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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춘도2: 수라전장(繡春刀2:修羅戰場)〉 ‘장기판 졸개’의 생존법


인민화보

2017-10-16      인민화보



명나라 천계(天啟) 7, 북진무사(北鎮撫司) 금의위(錦衣衛) 선롄(沈煉, 장진<張震>)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사(畫師) 베이자이(北齋, 양미<楊冪>) 구하기 위해 부득이 동료인 링윈카이(淩雲鎧, 우창<武強>) 입을 막고, 결국 남사(南司) 금의위 페이룬(裴綸, 레이자인<雷佳音>) 조사를 받게 된다. 선롄의 상사인 천호(千戶) 루원자오(陸文昭, 장이<張譯>) 8 선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있으나, 본래 음험하고 이익만 탐하는 사람인지라 겉으로는 선롄을 도와주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권력을 얻기 위해 선롄 등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선롄은 베이자이를 구하고자 하지만, 베일에 가려진 여성의 협박으로 선롄은 금의위의 문서보관소를 불태워 황제를 모함하는 죄증(罪證)을 모두 소각해버렸다. 이 일로 선롄은 권력을 둘러싼 암투에 휘말리게 되고 더욱 깊은 늪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모든 일의 배후에는 황위(皇位)를 쟁탈하기 위한 음모가 깔려 있으니, 혼란과 무질서로 점철된 아수라! 역린(逆鳞)을 둘러싼 치열한 투쟁이 임박했다.


<수춘도2>는 무협영화라고 보기 힘들다. 무술세계의 금기를 깨뜨렸거나 사무칠 정도의 원한을 가진 협객의 이야기도 아니고, 보은 혹은 복수를 꿈꾸거나 거리낌 없이 호방한 강호(江湖)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아니다.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와 비슷하게 억압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옛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라고 정의하는 편이 더욱 바람직할 법 하다.


사실적이면서도 명확한 동작에 피와 살이 튀는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과감한 편집으로 탄생한 블록버스터급 장면과 세부 스토리들은 철저한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스토리에 속도감과 시원스러움을 더해준다. 같은 칼이지만, 선롄의 칼에는 꽃이 조각되어 있고 링윈카이의 칼에는 매가 새겨져 있다. 한 사람은 내성적이고 정()적이며 고양이를 기르고 그림을 즐기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과격하고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칼과 다르지 않다.


문서보관소에서의 일전(一戰) 중 동창(東廠) 태감(太監)의 무기 유성추(流星錘)는 선롄의 수춘도와 맞대결을 벌인다. 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새로우면서도 화려한 장면은 실마리를 쫓아 진상을 밝히려는 자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상을 은폐하고 장애물을 만들려는 양자간의 대결을 보여준다. 추격하는 자와 쫓기는 자,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간의 숨막히는 힘겨루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주인공 선롄은 금의위일 뿐 강호의 의협(義俠)은 아니다. 그는 체제(體制) 속의 인물로, 황제의 명령에 따르면서도 황실의 독재 전제정치를 바로잡고자 한다. ()과 사()를 구분하기 어렵고 시()와 비()를 가리기 힘든 편협한 환경에서 그의 행동은 오로지 ‘활로(活路)’만 쫓을 뿐, ‘권선징악’이나 ‘위국위민(爲國爲民)’에 신경 쓸 틈은 없다.


물론, 전통 무협영화에 존재하는 ‘강호의 의인(義人)’이 영화에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두 주변인물에 불과하고 체제 내의 관료와 모호하거나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선롄은 조정 관료이지만 사실은 사냥매나 사냥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 발 물러서 바라본다 해도 자신의 수완에 기대어 밥이나 벌어먹는 일반 백성 이상의 평가는 하기가 힘들다. 수동적으로 사람을 구하고 수동적으로 복수를 하며, 심지어 사랑 앞에서도 수동적이기만 한 무지몽매한 그는 결국 장기판의 ‘졸’에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저 ‘생각은 있지만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선롄만이 갖는 매력이다


그러나 선롄이 입체적일 수 있는 것은 그가 결국 자신이라는 존재를 깨닫기 때문이다. 마침내 능동적인 선택을 하게 된 선롄은 베이자이를 구하고 페이룬을 구한다. 베이자이를 구한 것은 선롄의 양심이 각성한 결과다.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줄곧 현실에 순응하며 눈앞의 안일을 꾀했던 그는 결국 내심의 ‘정의(正義)’를 억누르지 못한다. 골치 아픈 것이 싫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그였지만 베이자이를 구하고 문서보관소를 불태움으로써 살길을 모색했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로지 살기 위한 삶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선롄은 비로소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세상은 나무이고, 인간은 개미다. 개미는 무력(無力)하지만 나무를 흔들 수 있는 번뜩이는 생각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헤아리지 못했던, 실수투성이었던 결전(決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글|페이이니(裴旖旎), 중국예술연구원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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