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9 인민화보
쇼핑 축제가 대륙을 휩쓸고, 주문한 상품들이 배달되고 나면 각 가정과 사무실에선 막대한 양의 포장 쓰레기들이 발생한다. 택배 포장에 쓰이는 종이상자, 스티로폼 포장재, 포장용 테이프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우정국은 택배 물량이 207억건 수준이었던 2015년 기준으로 99억2000만개의 종이상자, 82억7000만개의 스티로폼 포장재, 169억8000만m의 포장 테이프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상자와 포장재를 모두 펼쳐 잇는다고 가정하면 960만㎢의 중국 국토 전부를 덮고도 남는다. 포장 테이프를 이어붙이면 지구 둘레를 425번 감을 수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와 함께 택배 산업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택배 건수는 지난해 310억건을 넘어서 10년 전에 비해 31배 성장했다. 택배 산업의 발전에 따라 포장 쓰레기가 발생되고, 이에 따른 환경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광군제를 한 달 앞둔 10월 주요 택배 회사들이 연이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중퉁(中通), 윈다(韻達) 등 중견 업체들 위주였다. 택배업계 선두권인 순펑(順豊), 위엔퉁(圓通)은 아직까지는 택배비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택배 가격 인상은 곧 상품 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점점 격화되고 있는 택배업계 경쟁을 생각하면 이들 중견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인력난, 택배 원가 상승 등이 이유로 꼽히는 데 그 중 중요한 배경으로 택배 상자 원가 상승이다.
최근 몇 년새 오염 물질 배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택배 상자의 원재료인 종이도 가격이 상승했다. 환경 부처에서 규제를 강화하자 기준 미달의 소형제지업체들은 문을 닫았다. 제지공장에서 배출하는 오폐수 기준이 올라가면서 설비 기준도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이 줄어들자 가격은 자연히 상승했다. 일부 제지공장은 환경보호 설비 기준을 맞추지 못해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중국 제지업계의 연간 투자액은 2600억~2800억 위안(약 42조~46조원)으로 집계된다. 이중 대부분 자금이 환경 설비에 쓰인다. 중국 내 유명 대형 제지공장 중 하나인 APP제지공장은 올해 전체투자 중 40%를 환경보호 관련 설비에 쏟아부었다.
종이상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공유 택배 박스까지 나왔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이 박스는 종이처럼 접을 수 있어 휴대가 편리하다. 10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어 회당 원가는 0.025위안 수준이라고 한다. 수취인이 택배를 받은 후 상자를 다시 택배 배달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재활용한다.
국가우정국은 ‘택배업계 친환경포장 실시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택배 업계는 내년까지 20만개를 공유 택배 상자로 투입해 환경 보호와 원가 절감을 꾀할 계획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막을 내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보고에서 생태문명 체제를 개혁하고 아름다운 중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환경보호 정책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택배 산업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글| 박은경(한국 경향신문 베이징특파원)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