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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600년(故宮六百年)>


2021-03-11      글|장진원(張勁文)

 
“자금성은 중국 역사 절반을 품고 있다”는 말이 있다. 1420년, 명(明) 성조(成祖)가 베이징(北京) 황궁(지금의 고궁)의 준공을 선포한 후, 2020년에 이르기까지 웅장하고 기품이 넘치는 이 황궁은 600년이란 세월을 겪었다. 자금성의 궁궐 하나하나가 역사 부침의 증인이며, 장식 하나하나에 온화함과 우아함이 배어난다. 그렇다면 고궁은 어떤 세월을 거쳐 오늘날 중국의 국가상징이 되었을까? 2020년 말, 중국의 유명 역사학자인 옌충녠(閻崇年) 베이징 사회과학원 연구원이 그의 새로운 저서 <고궁 600년>을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높은 성벽 안에서 흘러간 시간을 엿볼 수 있다.
 
<고궁 600년>은 시간 순서대로 600년의 역사 속 펼쳐진 자금성의 건축물, 소장품,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옌충녠은 자신의 독보적인 문화재 관련 지식을 발휘하여 베이징과 고궁의 관계를 자세히 파헤치고, 명성화두채삼추배(明成化斗彩三秋杯, 가을철 시골 풍경을 보여주는 청화 자기), 보화대석조(保和大石雕, 고궁 보화전 뒷쪽에 위치한 대형 암석조각), 대우치수도옥산(大禹治水圖玉山, 대우치수를 주제로 완성한 대형 옥조각) 등 고궁 소장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였다. 
 
<고궁 600년>의 뛰어난 점은 고궁의 역사를 형형색색의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엮어 냈다는 것이다. 옌충녠은 명 영락제(永樂帝) 주체(朱棣)에서 숭정제(崇禎帝) 주유검(朱由檢)까지, 청 순치제(順治帝) 복림(福臨)에서 선통제(宣統帝) 부의(溥儀)까지 역대 20여 명의 황제들이 자금성에서 내렸던 각종 중요한 결정을 열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중국 대륙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다룬다. 황제뿐만 아니라 대신과 비빈, 내시와 궁녀, 당시의 문호들과 외국 사신들, 황궁 설계사와 건축가, 소장품을 만든 장인과 이를 감상했던 사람들까지 모두 고궁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그는 600년 역사 속에서 근거가 확실한 수천개의 이야기를 골라 독자에게 들려준다. “나는 지난 600년간 고궁과 얽힌 사람들의 운명과 그들의 노력, 그리고 희로애락에 집중했다”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올해 87세 고령인 옌충녠과 고궁의 인연은 7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다녔던 베이징 제6중학교는 창안제(長安街) 옆 청 왕조 승평서(升平署) 옛터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고궁과는 불과 거리 하나 차이였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청 왕조 역사를 연구방향으로 선택한 그는 그 후 20여년 간 사료(史料) 무더기에 파묻혀 청 왕조 역사에 관한 지식 기반을 탄탄히 쌓았다. 그 시절 그는 고궁 내 명청자료부(明淸檔案部)를 제집 드나들듯이 하며 밤새워 자료를 연구했다. 그리고 200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고궁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옌충녠은 ‘고증파(考證派)’이고 ‘행동파’이기도 하다. 그는 50만자가 넘는 분량의 <고궁 600년>을 단 2년만에 완성했다. 이 중, 상당히 긴 시간을 역사 고증에 쏟아 부었다. 곤녕궁(坤寧宮)의 고기 삶는 솥의 정확한 크기를 알기 위해서, 옹정제(雍正帝)가 왜 건청궁(乾淸宮)에서 양심전(養心殿)으로 옮겼는 지의 원인, 그리고 침전에서 편전까지의 거리는 얼마인지 알기 위해서, 건륭제(乾隆帝)가 가장 아꼈던 ‘삼희당(三希堂)’의 면적은 얼마인지 알기 위해서 그는 직접 자로 일일이 재어보았다.
 
“역사학자는 야설이 아닌 정설만을 논해야 한다”고 말하는 옌충녠은 연구과정에서 정확함, 즉 ‘바를 정(正)’을 최대 원칙으로 삼는다. 그는 이치만 논하고 이야기가 없는 책은 따분하지만, 이야기만 있고 이치가 없는 책은 깊이가 없다고 굳게 믿는다. 그는 자신의 독자들이 <고궁 600년>을 통해 자금성의 과거를 이해함과 동시에 역사의 규칙과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세상의 이치들을 깨우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장진원(張勁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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