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심층보도 >> 본문

신시대의 상징적 프로젝트 ‘강주아오대교’


2018-04-19      글|양윈첸(楊云倩)

강주아오대교는 창의적으로 대교 매 부분을 공장에서 생산하고 시공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완성하는 방안을 택했다. (사진설명) 칭저우 항로교의 교면판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주아오대교관리국 제공

강주아오(港珠澳)대교에는 세계 최장 경간(徑間), 세계 최장 철골 교체(橋體), 바다를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 해저침매(沈埋)터널 등 다수의 세계 신기록 타이틀이 따른다. 또 세계 도로건설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술이 적용됐고 최고의 시공 난이도와 최대의 공사 규모를 자랑하는 교량이기도 하다.

다양한 형상의 대형 교탑들
길이 22.9km에 달하는 주(主) 교량 구간 상부 구조는 모두 강상자형교(steel box girder) 및 철강-콘크리트 합성교(steel-concrete composite beam) 구조가 적용됐다. 여기에 투입된 철강 무게만 에펠탑 60개 무게에 해당하는 42만5000톤에 이른다. 이 공사에선 세계에서 처음으로 강상자형교가 대규모로 사용됐다. 주 교량 구간에는 지우저우(九洲) 항로교(주 경간 268m의 트윈타워 중앙케이블 강상자형 사장교), 장하이(江海) 직항선 항로교(주 경간2×258m 트리플타워 중앙케이블 강상자형 사장교), 칭저우(靑州) 항로교(주 경간 458m의 트윈타워 공간케이블 강상자형 사장교), 약 20km의 비퉁항쿵차오(非通航孔橋) 등이 있다. 주하이에서 출발하면 ‘돛’ 모양의 지우저우 항로교와 ‘돌고래’ 모양의 장하이 직항선 항로교에 이어 ‘중국식 매듭(中國結)’ 모양의 칭저우 항로교까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시원하게 뻗은 선과 깔끔한 구조, 교량 디자인에 담긴 깊은 뜻까지 더해 한층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독특한 모양의 철탑에 거대한 구조물, 정밀한 작업 요건으로 미루어 제작과 시공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다.

주하이시에서 가장 가까운 지우저우 항로교는 독특한 외형을 자랑한다. 주하이의 번화가 칭뤼난루(情侶南路) 거리에서 멀리 바라보면 링딩양(伶仃洋, 주장(珠江) 최대의 나팔형 하구) 위에 우뚝 솟은 ‘돛’의 모양으로 눈에 들어온다. 다만 마카오 국제공항과 가까워 고소(高所)작업 높이가 122m로 제한됐기 때문에 ‘돛’의 주 탑 설계 높이 역시 120m이다. 특히 장하이 직항선 항로교의 ‘돌고래’ 모양 철골탑은 공장에서 사전에 모든 제작이 완료된 후 현장으로 운반되어 중국 최초로 대형 구조물 분절 리프팅 방식으로 설치됐다. “철골탑은 밑받침에 있는 연결축에 연결한 후 대형 와이어로 끌어준다. 그리고 기중기 두 대를 이용해 3000톤이 넘는 거대한 녀석이 90도 회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시에는 ‘세계 최고의 리프팅’으로 불렸다.” 장진원(張勁文) 강주아오대교관리국 총괄팀장의 설명이다.

대교 중간의 칭저우 항로교 케이블 꼭대기는 세련된 중국식 매듭 모양이다. ‘강·주·아오’ 각각의 글자가 나타내는 홍콩·주하이(珠海)·마카오 지역이 서로 매듭처럼 이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장 팀장은 “중국식 매듭 디자인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 관계로 리프팅에만 100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장하이 직항선 항로교는 주장커우(珠江口) 지역의 ‘인도-태평양 혹등고래(학명 Sousa chinensis)’의 국가급 천연보호구역인 점을 감안해 활기 넘치는 세 마리 돌고래 모양으로 디자인 됐다. 탑 위에 해양 생태계를 표현한 것이다.

주 교면의 포장 면적은 70만m2에 이른다. 역시 세계 최대 기록이다. 강주아오대교관리국측은 포장 면적이 넓고 품질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설계수명도 길기 때문에 정식 입찰에 들어가기 전 시행사, 시공사, 하도급자, 자재업체, 골재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철저하고 면밀하게 검토를 진행했다. 

