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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하지 않겠소” 한국서 만나는 중국의 바이주


2021-03-11      글| 쑹샤오첸(宋筱茜)

올 겨울은 한파로 인해 서울에 폭설이 많이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모임이 줄었지만 따뜻한 집안에서 창밖에 내리는 눈을 보며 술 한잔 기울이는 것도 참으로 운치 있는 일이다. 며칠 전, 눈 오는 밤 한국 친구가 홀로 술 마시는 사진을 보내왔는데, 마침 필자가 코로나19 발생 전 중국에서 사다 준 중국 바이주(白酒)를 마시고 있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술을 즐기는 편인데 가장 자주 마시는 종류는 소주이다. 소주의 한자 표기는 본래 ‘燒酎’로 ‘주(酎)’란 군물을 타지 않고 세번 빚어 낸 진국의 술이라는 뜻이다. 즉 소주는 여러 차례 증류를 거쳐 만든 술이다. 
 
한국의 소주와 같은 기원에서 발전한 중국의 바이주는 전통소주의 풍미를 사랑하는 애주가들 사이에서 특별한 매력을 가진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중국 바이주를 접하기 쉽지 않았다. 주로 한국의 중화요리집에서 반주로 판매하던 바이주는 중국 산둥(山東)이나 동북지역 등 가까운 지역에서 수입된 중저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 옌타이(煙臺)지역에서 생산된 고량주가 깊은 풍미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한 때 한국에서는 ‘옌타이 고량주’가 중국 바이주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중한간 통상무역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바이주가 한국에 수입되어 중국의 여러 명주가 한국 애주가들의 환영을 받게 되었다. 필자가 매번 중국에 갈 때마다 한국 친구들은 바이주 구매 요청을 하곤 했다. 펀주(汾酒), 얼궈터우(二鍋頭) 등 전통소주와 맛이 비슷한 청향형(淸香型) 바이주를 더 선호할거라 생각했지만, 한국친구들은 오히려 우량예(五糧液), 수이징팡(水井坊), 또는 ‘트렌디’한 멍즈란(夢之藍)과 같은 농향형(濃香型) 바이주를 요청했다. 애주가들에게 있어 희석식 소주에 비해 높은 도수를 가진 바이주가 거나한 기분을 더 주기 때문인 듯하다. 다행히도 요즘에는 면세점에서 손쉽게 바이주를 구할 수 있어 친구가 요청한 술을 사서 한국에 돌아오면 꼭 중화요리를 배달시켜 얼큰하고 풍미 깊은 중국의 맛을 함께 즐기곤 한다. 중국의 바이주가 왜 좋은지 물어보니 잠시 생각하던 친구는 “바이주만의 맛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 ‘맛’은 대체 어떤 ‘맛’일까? 이미 많은 중국 바이주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여 중화요리집이나 소위 ‘구매 대행’을 통하지 않아도 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얼마 전, 한 친구가 이마트에서 신진 바이주 브랜드 ‘장샤오바이(江小白)’를 발견했다. 장샤오바이는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老味新生)’을 내세우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젊은 층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고량주에 속하는 장샤오바이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중국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한다. 중국 내에서도 술병에 쓰인 재치있는 문구로 인기를 얻었던 장샤오바이는 한국 판매제품에 “고기와 찰떡궁합”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문구에서부터 왁자지껄하게 고기를 구우며 술을 마시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가? 중국의 바이주는 이처럼 전통고량주로 대표되던 이국적인 술의 이미지에서 탈바꿈하여 한국인의 일상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날도 저물고 눈도 오려 하니, 술이나 한잔 하지 않겠소(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 백거이(白居易) <문유십구(問劉十九)>의 한 구절이다. 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눈 오는 날 혼자 또는 누군가와 함께 잔을 기울이며 술향을 음미하며 담소 나누기를 즐기는 정서는 다름이 없다. 추운 겨울이지만 모두 술잔 속에 오가는 따스함과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쑹샤오첸(宋筱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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