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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신장다사(新疆大厦), 실크로드 맛집 탐방


2021-11-23      글|김진방(연합뉴스 베이징 특파원)

양러우좌판 사진/돤웨이(段崴)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는 마치 서울처럼 온갖 지방의 음식들이 다 모여 있다. 서울과 조금 다른 부분이라면 베이징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업무 소통을 위한 대표처들이 나와 있으며, 이들 정부에서 지방 예산을 투입해 만든 다사(大厦, 빌딩)와 식당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대표처를 지방정부의 베이징 주재 사무소라는 의미로 ‘주징반(駐京辦)’이라 부른다. 

 

주징반이 어떤 곳일까?

주징반을 운영하는 다사나 식당은 지역 홍보를 위해 산지에서 특산물 등 재료를 직접 공수해서 요리하고, 주방장과 종업원 역시 그 지역 사람들을 고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 역시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서울에서 먹는 전주 음식이 본고장의 맛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비해 베이징 다사들의 음식은 상당히 현지에 근접한 맛을 낸다.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베이징에는 수십 곳의 주징반 식당이 있다. 실제로 이런 주징반만을 찾아다니면서 관련 내용을 정리한 미식 가이드도 있다. 

 

주징반은 대개 베이징 도심에 모여있다. 베이징의 중심인 톈안먼(天安門)을 기점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동쪽이든 서쪽이든 뭉쳐 있어 찾아가기도 그리 어렵지 않다. 특히 주징반에서 운영하는 대부분의 다사는 숙박도 가능하니 다사가 뭉쳐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아 두고 ‘다사 투어’를 해보는 것도 좋은 베이징 여행 팁이다. 

 

중국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땅덩어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짧은 여행으로는 각지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한번 중국에 여행 와서 일주일을 머문다 한들 기껏해야 2~3곳을 방문하기도 벅차다. 중국은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하루나 반나절을 써야 하고 돌아오는 데도 같은 시간을 들여야 하니 몸을 움직인다면 어디를 가든 ‘-1일’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에 베이징에서 다사를 돈다고 하면 많으면 하루에 2~3곳을 돌 수 있다. 물론 그 지역의 풍광을 즐기거나, 현지인과 교감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직접 현지를 방문하는 것보다 베이징의 깨끗한 환경에서 좀 더 여유있게 현지의 맛과 멋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다사를 다니기 시작한 게 벌써 몇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까지 다녔던 다샤 중 고르고 골라 그 중에 유명한 다샤의 하나인 ‘신장(新疆)다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베이징에서 정통 신장음식을 맛본다

신장은 중국 서쪽 끝에서 북쪽에 자리한 자치구다. 예전 실크로드의 중심지이기도 한 신장은 중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지역이다. 신장 사람은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같은 지역에서 터를 잡으면 동향 사람이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한데 뭉쳐 정착한다. 이때 주로 생업으로 삼는 것이 식당이다. 그래서 중국 어디를 가도 유명한 신장 식당 하나쯤은 반드시 있고, 맛 또한 준수한 편이다. 

 

역사적으로는 서한(西漢) 때(기원전 60년) 신장에 서역도호부(西域都護府)가 설치됐던 적이 있다. 1949년 신장은 평화 해방을 이루고, 1955년 10월 1일에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가 설치됐다. 

 

우리가 잘 아는 실크로드의 중간 길목이 바로 신장이다. 그래서 이곳을 실크로드의 배꼽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동서양 교역의 중심 길목이었던 탓에 문화적 요소가 여전히 풍부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문화하면 빠질 수 없는 음식도 매우 훌륭한 편이다. 

 

화덕에서 밀가루 반죽을 구워 만든 낭. 신장에서는 밥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사진/친빈(秦斌)


중국에서 양고기하면 바로 네이멍구(內蒙古)와 신장이 떠오른다. 네이멍구가 순수한 양고기의 풍미를 살려 조리한다면, 신장은 쯔란(孜然, 커민)과 라자오(辣椒, 고추)라는 조미료를 비롯해 각종 향신료를 이용해 양고기를 조리한다. 두 지역 모두 양고기 맛은 두말할 것도 없이 끝내준다. 