한 예로 공사에 쓰이는 잔석재의 경우 보통 도로공사에 쓰이는 입도(粒度) 규격은 입경(粒徑) 0~13mm 정도이며, 쇄석의 입경이 균일하지 않고 흩어지려는 성질도 강하다. 그러나 강주아오대교 건설에서는 기존 자재를 바탕으로 입도를 다시 3단계로 세밀하게 나눴다. 시장조사를 거쳐 중국 내에는 이번 공사의 품질 규격에 부합하는 골재 완제품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자재는 공사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까닭에 관리국은 아예 골조 생산 전용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입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시공사는 ‘중산(中山) 골재’라는 현대식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가오싱린(高星林) 관리국장 비서 겸 기획·계약부장은 “도급업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 사업의 질이 결정되는데, 이들이 생각보다 잘해주었다. 쇄석 품질이 매우 고르고 슬러지도 적어 국제적인 수준과 겨룰 만하다”며 이를 ‘중국 국내 교면 포장계의 중요한 혁신적 사건’이라 표현했다.

내륙과 섬을 이어주는 인공섬
강주아오대교는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잇는 대교지만 사실상 교량에서 인공섬을 지나 터널로 진입한 뒤, 다시 또 다른 인공섬을 거쳐 교량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가운데 작업량도 가장 많고 기술적으로도 가장 까다로운 공사는 바로 해저터널 부분이다.

강주아오대교가 이토록 복잡한 구조로 설계된 까닭은 해저터널이 있는 링딩항로가 국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무역항로이기 때문이다. 매일 4000대에 가까운 화물선, 어선, 고속여객선이 이곳을 통과한다.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교면 높이는 80m 이상, 교탑(橋塔) 높이는 200m 이상이 요구된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곳의 홍콩국제공항 규정에 따르면 비행경로 부근의 건축물은 88m 미만이어야 하는데다, 실시설계에서 물 저항률이 10% 미만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토사가 점점 침적해 항로를 막거나, 아예 링딩양을 충적평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30만 톤급 대형 선박이 통과할 수 있으면서도 항공기 착륙 고도제한 기준에 맞추고 여기에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이 구간은 바다 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해저침매터널 방안이 확정된 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주 교량과 침매터널의 징검다리가 되어 줄 두 개의 해상 섬을 찾는 일이었다. 하지만 설계 구간에는 섬이 없었다. 이 때문에 동서 양쪽으로 링딩양 가운데를 메워줄 충분한 크기의 인공섬이 만들어졌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둥그런 조가비 같기도 하고, 양쪽에서 마주보고 전진하는 대형 선박 같기도 하다.

두 인공섬의 형상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동(東)섬의 메인 건물은 4층 높이, 서(西)섬은 3층 높이이다. 기능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동섬은 교통, 관리, 서비스, 구조, 관광 등을 아우르는 종합운영센터로서 전망대와 전망로 등을 갖추고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반면, 서섬은 주로 해저터널에 대한 감시, 관리보수와 사무 기능 위주이다.

망망대해에서 느닷없이 섬 두 개를 ‘번쩍’ 솟아나게 하는 일이 결코 간단했을 리 없다. 하지만 10만m2 크기의 두 섬은 착공을 시작한 그 해에 완공이 되며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만약 기존 방식대로 바다를 돌로 메운 뒤 제방을 쌓아 섬을 만든다면 공기가 3년이나 소요되고 주변 환경과 항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연구팀은 고심 끝에 스틸 실린더(steel cylinder)로 섬을 감싸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대형 스틸 실린더 120개를 해저에 직접 꽂아 고정시키고 그 사이를 모래로 메워 인공섬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구조가 빠르게 고정되고 천문학적인 양의 슬러리를 옮길 필요도 없어 해양 환경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장에서 지름 22m, 높이 40.5-50.5m 무게 500-600톤에 달하는 스틸 실린더 120개가 출고되자 7만톤급 특수선박 ‘전화(振華) 17호’가 이를 1600km 떨어진 시공 현장으로 운반했다. 2011년 5월 15일 서섬의 첫 스틸 실린더 시공이 이뤄졌고, 같은 해 9월 11일에는 초대형 스틸 실린더 61개와 부채꼴 모양의 보조격자 124개가 물을 막아주는 펜스 역할을 하면서 10만m2의 서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내부의 모든 바닷물을 빼내고 200만m3의 바다모래를 채워 넣어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했다. 스틸 실린더 둘레에는 인공섬을 보호하는 방파벽 역할을 하도록 돌을 촘촘히 채워 넣었다. 2013년 3월 1일, 강주아오대교의 서섬-터널 구간 접합부의 스틸 실린더가 제거되며 서섬의 침매터널 설치조건이 조성됐다. 얼마 후 4월 19일에는 동섬-터널 구간 접합부의 스틸 실린더도 제거됐다. 이제 동섬은 문을 활짝 열고 해저에서 첫 곡선 구간인 ‘E33 침매’와의 연결을 앞두게 됐다.

