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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칭후이(爺青回, yé qīng huí)


2021-03-11      글| 왕첸(王倩)

2020년 12월 31일 저녁, 중국 젊은이들이 밀집해 있는 문화 커뮤니티 및 동영상 플랫폼인 비리비리(bilibili)에서 개최한 ‘2021 신년 맞이 공연’은 1980-90년대 국내외 게임∙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요소들을 활용해 젊은 관객들의 ‘예칭후이’라는 감회를 이끌어냈다. 이에 앞서 비리비리는 2020년 연도 탄막(彈幕, 동영상 스트리밍 중 사용자의 댓글이 영상 위에 자막이 돼 지나가는 것)을 발표했는데, ‘예칭후이’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예칭후이’는 ‘나의 청춘이 다시 돌아왔다(爺的青春又回來了)’의 줄임말이다. ‘예칭후이’는 사람이 변화된 후의 환경 속에서 과거 친숙했던 사람이나 사물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기쁜 심정을 가리킨다.
 
‘예칭후이’라는 단어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게 된 계기는 2020년 6월 비리비리에서 기획한 ‘명작을 되새기고 다시 감상하자(重溫經典, 再賞名著)’ 행사였다. 중국 고전 장편소설 4대 명작 <삼국연의(三國演義)>, <홍루몽(紅樓夢)>, <수호전(水滸傳)>, <서유기(西遊記)>를 각색한 드라마가 비리비리에 등장했는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 드라마는 중국 국영 텔레비전 방송국인 중국중앙 방송국(CCTV)이 1980-90년대에 제작·방송했었다. 이번에 비리비리를 통해 다시 한번 방영되며 젊은이들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 1994년에 방영된 <삼국연의> 조회수가 6000만여 회로 가장 많았으며, ‘예칭후이’ 탄막 수도 100만회 가까이 기록했다. ‘작품성과 흥행에 모두 성공한’ 네 편의 명작이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는, 당시에 완벽을 기해서 제작되었다는 점 외에도 이 몇 편의 드라마들이 한 세대의 청춘에 깊이 새겨졌다는 점에 있다. 과거 명작들이 스크린에서 재방송 될 때마다 젊은이들에게 과거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예칭후이’라는 감탄과 함께 사람들은 명작을 되새기며 즐겁고 찬란했던 순간을 다시 한 번 경험하면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감정들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이 감정들은 보는 이에게 삶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용기를 얻게 해준다. 비리비리의 신년 맞이 공연에서 젊은 무용가 황샤오(黃瀟)는 춤을 통해 <서유기>의 명장면을 춤으로 재현했다. “어려운 일도 겪어보고, 고생도 해봤으며, 걸어본 통천대도(通天大道)는 넓고 광활했다”라는 <서유기 후속편> 주제곡의 호탕한 가사를 어른이 된 젊은이가 다시 듣는다면 어린 시절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칭후이’에서 ‘예’는 일반적으로 노인을 일컫는 특유의 표현으로 경의와 존중의 의미가 있지만, ‘예칭후이’라는 단어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다. 만약 젊은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본인을 ‘예’라고 칭한다면 일반적으로 무례하고 경솔하고 오만하며 심지어 교양이 없다고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탄막 속에서 젊은이들은 오히려 ‘예’에 다른 의미를 부여했는데 세상 풍파를 겪은 소년의 노련함도 있고, 새로운 의욕을 가지기 위해 억지로 걱정거리를 만들어내는 시늉도 있다. 물론 탄막이 조성하는 분위기에서 사람들을 따라서 동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런 것들이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모두 일종의 ‘쿨’함이다.
 
이 밖에도 화면 가득 깔끔하고 통일된 ‘예칭후이’ 탄막은 마치 가상의 모임 같았다. 관중들이 옛날을 그리워하며 청춘을 감동시키는 이 탄막을 달 때마다 한 세대의 정서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마치 한 무리의 옛 친구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독특한 언어 스타일과 내재된 의미의 ‘예칭후이’라는 탄막은 또 하나의 울타리를 구축해 옛날을 회고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써 옛날을 회고하는 이 집단에 강한 소속감을 느끼게 했다. 이 또한 청년 집단이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글| 왕첸(王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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