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칼럼 >> 본문

축윤명(祝允明)—수하산행음(首夏山行吟)


인민화보

2017-07-18      인민화보


梅子青, 梅子黄, 菜肥麥熟養蠶忙.

山僧過嶺看茶老, 村女當壚煮酒香.

Méizǐ qīng méizǐ huáng, càiféi màishú yǎngcán máng.

Shānsēng guòlǐng kànchálǎo, cūnnǚ dānglú zhǔjiǔ xiāng

매자청 매자황 채비맥숙양잠망.

산승과령간차로, 촌녀당로자주향.


푸른 매실 노릿한 빛이 감도는 계절, 채소는 무성하고 보리 익어가는 한편 양잠으로 분주한 계절.

고개 넘던 산승 한잔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마을아낙의 주막에서 익는 내음 향기로워라.


초여름(首夏) 산행의 풍물과 감흥을 노래한 작품이다. 천혜의 , 중국 동남부에 매실이 익기 시작하는 6(음력 5 ). 이른바춘궁기와는 무연한 세상이 펼쳐진다. 텃밭의 채소는 무성해지고 들판에는 보리가 익어간다. 양잠으로 분주한 계절이기도 하다. 봄을 뜻하는 상형문자春’ 원형은 뽕나무에 잎이 나는 형상을 것이라고 한다. 인류문명사에 위대한 실크로드를 가능하게 중국의 가장 오랜 산업의 하나가 양잠이었다.


산속 암자의 스님이 고개를 넘어가다 찻집에 들려 조용히 앉아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차를 시킨() 한참() 되었다는 것은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다른 표현이다. 여유로움 한가함이 물씬 전해져 온다. 순간 다가오는 술내음. 茶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던 문득 술을 느낀 것이다.


반전이야말로 고적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차원의 욕구와 심미적 세계가 열리는 순간의 감동을 속삭인다. 일상적인 동시에 비일상적인 세계의 매개인茶와 어느 쪽도 포기할 없는 삶의 서로 다른 가지 가치를 표상한다. 차분하고 냉철한 사색과 소용돌이치거나 흘러 넘치는 감흥, 양자의 대립과 조화로 채워지는 삶이란 얼마나 충만할 것인가! 그런 인생의 비의(秘義) 포착한 점에 작품의 묘미가 있다.


글자수의 배열이 3-3-7-7-7. 엄격한 평측의 5 내지 7언으로 배열된 근체시(近體詩, 당나라 정착한 정형시) 아니라 보다 통속적 형식인()’. 작품은 중국인들에게 현대어 번역이 필요없을 만큼 친근한 구어체로 이뤄져 있다. 흥얼거리면 그냥 노래가 되는 노래가사, 그러면서도 압운(, ) 하고 대구의 멋도 살렸다. 山僧 村女, 過嶺 當爐, 茶와 煮酒, 각각 가지런히 서로 조응한다.


축윤명(AD 1460-1526) 장주(長洲), 지금의 장쑤(江蘇) 쑤저우(蘇州)에서 태어났고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배움을 즐겨 세에 (33.3cm) 크기의 글자를 쓰는가 하면 세에 시문을 지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10 세에 벌써 여러 서적을 섭렵, 문장력도 뛰어난 한마디로신동이었다. 17세에 수재, 32 거인에 합격했으나 최종관문인 대과에서는 낙방한다. 광둥(廣東)성에서 지방관을 지내다가 병을 얻어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 희철(希哲), 손가락 여섯 육손이 태어났기 때문에 호를지지생(枝指生)’ 또는 지산(枝山)이라 했다. 지산노초(枝山老樵), 지지산인(枝指山人)이라는 서명도 많이 남아있다. 당대 최고의 글씨로 통했고 심하게 흘려쓰는 광초(狂草) 특히 유명했다. ‘초서 문자라는 편의성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 의미체계가 어떻게 형상미로 전환하고 공존하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한자문명권 최고의지적(知的) 사치 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시인과 서예가가 분화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다. 詩書(시와 서예) 왕조시대 문인의 당연한 기본기였고, 여기에 사군자를 포함하는 문인화를 더한 시서화란 한자문명권 중세지식인의정신세계와 일상 심미적 통합의 물증이다.


서예의 전통를 논할 ()지방을 으뜸으로 치고, 최고로 축윤명을 꼽는다. 당인(唐寅), 문징명(文徵明), 서정경(徐禎卿) 더불어 지역 ‘4 명인(吳中四才子)’ 칭해지기도 한다. <삼국지연의> 시대 위촉오 가운데 오나라 땅이었던 중국 동남부는 아득한 고대 이래 풍부한 물산을 배경으로 문화적 내공이 남다르다. 축윤명의 대표 서예저서 <육체서시부권(六體書詩賦卷)> <초서두보시권(草書杜甫詩卷)> 등이 있으며 저서로 <회성당집(懷星堂集)> 30, <소재소찬(蘇材小纂)> 6, <축자죄지(祝子罪知)> 7, <부물(浮物)> 1 등이 전한다.



글ㅣ임명신(한국)

240

< >
2018两会大背景图_副本.jpg

중한 관계를 이야기하며 한반도 미래를 탐색하다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 베이징서 개최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

읽기 원문>>

베세토 연극제, 한중일 ‘문화변용’의 촉진제

중국희극가협회와 저장(浙江)성 문화청이 주최하고 저장예술직업학원이 주관한 ‘제24회 베세토(BeSeTo·중한일)연극제’가 11월 4-11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됐다.‘연극: 꿈과 표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연극제에는 중국 한국 일본 3국에서 온 10여 개 연극팀 약 400명의 배우들이 참여했다. 연극제가 열린 7일 동안 8개 극장에서 10개 작품이 17차례 공연됐다. 평균 예매율은 90%, 관객수는 연인원 1만1000여 명을 각각 기록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