물과 완벽히 차단된 해저터널
서섬에서 천천히 내려가 짧지만 탁 트인 차광지붕을 지나면 길이 6.7km에 이르는 해저터널이 순간 눈 앞에 펼쳐진다. 해저 지형으로 볼 때 터널 내에 두 곳의 경사가 있어야 마땅하지만 차를 타고 지나는 동안 딱히 ‘울퉁불퉁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장 팀장은 “터널 안은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하며 통풍 기준도 지상의 터널과 별 차이가 없다. 터널 내부 전체에는 부드러운 빛의 LED 조명이 들어오도록 했는데, 조명등은 눈에 띄지 않지만 빛이 비추기 때문에 방문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널은 중간과 좌·우 3개 차선으로 이뤄져 있다. 중간의 덕트뱅크(duct bank)는 긴급대피로 역할도 한다. 차가 다니는 터널 내 벽 모서리 상단에는 일정 거리마다 빨간색 소방파이프가 하나씩 있고, 그 위에는 약 1m마다 ‘스마트 스프링클러 호스’가 설치되어 있다. 만약 터널 내 연기나 온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센서 감지를 통해 소방호스가 자동으로 열린다.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이 해저 침매터널은 33개의 프리캐스트(precast·미리 성형하여 제작하는 방식) 침매관과 길이 약 12m, 무게 6300톤의 ‘최종 접합부’를 이어 붙여 만들어졌다. 바닷속 침매터널의 길이는 무려 5664m에 달하고 심해 가장 깊은 곳은 46m에 이른다.

중국에서 바다 위를 지나는 교량은 많지만 바다 밑 깊숙이 묻힌 침매터널은 이번이 최초였다. 침매터널은 해상(海床)에 해구(海溝)를 얕게 파고 프리캐스트 침매관을 묻은 후 이를 수중에서 연결하는 기술로 건설됐다. 국제적으로는 보통 얕게 매설하는 방식을 쓰지만, 강주아오대교는 주변 환경과 수륙 및 항공교통 사정을 고려해 세계 최초로 침매관을 깊이 매설하는 심매(深埋) 기술로 터널을 완성했다.

해저 50m 깊은 곳에 침매터널을 만든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기술의 한계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강주아오대교 터널공사의 최대 난관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설계자들은 침매관이 30m 깊이의 두터운 해저 슬러리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강성(強性)과 유성(柔性)의 중간인 ‘반(半) 강성’ 구조를 고안해 냈다. 그 덕에 터널은 물샐 틈 없는 완벽한 차폐 실현에 성공했다. 또 침매관이 무른 기반에서 고르지 않거나 침하하지 않도록 해구를 파고 평탄한 지반을 쌓아 올렸다.

침매관은 양측 차량통행로 각 세 개와 중간 회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80m 길이의 침매관은 구이산(桂山) 프리캐스트 공장에서 22.5m씩 8개(각각의 중량만 8만5000톤에 달한다)로 나뉘어 제작된 후 하나로 연결된다. 침매관 연결이 끝나면 강판으로 양 끝을 막는다. 공장에서 압출되어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로 옮겨진 뒤 플로팅 도크에 물을 채우면 침매관이 물 위로 뜨고, 대형선박이 이를 설치 지점까지 견인한다. 각 이음매가 제자리에 위치하고 나면 다시 물을 부어 압력으로 가라앉게 하고, 물 속에서 이음매를 연결시킨 뒤 흙으로 메우면 터널이 완성된다.

