000-3000위안(약 34만원)으로 어렵게 살았다. “그때 집에는 옥수수밥과 옥수수 밖에 먹을 게 없었고 고기는 꿈도 못 꿨다.” 장지성은 “가족을 배부르게 먹이기 위해 나는 늘 한 끼를 덜 먹었다.” 그랬어도 자존심이 강한 그는 정부와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2015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들에게도 정신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계속된 충격에 장지성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살 희망이 없었다. 온 가족이 함께 쥐약을 먹고 죽어버릴까도 생각했다.” 장지성이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장지성이 절망하고 있을 때 바이수이사구 빈곤지원 사업 책임을 맡은 장위충(張玉瓊)이 나타났다. 48세인 장위충은 잔푸진 정부의 간부로 2014년 전국적으로 빈곤 탈출 공격전이 시작됐을 때 바이수이사구 주재 팀장을 맡았다. 그녀는 4명의 팀원과 1년 동안 관할 내 900여 가구를 일일이 방문해 가구별 생활 상태를 조사해 빈곤가구를 문서화했다. 이렇게 가수 실태조사를 하면서 그녀는 장지성의 어려운 상황을 알게 됐다. “장 씨 집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 집안에 변변한 가구 하나 없었고 비가 오면 물이 새고 곧 무너질 것 같았다. 게다가 집에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가 두 명이나 있었다. 그의 집은 마을에서 형편이 가장 어려웠었다.” 장위충은 이 상황을 바이수이사구 당 총지부 서기 란하이룽(冉海龍)에게 즉시 보고했다. 그들은 조속히 장지성을 돕기로 결정했다.

란하이룽은 장지성 가족을 위해 최저생활보장제도를 신청했다. 덕분에 그의 가족은 매월 180위안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많지는 않았지만 생활 부담을 조금 덜어주었다.

2016년 초, 란하이룽은 마을에 토지를 마련하고 인력과 재력을 모아 한 달 동안 장지성을 위해 새 집을 지었다. 장위충과 다른 촌 주재 팀원들이 가구와 생활용품을 구입해 장지성의 새 집에 놓아주었다. “이사하는 날 장지성은 매우 흥분했다. 그는 말주변이 없어 연신 ‘공산당이 좋다’라고만 말했다.” 장위충은 그날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서 란하이룽은 장지성을 도와 1.5무(亩)에 경제성 있는 산초를 심었고 그의 부인과 아들을 위해 1인당 매달 200위안의 중증 장애 수당을 신청해주었다. 또한 장지성에게 매월 1700위안의 향촌 거리 청소 일을 마련해주었다. 최저생활보장금액이 매월 1인당 350위안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장지성 가족의 연 수입이 3만8000위안을 넘었다. 과거에 비해 10배 늘어난 것이다.

롼하이룽이 가족의 경제 상황을 짚어주는 것을 보는 장지성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요즘 생활은 어떠냐는 질문에 장지성은 냉장고에서 언 돼지고기를 꺼내보이며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끼니 마다 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건강을 위해서 조금만 먹고 있다.”

올 1월 장위충 등의 도움으로 장지성은 3만 위안을 대출해 땅을 마련하고 산초를 심었다. 2015년부터 펑두현 정부는 몇몇 은행과 공동으로 현(縣) 내 빈곤가구에 이자를 보조하고 소액 대출을 해주었다. 4년 동안 잔푸진은 606만 위안을 대출했다. 샹하이린(向海林) 잔푸진 진장은 “대출받은 빈곤 가구는 원금만 상환하면 되고 이자는 정부와 은행이 전부 부담했다. 또한 빈곤 지원 간부는 면대면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빈곤 계층에게 대출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대출금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도해주었다”고 말했다.

장지성은 3만 위안으로 비료와 농약을 사고 인부를 고용했다. 이후 산초 농사는 점차 궤도에 올랐다. 그는 올해는 반드시 대출을 상환해 정부의 이자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장 씨 가족은 기본적으로 빈곤 탈출에 성공했다. 이것은 첫째는 당과 국가의 빈곤 지원 정책이 좋았고, 둘째는 장 씨 개인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샹하이린의 말에 장지성은 “지금처럼 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공산당이 좋다! 당원 간부들은 내 가족도 친구도 아닌데 나를 가족처럼 대해줬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잘 살아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감격스레 말했다.

부유하고 아름다운 향촌
“2014년 잔푸진은 산초 재배를 빈곤 탈출 산업으로 정하고 2015년부터 대규모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진(鎮) 전체의 산초 재배 규모는 1만1128무이고 지난해 생산액은 7000여 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산업으로 빈곤가구 261가구 중 155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났다. 산초 재배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청산녹수가 바로 금산 은산이다’라는 녹색 발전 철학에 부합하다는 것이 실천으로 증명됐다. 즉 싼샤쿠(三峽庫)의 환경을 보호했고 이 지역 빈곤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나 부를 쌓게 해주었다. 38살의 샹하이린은 생각이 명쾌하고 말과 행동이 빨랐다. 잔푸진 진장을 맡은 지 이제 3개월 밖에 안 됐지만, 현지의 빈곤 지원 발전 과정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현재 잔푸진에는 아직 36가구 71명이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샹하이린은 그들은 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해서 아직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해 그는 최저생활보장 정책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샹하이린은 “우리는 2020년 잔푸진 전체가 빈곤에서 벗어나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샹하이린은 또한 빈곤에서 모두 탈출하면 농민우대정책도 끝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중앙이 제시한 ‘탈빈부탈 정책(脫貧不脫政策)’은 농민우대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고, 빈곤 탈출 공격전 임무가 완료돼도 향촌 진흥전략은 계속될 것이며, 농촌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샹하이린은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촌민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실제 행동으로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샹하이린은 빈곤 탈출 임무를 기간 내에 완료하는 것 외에도 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그는 잔푸진 ‘4미향촌(四美鄉村)’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즉 ‘안팎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집, 잘 정돈되고 아름답게 놓여 있는 물품,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는 아름다운 정원, 좋은 습관으로 인한 아름다운 행동’이다. 올 5월 잔푸진 정부는 각 농가에게 월계화 묘목 10그루를 무료로 제공해 아무렇게나 버린 폐 용기에 심어 정원을 꾸미도록 했다. 샹하이린은 이것을 ‘꽃과 나무를 심어 폐기물을 보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렇게 하라고 한 이유는 환경 미화와 청결 습관이라는 좋은 행동을 기르기 위해서다. 경제적인 빈곤 탈출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빈곤에서 탈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은 생활에 대한 요구가 더 높고 아름다운 생활 환경을 창조해 다른 사람의 빈곤 탈출 희망과 더 나은 삶을 향한 동력을 자극할 것이다.”

현재 잔푸진은 집집마다 낡은 세숫대야와 폐 타이어에 월계화를 심어놓았다. 1개월 정도 뒤에는 아름다운 꽃봉우리를 틔울 것이다. 그때가 되면 창장 변에는 꽃과 산초가 함께 피는 산골의 작은 마을이 탄생할 것이다.

샹하이린, 장위충, 란하이룽 등 기층 향진 간부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엄청나게’ 큰 일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얼마 뒤 그들이 한 일로 인해 펑두현 진장진에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는다.



 

글|선샤오닝(沈曉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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