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정치 >> 본문

미 대선 이후의 조선반도 정세와 조미관계


2021-01-13      

2018년 초부터 조선(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외부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한편 남북·중조·조미·조러 정상이 잇따라 회동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역내 긴장은 크게 완화됐다. 그럼에도 핵 이슈에는 실질적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주요 쟁점에서 조미 간 입장 차도 좁혀지지 않았다. 현재 조선반도 정세는 선열후냉(先熱後冷)의 상황이며 비핵화 프로세스도 지지부진하다. 100년 만의 가장 큰 변화가 가속도로 심화되고 대국관계에도 중대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미국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며 조선반도 정세와 조미관계에 새로운 변수를 안겨주고 있다.

조선반도 정세 발전의 거시적·중기적 배경
거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금 세계는 100년 만의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국관계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퓰리즘과 반세계화 흐름이 장기화되고 트럼프 행정부 집권 4년의 충격 속에 기존 자유주의적 제도주의 국제질서는 한계에 부딪혔으며, 국가 간 신뢰 하락에 따라 각국 정책에서 현실주의 경향이 눈에 띄게 부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국 간 역학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중미 간 대립과 경쟁이 고조됐고, 미국 내에서는 본격적인 대중 견제와 압박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함께 최우선 정치적 과제로까지 떠오르는 상황이다. 미국은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중국 주변에서 ‘쐐기를 박고, 작업을 하고, 흙탕물을 일으키는’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적인 측면에서 조선반도는 전체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소극적 대응과 지연으로 조미는 전략적 대치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근 3년 간 조선은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단행하거나 대대적인 핵·미사일 능력 과시 움직임이 없었고 역내 안보나 조미관계도 펀더멘탈을 유지하고 있다. 중조관계는 개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의 경우 다소의 파동은 있었으나 치명적인 타격은 그러나 비핵화 협상은 물론이고 조미대화의 경우 완전한 정체에 빠졌다. 조미는 비핵화에 대한 기본 정의, 접근 방식, 선후 절차와 관련해 주요 쟁점에서 이견 차가 있으며,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이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조미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떠난 뒤 조선의 ‘영변 핵시설 폐기 vs 민생 지장 제재 해제(미국이 일부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조선도 미국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시설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제안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 비핵화 협상에 큰 손실과 충격을 야기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조선의 핵·미사일은 양적·질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조선 역시 점점 더 공개적이고 명시적인 ‘정면돌파전’ 방식으로 핵보유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 조핵(북핵) 이슈의 정치적 가치를 남김없이 이용한 이후 실질적인 조치 없이 원칙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미 정권교체 이후 조미 외교정책의 조정 방향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트럼프에 비해 형식이나 접근론에서 일정 수준 조정을 가하되, 미국 외교의 기본 핵심가치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주당 행정부는 이념, 가치관, 전통적인 외교 원칙을 강조할 것이다. 동맹국과 글로벌 이슈에 주목하고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회복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동맹관계, 국제협력, 다자주의 등 정책적 수단 활용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패권 지위와 자국의 군사·기술·경제의 절대적 우위 유지를 위한 전략은 불변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억제와 ‘중국 때리기’ 기조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반도와 비핵화 이슈에서는 여전히 조선의 입장에서 안보 관심사를 고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조선과 평등한 대화·협상·거래에 임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경우 대내외 전략의 강한 연속성을 유지한다. 조선의 국가안보 수호 결심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미국이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안보 약속과 보장 제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전면적인 경제 제재 해제를 하지 않는 한 쉽사리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조선은 조속한 경제회복과 경제발전 및 민생 개선 노력을 유지하면서 가급적 안정적인 외교 정세와 외부 환경을 조성하고자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주목해 2020년 초부터 이어온 초강도 방역조치를 취하며 대외 연락을 최소화할 것이다. 즉, 현실적인 각도에서 단기적으로는 조선의 외교정책이 주도적으로 변화할 여지는 크지 않으며, 전염병 상황이 심각한 국가와 집중적인 소통을 할 가능성도 낮다.
 
조미 대치 국면은 계속될 듯
미국 민주당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이슈에 관심이 많고 조선문제 전문가나 핵기술 전문가와 같은 기술전문가의 역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공화당 행정부에 비해 단계적 비핵화 접근법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로 조선과 접촉하거나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까운 미래에 조미관계 대치 국면은 여전히 지속될 확률이 높으며 비핵화 이슈에서도 중대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크지 않다.
 
첫째, 주요 쟁점에서 조미 간 팽팽한 입장 차가 맞서고 있다. 미국 민주당 행정부는 다자 협력, 외교 원칙, 전통적 가치관을 강조한다. 바이든은 정상외교와 지도자의 사적인 관계에 따라 외교를 펼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top-down·하향식)’ 접근 대신 실질적이고 실무적인 접촉 위주의 ‘바텀업(bottom-up·상향식)’ 접근론을 펼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지난 3년 간 이어진 공방전을 통해 상대방의 속사정을 훤히 들여다 본 조미 양측은 주요 쟁점을 두고 맞서고 있으며, 기술관료 간 접촉으로도 간극이 메워지지 않는 상태다.
 
둘째, 조선과 비핵화 이슈는 바이든 행정부의 동아시아 동맹관계 강화와 지속적인 대중 압박·봉쇄의 좋은 구실이다. 최근 중한관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중일관계도 장기적인 안정세를 유지하는 점을 고려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을 포섭해 강군 육성과 군비 확장을 모색하려 할 것이다. 아울러 동아시아 또는 동아시아를 겨냥해 선진화된 탄도미사일방어(BMD), 정찰기, 정보 및 신속공격 역량 배치를 늘리고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구실로서도 조선과 비핵화 이슈 억제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 안보 정세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조선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 상위에 놓인 코로나19 대응, 경제회복, 중국 견제와 봉쇄, 동맹체제 재구축 등에 비해 오래 전 핵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이 중단된 조선 이슈는 시급성이 떨어지고 더 이상 정치적 이용가치도 없다고 판단해 당분간 방치하거나 신중히 접근하려 할 수 있다.
 
넷째, 바이든은 ‘트럼프식’ 무원칙적 대북정책과 입장에 반대하며 대북 이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임명된 토니 블링컨 국무부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요 외교안보라인 인선을 봐도 모두 일관되게 대북제재와 압박 수위를 높여 협상에서 조선의 양보를 이끌어 내겠다는 강경 입장을 취해 온 전통 기득권 세력 출신들이다. 이러한 미국 고위층의 전략적 성향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반도의 숨겨진 안보 리스크에도 주목해야 한다. 조선은 미 대선을 전후해 조미관계에 관한 대외적인 언급을 스스로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각 부처와 해외공관에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아 조선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2021년 중반까지 섣부른 행동을 자제하고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선의 과거 전략적 전통과 어려움에 처한 국내적 상황을 고려할 때 중단거리 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한 동향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어렵게 찾아온 조선반도 안정 국면에 새로운 도전이 예상되므로 이와 관련한 리스크를 경계해야 하며, 위기관리를 둘러싼 중한 협력의 필요성과 시급성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류톈충(劉天聰),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동북아연구소 부연구원







240

< >
小 横图.jpg

숫자로 보는 중국 서비스무역

중국은 2014년 서비스무역 총액 세계 2위로 도약했으며, 현재는 6년 연속 세계 2위이다.

읽기 원문>>

영상으로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9월 10일 오후, 중한 양국의 여러 기관 대표들이 중국외문국에서 열린 개막 행사에서 ‘제1회 나와 중국(한국)의 이야기’ 한중 청년 영상대회의 개막을 선언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