해저 40m 넘은 복잡한 환경에서 이음매를 단단히 고정시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정확한 조종과 측량, 수퍼컴퓨팅 활용은 가히 우주비행체 간의 교신과 도킹에 비견될 만하다. 대교에는 범지구 위성항법시스템(GNSS)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어 2만m 상공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사 지시를 내려 각 침매관의 결합 오차 범위를 7cm 미만으로 낮춘다. 결합이 완료되면 양 끝에서 물을 막는 데 쓰였던 지수대(止水帶)는 바닷물의 압력에 의해 밀봉되어 침매관들이 더욱 단단히 결합되도록 한다.

3년이 흐른 2017년 5월, ‘전화 30호’ 화물선이 마지막 접합부를 수중 리프팅하며 7월 7일에 해저침매터널의 모든 구간을 연결시켰다. 중국교통건설(中國交通建設) 주식회사의 강주아오대교 섬-터널 구간의 총괄엔지니어 린밍(林鳴)은 “64개의 혁신 공정이 적용된 이번 공사를 통해 여러 기술적 공백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터널을 구성한 거대 구조물들은 업계 종사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교량계의 히말라야’라는 명칭으로 뜨거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주아오대교에는 두 개의 인공섬이 있다. 스틸 실린더(steel cylinder)로 섬을 감싸는 방법으로 만들어낸 인공섬.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빨간색 모양의 원기둥이 바로 그 대형 스틸 실린더다. 사진/리쉐민(李學民)

‘레고’처럼 조립, 창의적 아이디어 백출
건설팀의 고민은 강주아오대교처럼 복잡한 구조에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해상 악조건도 극복해야 하는 환경에서 중국 내륙과 홍콩, 마카오의 설계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대형 해상통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모두가 머리를 짜낸 끝에 토목공사 형식을 아예 컨베이어 벨트식 장비제조업으로 바꿔 보자는 묘안이 나왔다.

강주아오대교의 설계수명은 120년, 철골 구조 제작을 위해 계약에서 주어진 공기는 36개월이었다. 제한된 공기 내에 품질이 보증된 복잡한 거대 철골 구조 제작을 완료하는 것이 또다른 과제였다.

철제빔이 부재로 쓰이는 공사에 과연 자동차 제조업처럼 컨베이어 벨트식 생산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 완전체 조립 단계에서도 프리캐스트 방식으로 작업장 내 생산을 할 수 있을지가 해결의 관건이었다. 장 팀장은 이에 ‘패널 유닛의 컨베이어 벨트식 생산’과 ‘시공현장을 조립공장으로 만드는 방식’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세계 최초의 스마트 강상자형교 패널 유닛 생산라인이 문을 열었다. 공장에는 스마트 조립과 용접 로봇 시스템이 도입돼 공정 효율과 품질을 높였고, 이를 통해 중국의 강상자형교 패널 유닛 생산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편, 인공섬의 스틸 실린더는 72개의 패널로 나뉘어 상하이(上海) 전화(振華)중공업 창싱(長興)기지에서 제작·조립됐다. 해저터널의 33개 침매관은 시공현장에서 13km 떨어진 구이산 프리캐스트 공장에서 전량 제작됐다. 공사에 들어가는 강상자형교, 잔교(棧橋), 교면판은 각각 중산, 둥관(東莞), 산하이관(山海關) 등의 기지에서 제작됐다. 위례(余烈) 강주아오대교관리국 부국장은 “시공 전 과정에 ‘대형화·표준화·공장화·조립화’ 개념을 도입해 현장에서 공장식으로 작업을 해 나갔다. 실로 엄청난 도약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침매관, 강상자형교 등 큼직한 구조물에서부터 비상구 문짝이나 오수 필터커버 등 작은 부자재까지 모든 부품은 육지의 공장에서 프리캐스트 방식으로 제작된 후 바다로 운반되어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 하나하나 조립된다. 물론 육지와 바다, 해상과 해저에서 ‘블록 쌓기’를 하려면 더욱 까다로운 기술과 높은 장비 수준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해저 침매관의 최종 접합부 리프팅을 담당한 ‘전화 30호’는 중국 자체 기술로 건조된 세계 최대 기중기선이다. 싱글암 고정 리프팅 하중 1만2000톤, 전 방향 회전 리프팅 하중 7000톤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대·중국 최초의 외해(外海) 시공용 심해 쇄석 레벨링 선박인 ‘진핑(津平) 1호’는 최고 정밀도 간격의 높이 차가 2mm에 불과해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교량의 철골탑 리프팅 작업을 위해 제작된 리프팅 선박 ‘창다하이성(長大海升) 호’의 최대 리프팅 높이는 아시아 최고 수준인 120m에 달한다. 

