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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룡(追龍)II> 홍콩식 액션 스릴러의 재림


2019-08-20      

2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영화 <추룡>은 서서히 저물어가던 홍콩 영화계에 다시금 불을 댕겼다.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왕징(王晶)은 고전적인 소재를 재해석해 맛깔나는 재료로 재구성하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촬영감독 관즈야오(關智耀)와 다시 손잡고 량자후이(梁家輝), 구톈러(古天樂), 린자둥(林家棟), 런다화(任達華) 등 유명 배우들이 가세한 <추룡II>를 만들어 지난 6월 중국에서 개봉했다. 

<추룡>과 <추룡II>를 비교해 보면 줄거리는 다르지만 기본 구성 틀은 같다. 파란만장한 스토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 이들을 지켜보는 새로운 시선……<추룡>이 1960-70년대 홍콩 지하 세계를 주름잡았던 ‘두 영웅’ 보하오(跛豪)와 레이뤄(雷洛)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추룡II>은 특수한 시대를 배경으로 탄생한 또 다른 희대의 악인 룽즈창(龍誌強)의 인생을 담았다.

영화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시기로 거슬러간다. 영국이 철수 준비를 하던 당시 홍콩은 치안이 불안정해진 탓에 룽즈창과 같은 인물과 각종 조직들의 대담한 범죄가 난무했다. 이들은 재벌 2세를 여럿 납치해 20억 위안이 넘는 몸값을 요구했고,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들은 경찰 신고 대신 순순히 몸값을 건네는 일이 빈번했다. 이런 범죄 사건에 주목한 중국 공안부(公安部)는 홍콩 경찰당국과 연계해 홍콩 출신의 경찰 허톈(何天)을 룽즈창의 범죄조직으로 잠입시킨다. 마카오 재벌 허부판(賀不凡)을 납치하려는 룽즈창의 계획을 간파한 허톈은 한바탕 두뇌싸움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룽즈창을 체포하는 데 성공하고 허부판을 구출해낸다.

<추룡II>은 범죄자 장쯔창(張子強)이 홍콩 최대 재벌 리자청(李嘉誠)의 아들 리쩌쥐(李澤鉅)를 납치했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장쯔창의 별명인 ‘대부호(大富豪)’는 그가 대부호, 즉 가장 상류층 재벌들만 골라 납치하는 대범함을 지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그를 소재로 한 작품만 이미 6편에 달한다.

왕 감독은 영화 제작 전 실제 사건의 논픽션 요소와 잘 알려지지 않은 내부적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한때 장쯔창과 한패였으며 이미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인물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추룡II>에는 홍콩 영화라면 으레 기대하게 되는 익숙한 소재들로 가득하다. 이어지는 잠입 작전과 숨막히는 추격전, 서로를 향해 겨누는 총구……전체 줄거리와 진행 속도, 카메라 워킹이 각각 호흡을 맞추며 박진감과 스릴을 자아낸다. 범죄 수사물 특유의 피끓는 장면 외에도 홍콩 액션물만이 지닌 독특한 카리스마로 영화는 한층 더 굵고 선명한 색을 띤다. 스토리가 전개되며 주인공을 둘러싼 위험이 조금씩 고조되고, 상황은 점점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는다.

전반적으로 복고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영화는 뻔한 클리셰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일부 캐릭터 설정과 디테일한 전개에서 ‘반기’를 들기도 한다. 장쯔창의 스토리를 각색한 여타 작품과 달리 왕 감독은 조직사회에 잠입한 허톈의 시선을 통해 조직 두목의 실상을 드러낸다. 게다가 허톈이 조직 내부 잠입에 성공했다고 착각한 순간 예리하고 눈치 빠른 룽즈창은 허톈의 정체를 간파하고 그를 이용해 경찰에 잘못된 정보를 넘기는데, 이처럼 곳곳에 있는 극의 반전이 관객들의 숨을 더욱 졸아들게 만든다.

홍콩 수사물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두 영웅’이다. 적이면서 친구이고, 친구이면서 적이기도 한 악당과 잠입경찰 간의 모순된 관계는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액션 장면을 통해 더욱 짜릿하고 극적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추룡II>에서는 이런 애증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두 영웅’이 아니라 ‘네 영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인공 룽즈창(량자후이(梁家輝) 분)의 주변에는 잠입경찰(구톈러(古天樂) 분) 외에도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박사 조수(린자둥(林家棟) 분), 냉혈한 경관(런다화(任達華) 분)이 등장한다. 

이 네 명의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도 영화의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룽즈창의 노련함과 잔인함, 허톈의 정의감과 모험감, 박사의 음험함과 미스터리함, 경관의 여유 있는 미소와 치열한 전술이야말로 <추룡II>에서만 볼 수 있는 대배우들의 ‘메소드’ 향연이다. 각 캐릭터 간의 관계도 무척 의미심장하다. 겉으로는 끈끈해 보이지만 실상은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서로 연대하면서도 각자의 셈판이 있으며, 동료를 인정하는 듯하면서도 물밑에서는 목숨을 건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세기의 악당이 몰락하는 과정을 담은 고전 수사물은 탄탄한 라인업,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진한 인간미를 풍기는 스토리 구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여기에 스파이, 악당, 폭파, 추격 등 각종 요소가 버무려지고 한층 극적인 요소도 추가됐다. 이것이 홍콩 수사물 전성기의 부활을 노리는 <추룡II>이 지닌 ‘피할 수 없는’ 매력이다.


글|친스웨(秦時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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