 

신장 지역의 양고기 요리 중 특색 있는 것은 붉은 버드나무라는 뜻의 홍류수(红柳树) 가지에 양고기를 꽂아 굽는 ‘훙류카오양러우(红柳烤羊肉)’다. 이 붉은 버드나무는 가지가 붉은색이고 잎은 녹색인 관목종이다. 홍류수 가지에 양고기를 꿰어서 구우면, 약간 소금기가 배고 풍미를 더하는 성분이 나와 맛이 좋아진다. 가지가 굵기 때문에 상당히 큰 덩이로 양고기를 떼서 꿰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양꼬치가 육우라면 훙류카오양러우는 한우 안심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네이멍구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대중적으로는 신장식이 더 인기가 많다. 

 

실제로 유학생들이 처음 현지식에 적응할 때 가장 입맛에 맞아 자주 찾는 곳도 신장 식당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신장의 음식은 서양 음식, 특히 유럽 음식과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 

 

먼저 신장 음식의 밥 역할을 하는 낭(馕)만 해도 피자와 무척 닮았다. 낭은 화덕에서 밀가루 반죽을 구워 만든다. 화덕을 이용하는 조리 방법 역시 피자랑 매우 유사하다. 낭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들도 종류가 다양한데 간단하게는 낭 위에 고기를 얹는 것이 있고, 낭을 바닥에 깔고 양념이 된 음식을 부어서 내는 낭바오러우(馕包肉) 같은 음식도 있다. 

 

신장은 면 요리 역시 무척 발달해 있다. 이탈리아 파스타와 비슷하게 생긴 스파게티 같은 면이 있고, 수제비 같은 콘킬리에(Conchiglie) 모양도 있고, 칼국수처럼 생긴 탈리아텔레(Tagliatelle)와 비슷한 면도 있다. 심지어 마카로니와 비슷하게 생긴 딩딩몐(丁丁面)이라는 것도 있다. 

 

쌀요리인 필라프와 비슷한 요리도 있는데 이것도 만드는 과정까지 정말 비슷하다. 신장식 이름은 양러우좌판(羊肉抓飯)이다. 밥을 볶다가 양고기 육수를 부어서 마저 볶고, 그 위에 육수를 낸 삶은 양고기를 얹어서 낸다. 밥의 질감 자체는 필라프라기보다는 고깃국물을 넣어 지은 전주식 비빔밥 같다. 

 

후식으로는 수제 요거트를 먹어 보는 걸 추천한다. 신장에는 양이 있으니 당연히 양젖이 있고, 네이멍구처럼 특색이 있는 요거트도 있다. 요거트만 따지고 보면 신장 요거트가 네이멍구 요거트보다 훨씬 맛있다. 신장은 일조량이 많아 포도가 달기로 유명한데 수제 요거트에 건포도와 꿀을 얹어주는 것도 순수하게 요거트만 먹는 네이멍구와  좀 다른 부분이다. 

 

신장다사 음식 맛을 굳이 평가하자면, 일단 한국으로 치면 음식의 기본이 되는 쌀밥 같은 낭이 역대 가본 집 중에 가장 맛있다. 면 요리는 다른 신장 식당들도 워낙 맛있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양고기를 잡내 없이 깔끔하게 조리해주는 게 수준급이다. 기본적인 간이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중국 요리 초급자를 포함해 4명이 거의 10개 이상의 요리를 시켜 30여 분 만에 먹은 적도 있다. 

 

중국 음식이 입맛에 잘 안 맞는 초보 여행자라면, 유럽 음식 같기도 하고 그보다 조금 더 원초적인 맛이 나는 신장 식당에 꼭 들러보길 바란다. 아, 그리고 신장이 이슬람 지역이긴 한데 특산 맥주도 있으니 애주가들은 라거 맥주인 ‘우쑤(烏蘇) 맥주’, 흑맥주인 ‘신장 맥주’도 놓치지 마시길.   

 

 

글|김진방(연합뉴스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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