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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二十二)> 끝나지 않은 아픔, 그러나 ‘담담함의 힘’


인민화보

2017-11-03      인민화보



영화는 무거운 소재를 다뤘지만 시종일관 절제한다. 작위적인 유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역사를 서술한다. <22> 중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박스오피스 1 위안( 172억원) 돌파해 중국 국산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화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주는 것은 ‘사색’이다.


해가 뜨면 일어나 밥 먹고 벽에 기대 햇볕을 쬐고 가끔 진한 사투리로 이야기하지만 더 많은 시간은 ‘침묵’이다. 해가 지면 그녀들은 의자를 들고 집으로 들어가 밥 먹고 잠을 잔다……. 영화에서 고령의 할머니 22명의 일상생활은 이처럼 비슷비슷하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할머니들과 다를 것이 없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22>의 주인공들은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상처가 너무 커서 평생 직시할 수가 없을 정도다. 이렇게 평범한 날들은 그들이 최선을 다해 억누르고 자제하면서 살아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다.


카메라 앞에서 어떤 할머니는 아이처럼 웃었고, 어떤 할머니는 가족이 너그럽게 감싸주고 이해해준 것에 감사의 눈물을 흘렸으며, 또 어떤 할머니는 카메라 앞에 나서길 거부해 방 한쪽 구석만 찍었다……. 궈커(郭柯) 감독은 “할머니 한 분 한 분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선을 지키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최소 20만명의 중국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인간성이 말살당하는 학대를 경험했다. 90년대에 100여 명의 피해자가 나서서 일본 정부에 소송을 제기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30여 년이 흘렀지만 아무 결과가 없다.


궈커 감독의 이전 작품은 2012 12월 촬영한 <32(三十二)>로 역시 ‘위안부’를 소재로 했다. 당시 중국 전체에서 신분을 공개한 위안부 가운데 건재한 분은 32명이었다. 2014 <32>에 기록된 할머니 32명 가운데 10명이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이 때문에 궈커 감독은 <22> 촬영을 서둘러 시작했고 국내 극장에서 상영을 추진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할머니들의 현재 생활을 알고 역사를 이해하며 전쟁이 여성에게 가져다준 상처를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22> 8 14일 ‘세계 위안부 기림일’을 선택해 개봉했다. 22명의 이름 중에 14명의 이름에 검은 테두리가 둘러졌다. <22> 개봉 이틀 전 영화 속 주인공 중 한 명인 황유량(黃有良)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일본 정부에 소송을 제기한 위안부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


<22>에는 직접 경험한 사람 뿐 아니라 역사를 잊지 않고 동분서주하는 사람들도 많이 등장한다.


농촌 교사인 장솽빙(張雙兵)의 또 다른 신분은 중국 최초의 위안부 민간조사원이다. 그는 1982년부터 생존자 127명을 방문해 피해자의 구술을 정리하고 기록문학 작품을 출판했다. 일본인 유학생 요네다 마이(米田麻衣)는 중국 하이난(海南)에 살고 있는 피해자를 5년 동안이나 방문했다. 쑤즈량(蘇智良) 상하이사범대학교 교수는 1993년부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피해자들의 소송, 위안부 유적지 찾기, 구술사 정리 등을 도왔다.


어떤 학자는 이 다큐멘터리가 문헌적 의미는 부족하지만 존중할 만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중국 침략 전쟁의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지막 나날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구술과 영상 기록을 통해 사라져가는 역사를 남겼다는 것이 <22>가 가진 가치다.


촬영 후원 및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상영에서부터 국산 다큐멘터리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에 이르기까지, 궈커 감독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 모든 스태프, 자발적으로 출자해준 연예인, 많은 도움을 준 학자와 자원봉사자는 물론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장장 3분 동안 나오는 3만여 명의 크라우드펀딩 참여자 한 분 한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사와 현재는 단절된 적이 없다. 과거를 어떻게 살펴볼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피해 할머니가 한 말이 자막으로 올라왔다. ‘중일 양국이 영원히 우호적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전쟁은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글|양윈첸(楊雲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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