“지금은 평화의 시대라지만, 대형 인프라 부문은 오히려 하나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덩치가 큰 각 부문의 통합과 협력이라는 조화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장 팀장의 말이다.

스틸 실린더 내부 모습  사진/천웨이룬(陳維侖)

업계에 몰고온 ‘혁명의 바람’
동섬에서 출발해 섬과 터널 구간에 진입하면 멀지 않은 곳에 홍콩의 란타우섬(Lantau Island, 大嶼山)이 또렷하게 보인다. 강주아오대교가 세 지역에 걸쳐 있어 각 지역의 기술 표준과 품질 요건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강주아오 대교만의 독자적인 설계·시공·운영·관리 모델이 마련됐다. 설계사용수명 120년에 30만 톤급 오일 탱커와 15만 톤급의 컨테이너선의 24시간 통과 가능 디자인, 진도 8의 지진에도 견디는 내진 설계, 중국표준 16등급 태풍(중심 부근 최대풍속 51m/s 이상) 저항 가능 구성 등이다. 이와 더불어 관리국은 세 지역의 콘크리트 사용 기준을 통일시키기 위해 최초로 통합 콘크리트 인증 제도를 만들어 골재 구매와 기계 관리, 원료 보호와 혼합 공정을 모두 하나의 품질관리체계로 정착시켰다. 

한편, 교면 강상자형교 천장은 노면의 압력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종종 강상자형교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이를 감안하여 중국 내륙의 강상자형교 천장 두께는 12-14mm인 것에 반해 강주아오대교는 이를 18mm로 조정했다. 또 침매터널 핵심 부품인 지수대의 해외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독자적 개발로 기술 혁신을 이뤄 국제적 수준의 동종 제품을 생산해냈다. 이처럼 생산 라인을 전면적으로 개량한 중톄산차오(中鐵山橋)그룹은 이제 노르웨이, 미국, 독일 등으로부터도 강상자형교와 대형 철강 구조품 생산을 수주하고 있다.

공정 품질상의 향상과 더불어 국제 표준에도 성큼 다가가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HSE(Health, Safety, Environment) 관리시스템을 도입했고, 관리국 차원에서 안전환경부를 신설해 산업보건·안전관리·환경보호·항행안전보장 등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했으며, 시공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에 해당 기준을 준수하도록 했다. 관리국은 입찰 범위에도 안전과 환경보호 기준을 포함시켜 업체들의 기술과 공정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도-태평양 혹등고래’ 보호를 위해 환경팀이 직접 바다에 나가 300여 차례 추적조사를 한 끝에 30만장이 넘는 사진을 찍어 시공 과정에서 고래에 대한 집중 보호조치의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 슬러리를 줄이기 위해 섬-터널 구간의 그래브(grab·진흙 등을 퍼올리는 장비) 시공 공법을 개량해 굴착 정밀성은 높이는 한편 두께는 줄였다. 운반 과정에서 슬러리가 넘쳐 해역을 오염시키는 상황을 막기 위해 섬-터널 구간의 그래브 적재율을 낮췄다. 그 결과 7년 간 수만 번에 걸쳐 4000만m3가 넘는 슬러리가 옮겨지는 동안 인근 해역은 단 한 차례도 오염기준을 초과한 적이 없었다.

침매터널 화재 발생 시 인명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푸젠(福建)성 장저우(漳州)에 마련된 침매터널 화재실험 1대1 모형을 통해 다량의 로우데이터(raw data)를 확보하여 강주아오대교 침매터널 핵심 방재기술지표로 쓰이도록 했다. 이 밖에도 안전환경부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직업병으로 인한 작업자들의 고통과 피해를 막기위해 작업 투입 전후로 신체검사를 ‘강제’ 실시하도록 했다.

