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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국보(國寶)’가 말을 한다면?


인민화보

2018-11-02      인민화보

격고설창용(擊鼓說唱俑, 동한, 중국국가박물관 소장) 1957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톈후이산(天回山) 출토 사진/중국국가박물관 제공

중앙라디오TV본부(中央廣播電視總臺)와 국가문물국이 공동 기획하고 중국중앙방송(CCTV) 다큐멘터리 채널이 제작한 100회 짜리 다큐멘터리 <만약 국보가 말을 한다면(如果國寶會說話)> 시즌2가 최근 종영한 가운데,‘과거의 문화재’가 ‘현대의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박물관에 가서 보고 싶다”, “옛날에 본 적 있는 문화재들이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져 있는지는 몰랐다.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네티즌들…. 중국 전역에 “다 함께 보물을 보러 가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장신궁등(장신궁등, 서한, 허베이박물관 소장) 1968년 허베이성 만청 중산정왕 류승 부인 두관(竇綰) 묘 출토 사진/중국국가박물관 제공

<만약 국보가 말을 한다면>은 100개의 문화재를 소개하고자 100회로 제작됐다. 4개 시즌으로 구성되어 매 시즌 25회씩 방송된다. 회당 방송시간은 5분으로 ‘마이크로 다큐멘터리’ 스타일, 젊은이들의 일상 생활에 밀착한 ‘귀여움 넘치는’ 표현, 첨단기술이 총 동원된 시각적 효과로 생동감 넘치고 의미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문화재를 새롭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착금동박산로(錯金銅博山爐, 서한, 허베이박물관 소장) 1968년 허베이(河北)성 만청(滿城) 서한중산정왕(西漢中山靖王) 류승(劉勝) 묘 출토 사진/중국국가박물관 제공

침묵했던 국보들이 ‘입을 열다’ 
네이멍구(內蒙古)박물관에 소장 중인 ‘응정금관식(鷹頂金冠飾)’은 어얼둬쓰(鄂爾多斯)에서 출토된 보물로, 중국 국내에서 발견된 유일한 흉노족의 금관식이다. 금관식은 초원의 영광을 상징하는 문화재로서 전국(戰國)시대 중국 북방민족의 수준 높은 귀금속 공예 실력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시즌2 첫 회에서 소개된 보물로서 전란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 안에는 중화문명의 각성과정이 숨어 있으며, 더불어 시청자들에게는 반목과 조화가 공존했던 초원의 문명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명칭이 길어 발음하기가 다소 어려운 점이 있는, 전국시대 문화재인  감착연락수륙공전문호(嵌錯宴樂水陸攻戰紋壺)는 본래 옛 사람들이 물 따위를 마실 때 쓰던 그릇이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육전(陸戰)과 수전(水戰), 활 쏘기 훈련, 연회, 뽕잎 따기 춤 등 당시 사회생활의 장면 장면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금속으로 다채로운 문양을 넣어 장식한 것이어서 당시의 공예수준이 매우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증후을편종(曾侯乙編鐘) 역시 명성이 높은 문화재다. 65개의 청동 편종으로 이루어진 대형 악기인 증후을편종은 특출한 주조기술과 뛰어난 음악적 성능으로 세계 음악사를 다시 썼다. 중국 국내외 전문가와 학자들로부터 ‘보기 드문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낮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더욱 진중하게 느껴지는 궤사용(跪射俑), 정교하고 섬세하게 제작된 동차마(銅車馬)는 현실의 원형을 그대로 대체한 것으로 진시황제의 커다란 야심을 보여준다. 또한 비범한 공예실력에서 탄생한 획 하나, 그림 하나는 진나라 사람들의 엄격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북에는 시안(西安)의 병마용이 있고, 남에는 리예(裏耶)의 진간독(秦簡牘)이 있다’는 말이 있다. 리예는 진나라 때의 한 마을이고, 리예 진간은 이 마을 생활의 백과사전 같은 것으로, 군현제를 채택하고 있던 진나라의 마을 운영 및 관리 방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신분증’과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구구단표도 있다. 

궤사용의 ‘자신을 낮춘다’, 장신궁등(長信宮燈)의 ‘당신을 비춘다’,  착금동박산로(錯金銅博山爐)의 ‘구름의 계산’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만약 국보가 말을 한다면>은 개성 넘치는 포스터 소개문구와 젊은 감각으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했다. 

