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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호연(孟浩然)─전가원일(田家元日)


2021-03-11      글ㅣ임명신(한국)

昨夜斗回北,今朝歲起東。
我年已強仕,無祿尚憂農。
桑野就耕父,荷鋤隨牧童。
田家占氣候,共說此年豐。
zuóyè dǒuhuíběi, 
jīnzhāo suìqǐdōng.
 wǒnián yǐqiángshì, wúlù shàngyōunóng. 
sāngyě jiùgēngfù, hé chú suímùtóng.
 tiánjiā zhàn qìhòu, gòngshuō cǐniánfēng.

작야두회북, 금조세기동. 
아년이강사, 무록상우농.
상야취경부, 하서수목동.
 전가점기후, 공설차년풍.
어젯밤 북두성 북쪽으로 돌더니, 
이 아침 새해가 동쪽에서 뜨네
내 나이 이미 마흔인데, 
관직도 없이 아직 농사 걱정
뽕밭의 농부에게 가볼까, 
호미 메고 목동 앞세우고 
농가에선 날씨를 점치더니, 
올해도 풍년이라고들 하네.
 
서기 727년(당 현종 개원·開元  15년) 음력설의 소감을 노래한 오언율시다. 농부와 목동 얘기가 나오고 농가를 찾는 장면이 있지만, 서른여덟 살의 맹호연(689-740년)은 당시 과거급제의 꿈을 안고 장안에 있었다. 대제국의 수도 장안도 도심을 벗어나면 농촌이다. 
 
율시 원칙상 3-4구 5-6구를 각각 대구로 채워야 하지만 <전가원일>에선 완전치 않다. 대신 1-2구가 멋지다. 특히 “~북쪽으로 돌더니 ~동쪽으로 뜨네”의 시상과 글자 배치가 매우 재치있다. 두회(斗回)는 음력 1월 1일을 가리킨다. 북두칠성 전체를 두(斗), 몸체 4개를 괴(魁), 손잡이 부분 3개를 표(杓)로 나눈다. 표에 해당하는 세 별(玉衡-開陽-搖光)이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에 한 바퀴, 시계도는 방향(동-남-서-북)으로 돈다.
 
춘절(春節)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음력설은 봄맞이인 동시에 한 해 농사의 시발점이었다. 당시 농업생산력이 국가경제의 근간이었으니 농사의 길흉은 세상 모두의 관심사다. 여러 징조에 기대어 풍년을 점치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점친다’ 해서 꼭 미신은 아니고 나름의 과학성이 있다. 날씨, 토질상태, 갖가지 동식물에 감지되는 생태계의 현상 등 예년의 경험치를 동원하기 마련이다.
 
마흔살을 의미하는‘강사(强仕)’는 <예기>에서 유래한다. <논어>의 ‘불혹’처럼 40세의 별칭이다. 평균수명이 40년이던 시대, 더구나 맹호연은 51세로 세상을 떠났으니 38세면 인생 후반기다. 벼슬 없는 문인을 미완의 인생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직 우울해 뵈진 않는다. “올해도 풍년…” 구직활동의 덕담으로 들렸을 법한데, 그러나 맹호연은 그 해 과거에 낙방한다. 큰 좌절이었다. 따지고 보면 삶의 고비에 놓인 <전가원일>이다. 
 
연구에 따르면, 맹호연은  벼슬길에 대한 열망과 ‘버리고 비우기’ 사이에서 끝없이 흔들리며 방황했다. 그 흔적이 시문에 드러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입신출세의 의지, 재주를 가졌으나 때를 못 만났다는 심경이야 말로 맹호연 산수전원시의 미학적 원형질이다. 그것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원망 분노가 여과되고 단련되는 과정에서 얻어진 예술적 아름다움이다.
 
맹호연은 46세 때 재차 과거에 실패, 지방관으로 있던 장구령의 부름에 잠시 응했다가 고향 양주(현재의 후베이(湖北)성 향양(襄陽)시)의 남산(南山)에 은거한다. 그의 자(字, 일상명) 호연이 너무 유명해 본명(浩)을 압도해 버렸다. 산수전원시의 세계를 완성하며 왕유와 나란히 ‘왕맹(王孟)’으로 추앙된다. 현종의 눈에 들어 출세했다면, 역사에 길이 남아 한국 일본에까지 팬을 거느린 시인 맹호연이 있었을까? 대부분 그렇듯 시인의 불운은 후세 독자들의 행운이다. 세속적 실패가 가져오는 영광, 드라마틱한 역설의 하나다.  
 
 

글ㅣ임명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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