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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계 디자이너의 탄생


2024-03-19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중국의 인공지능 관련 디자인 산업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2016년 퉁지대학(同濟大學)이 세계 최초로 ‘디자인 인공지능 실험실’을 설립하여 대학원생을 양성한 뒤 저장대학(浙江大學), 칭화대학(清華大學) 등 저명한 대학교들이 자원을 투입하고 관련 학과를 설치하며 디자인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실험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도 인공지능과 결합한 디자인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통합 디자인 그룹 뤄커커(洛可可, LKK)는 2018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무려 12개의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설립 19년 이래, 뤄커커는 총 546개의 국내외 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자인 기업 중 하나인 뤄커커는 2016년 뤄커(洛客, LKKER)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을 개발해 데이터와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이로부터 어떠한 디자인이 독자적으로 나올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식 브랜드를 디자인할 경우 기존의 디자이너들이 자체적인 리서치를 통해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면 뤄커는 이 과정을 자동화하고자 한다. 즉, 인공지능 시스템이 전체 웹에서 외식 브랜드의 로고를 수집한 후 이를 식별하고 분석하여 디자인을 생성하는 것이다. 혹은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완성하여 모델을 뤄커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재질을 매칭하고 카메라의 위치나 빛의 알고리즘을 맞추어 자동으로 몇 개의 결과물을 산출할 수도 있다. 고객이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디자이너는 이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해당 디자인을 심화시키면 된다.


뤄커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은 인공지능의 독자적인 디자인 가능성을 한층 높여 시간은 대폭 줄이고 효과는 상승시키고자 한다. 더불어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디자인의 원가가 낮춰지고 많은 이들이 디자인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즉 디자인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존의 방식은 미래의 디자인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뤄커커는 ‘대중’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무너지며 매우 미세한 입자로 분화될 것이라 예견한다. 따라서 회사는 각각의 개성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 체계를 개발해야 하며 디자인은 소비자의 체험과 참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제품 디자인은 단지 서비스의 시작일 뿐이고 인공지능을 통한 제품과 인간의 지속적인 교류가 궁극적인 제품의 방향인 것이다. 즉 과학기술의 진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참여도를 끌어올릴 것이며, 제품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개별적인 요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 뤄커커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시스템이 최적의 방안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olibox ‘화위저우’ 플랫폼 조작툴에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캔버스에 이미지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사진/Nolibox 제공



한편 뤄커커가 꿈꾸는 이러한 인공지능 디자인은 2016년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때 이미 실현된 바가 있다. 광군제는 이른바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가 대규모 영업과 할인으로 거대한 규모의 온라인 쇼핑 행사로 만들었다. 이 날 수억 소비자가 한번에 알리바바의 쇼핑몰로 몰려들며 동시에 수억 판매자가 판매상품을 올린다. 보통 광군제에 웹디자이너들은 각 쇼핑몰의 홍보페이지, 배너 등을 만드느라 눈코 뜰 새가 없지만, 2016년 광군제에선 알리바바의 디자이너는 루반(鲁班, 현재는 루반(鹿班)으로 이름 변경) AI 시스템을 이용해 1억7000만개의 배너를 순식간에 디자인해냈다. 알리바바는 알고리즘과 막대한 자료를 통해 AI 기계가 디자인을 학습하도록 훈련했고 결과적으로 전문 디자이너의 디자인 실력과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심지어 홍보 효과를 100% 끌어올렸다. 현재 루반은 하루에 4000만장, 1초에 80장 이상의 포스터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디자인 기술이 플랫폼으로 상용화되어 대중들의 삶 속에도 파고들기 시작했다. 2020년, 칭화대학 출신의 쉬쭤뱌오(徐作彪)는 인공지능 디자인 플랫폼 Nolibox를 창립하며 인공지능 미학의 포문을 열었다. Nolibox의 지향은 모든 사람이 좋은 디자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olibox는 미학 원리와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각종 상황에 걸맞는 다양한 스타일의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다. 쉬쭤뱌오는 “중국에서 전문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는 늘어나지만 그에 걸맞는 공급은 따라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Nolibox의 생산물이 비록 인공지능에 기반한 디자인이지만 품질은 우수 디자이너의 고급 디자인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내비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Nolibox는 ‘LogoLuck’, ‘투위저우(圖宇宙)’, ‘화위저우(畵宇宙)’를 운영하고 있는데 축적된 천 여개의 스마트 디자인 모델이 자동으로 모듈화되어 디자인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이 플랫폼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상업군을 선택하면 다음 페이지에 Nolibox가 제공하는 고급스러운 디자인 샘플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샘플을 선택하면 문구를 입력할 수 있는데 여기에 본인의 브랜드에 필요한 문구를 넣으면 원하는 디자인이 자동으로 출력된다. 물론 자동으로 외곽선을 정리해주는 기능도 있어 본인이 판매하는 상품 사진을 넣으면 인공지능 포토샵이 자동으로 배경을 지워주고 디자인  안에 안착시킨다. 만약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같은 디자인으로 본인이 컬러바를 조정하며 색상을 바꿀 수도 있고 요소를 넣거나 뺄 수도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들은 섬세하게 설계된 UI 아래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며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제공받기까지 단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디자인의 스마트제조 프로세스는 인간 디자이너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필요도 없고 사용자의 취향대로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사용자 경험이 결합된 창의적 디자인 도구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선보인 Nolibox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의 최고 스마트 디자인 기업 TOP 10에 선정되었고 독일 iF 어워드, DIA 중국 디자인 인공지능 제조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등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Nolibox의 스마트 디자인 플랫폼은 근대 디자인 미학의 기본 조건인 심미성과 실용성, 대중성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자동화된 디자인을 넘어 새로운 인공지능 미학의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

글|황윤정(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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