잠정 통계에 따르면 이번 ‘세기의 건설’을 위해 2003년부터 이뤄진 사전 연구작업은 현재까지 전국에서 100여 곳의 연구소, 수천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했다. 그간 300개가 넘는 연구가 진행됐고 투입된 금액만 총 5억 위안(약 853억8500만원)에 육박하며, 새로운 공법 40개가 발명됐고 100여 개의 특허가 탄생했다. 발표된 논문 수도 500편을 넘는다.

‘디테일’에 숨은 비결
동섬과 서섬을 유심히 살펴보면 계단의 벽돌과 벽돌 사이에 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업자들이 벽돌 작업을 할 때 가느다란 ‘실’을 이용해 측량을 했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강주아오대교는 그 자체로도 세기의 건설이지만, 그 밖에도 세세한 부분에서 감탄할 부분이 매우 많다. 그야말로 ‘명품 건설’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동섬과 서섬에는 터널을 드나드는 운전자들의 명암 변화 적응을 돕기 위해 출입구 위쪽에 200m 가량의 햇빛 가리개가 설치되어 있다. 45도로 기울어진 경사각이 빛의 양을 완만하게 변화시키는 효과를 낸다.이와 함께 동섬과 서섬의 건물 대부분에는 맑은 청수(淸水)를 사용한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기존 콘크리트와 달리 한 차례만 주입 성형하면 별다른 외장 작업 없이도 구조물 몸체에 콘크리트 자체의 결과 질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마감이 도출된다.

“우리처럼 사업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도 현장 작업자들과 함께 어울려 일할 때가 많다. 섬-터널 구간의 린밍 총괄 엔지니어도 매일 섬과 터널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하나하나 꼼꼼히 따진다.” 류징궈(劉經國) 중국교통건설 강주아오대교 섬-터널 구간 프리캐스트 1작업장 과장은 한 가지 현장의 일화를 떠올렸다. 하루는 린 총괄이 동섬의 큰 계단과 설계안의 오차를 육안으로 확인하던 중, 갑자기 담당자를 소환했다. 측량을 통해 4mm의 오차가 발견됐고 즉시 ‘재시공’ 명령이 떨어졌다. 장 팀장은 “시행사부터 시공에 참여하는 업체들까지 아름답고 정교한 교량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붓자는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교량 대국’과 ‘교량 강국’의 차이는 바로 ‘디테일’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하이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짙푸른 링딩양 바다 위로 강주아오대교 건설 구간이 진주목걸이를 꿴 것처럼 알알이 펼쳐져 있다. 양쪽의 인공섬은 그 가운데 가장 큰 옥구슬로서, 중국 내륙과 홍콩·마카오를 이어주며 ‘상호 연결’이라는 교량 건설의 취지를 잘 형상화하고 있다.

최근 ‘웨강아오 다완취(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로 이어지는 광역도시권)’의 부상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강주아오대교가 발휘할 역할에 대해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국가 발전과 더불어 주장 삼각주(珠三角) 지역의 경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홍콩과 마카오도 하루빨리 국가 발전 마스터플랜에 편입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만(灣) 지역 인프라 건설의 상호 연결과 소통(互聯互通) 과정은 앞으로 점점 더 속도를 낼 것이다.” 위례 부국장의 말이다.


글|양윈첸(楊云倩)

240

< >
7bc5ddc01606d0c16bf4f76818b4282.png

14억 중국인 삶에 스며든 &'한국 브랜드'

하오리유파이(好丽友派·초코파이), 하오둬위(好多鱼·고래밥), 모구리(蘑古力·초코송이), 무탕춘(木糖醇·자이리톨껌), 야투더우(呀土豆·오감자), 수위안(薯愿·예감), 하오유취(好友趣·스윙칩), 궈쯔궈쯔(果滋果姿·마이구미),

읽기 원문>>

조용한 흥행몰이...한국에서의 중국 모바일 게임

얼마 전, 한 한국 친구가 중국 모바일게임 관련 IP 제품 구입 방법을 물어 깜짝 놀랐다. 친구가 문의한 것은 ‘원신’이라는 중국 모바일게임 IP 제품으로, 현재 한국에서 매우 유행하고 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