이와 함께 각각의 문화재들에 맞춘 ‘일대일 제작’을 추구했고, 매회 마다 서로 다른 영상스타일을 사용했다. 일례로, ‘박산로(博山爐)’ 위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푸른 연기는 신선을 연상케 하고, ‘장신궁등’의 불빛은 놓치는 것이 없다. ‘상앙방승(商鞅方升)’에 기록된 역사의 장면이 다시 펼쳐지고, 우주로 뛰어든 ‘동분마(銅奔馬)’는 거침 없는 기세로 품위 있게 날아오른다. 즉, 모든 보물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는 역사가 있는 것이다. 이들 문화재를 통해 다큐멘터리는 시청자들에게 문화재 뒤에 감춰진, 그것을 만든 이들을 보도록 했으며 문화재와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의 연관성을 이해하도록 했다. 1000년 이상 침묵해 왔던 국보들은 이제야 비로소 입을 열었으며, 국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착금은운문청동서존(錯金銀雲紋青銅犀尊, 서한, 중국국가박물관 소장) 1963년 산시(陝西)성 씽핑(興平)에서 출토됐다. 서우(犀牛)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한 작품이며, 배 부분은 비워두어 술을 담는데 사용했다. 몸체에는 금은운문(金銀雲紋)이 새겨져 있으며, 고대 중국에 살았던 소문서(蘇門犀)의 형상을 나타낸 것이다. 사진/중국국가박물관 제공

제작진의 숨겨진 이야기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문화재 정보를 전달하고, 시각적·청각적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격고설창용(擊鼓說唱俑)’은 1957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톈후이산(天回山)에서 출토된 한(漢)대 문물이다. 동한(東漢) 시기, 그들은 주인의 시중을 들며 즉흥으로 공연을 했고, 때의 구분 없이 주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했다. ‘격고설창용’편의 감독을 맡은 추이위(崔宇)는 더욱 효과적으로 ‘격고설창용’을 소개하고 싶었다. “격고설창용은 오늘날에는 박물관의 ‘대스타’다. 하지만 이것이 만들어진 동한 시기에서 그는 ‘여자친구’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뒤에 감춰진 비극적 스토리를 이해해야만 당시의 상황을 진지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추이위는 격고설창용을 오늘날의 랩퍼에 연결시켰고, 포스터 상에서는 격고설창용을 주변 인물이 아닌 ‘중심인물’로  소개했다. 

<만약 국보가 말을 한다면> 시즌2 포스터 사진/중국국가박물관 제공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출생자)’ 감독 딩만원(丁曼文)은 <만약 국보가 말을 한다면> 제작에 앞서 단편 프로그램의 감독을 맡았었다. 당시 다양한 러브스토리를 목격하면서 사랑을 믿지않게 된 이 여감독은 ‘장무상망은대구(長毋相忘銀带鉤)’ 편을 제작한 뒤 사랑의 존재를 믿게 됐다. ‘장무상망은대구’는 장쑤(江蘇)성 쉬이(盱眙) 다윈산(大云山) 한묘(漢墓)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묘의 주인은 한경제(漢景帝)의 자손 강도왕(江都王) 유비(劉非)의 부인 중 한 명이다. 이 은대구는 유비가 선물한 사랑의 증표였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특히 딩만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문화재에 감춰진 비밀이었다. “사랑은 길어야 100년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 문물은 한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대의 사랑이다. 나라의 보물과 ‘대화’한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증표다.” 딩만원의 말이다. 

짧은 5분이지만 다큐멘터리는 매회 당시의 역사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프로그램 제작 총책임자인 쉬환(徐歡)에 따르면 자료 수집에서부터 선별까지, 제작진 모두가 공부하고 연구하고 답사를 한 뒤 중국 전국에 등록된 380만여 개 문화재 가운데 100개를 정했다. “5분짜리를 만드는 것과 1시간짜리를 만드는 것이 다르지 않았다. 감독들은 매회 문화재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고, 한 편을 다듬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쉬환 감독의 말이다. 

쉬 감독은 문화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이번 시즌에는 중화문명의 ‘영상 색인’이라는 이념과 원칙을 견지했고, 전국시대와 진·한시기 문명의 증거이자 문명의 좌표를 찾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소개했다. “문명의 흐름에서 문화재를 선별함으로써 종적으로는 문화재가 특정시기 문명의 흐름에 미친 변화를 알아보고, 횡적으로는 세계 언어환경 하에서 해당 문화재가 지구와 인류에 기여한 바에 대해 이해하고자 했다”고 그는 말했다.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세 가지 면에서 더욱 성숙했다. 첫 번째는 문화재 선별범위가 더욱 확대됐고 문화재 유형도 더욱 풍부해졌다는 것이다. 일례로, 시즌1에서 보여줬던 도자기·옥기(玉器)·청동기 외에 칠기·석각(石刻)·간독(簡牘)·견직물 등 다양한 문물 유형을 통해 전국시대부터 진·한시기까지의 생산력 발전과정을 담았다. 둘째, 박물관 등 문화재 관리 부문과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졌고 문물 고고학 전문가들과의 연계도 더욱 강화됐다. 시즌2 전체 편이 중국 전역 50여 개 박물관의 참여와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는 점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세 번째는 제작 측면에서 더욱 다양한 신기술이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고정밀 3D 디지털 스캐닝, 고해상 평면정보수집, 다각적 조명기술, 디지털 탁본과 디지털 그래프 등 기술을 통해 기존 제작방식의 시각적 한계를 극복했음은 물론, 문물 실체의 정보를 강조해 정교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연출했다. 시즌2는 특히 미디어융합 목소리를 사용했다. 즉, 전용 이어폰을 쓰도록 음향효과를 처리함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짧은 시간이지만 이어폰을 통해 보물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고, 나아가 직접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입체적 효과를 선사했다. 


글|양윈첸(楊雲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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