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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양보뢰(亡羊補牢, wáng yáng bǔ láo)

양 잃고 우리 고치면 늦은 것일까?


2021-01-14      

중국에는 ‘망양보뢰’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양을 잃은 후에 우리를 고쳐도 늦은 것은 아니다는 의미로, 문제가 생긴 후에 바로잡으면 계속해서 손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음을 비유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이 성어는 <전국책(戰國策)·초책(楚策)>에 나온 말로 전국시대 초나라의 장신(庄辛)이라는 대신의 충언에서 유래되었다.

장신은 양왕(襄王)에게 사치하고 음탕하여 국고를 낭비하는 신하를 멀리하고, 왕 또한 사치스런 생활을 그만두고 국사에 전념할 것을 충언하였다. 그러나 양왕은 오히려 욕설을 퍼붓고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에 장신은 결국 조(趙)나라로 떠났다. 5개월 이후 진(秦)나라가 초나라를 침입하여 양왕은 망명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장신의 말이 옳았음을 깨달은 양왕은 조나라에 사람을 보내 장신을 불러들였다. 양왕이 그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이에 장신은 “토끼를 보고 나서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고, 양을 잃은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見兎而顧犬 未爲晩也亡羊而補牢 未爲遲也)”고 답하였다.
 
한국에서는 ‘망양보뢰’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바로 ‘양’을 ‘소’로 바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란 말이 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망양보뢰’와 정반대의 뜻이다.  즉, 이미 일을 그르친 뒤에는 뉘우쳐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패나 실수를 해도 빨리 뉘우치고 수습하면 늦지 않다는 긍정적인 뜻을 갖고 있는 중국의 ‘망양보뢰’와 달리 한국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란 말은 일이 잘못된 뒤에 후회하고 손을 써봐도 소용없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해석된다. 즉 중국에서는 사후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 반면 한국에서는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같이 양을 잃고 우리를 고쳐도 소용이 없을까? 우리라도 고쳐야 더 이상 양을 잃지 않을 것이 아닌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양을 아주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망양보뢰’와 같이 양을 잃고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고 해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역시 안 된다. 한국과 중국의 교훈을 하나로 통합해 보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하지만 부득이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사후에라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여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 된다. 이로부터 중국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의 심리도 엿볼수 있게 된다. 중국에는 ‘일을 그르쳐도 뉘우치고 고치면 가장 좋은 일이다(知错能改善莫大焉)’, ‘잘못을 알고 뉘우치면 좋은 아이다(知错能改就是好孩子)’라는 말이 있다. 이 말들로부터 우리는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더라도 고치면 좋은 일이라는 너그러운 중국사람들의 심리를 알수 있다. 한국사람들은 실수를 하기보다는 무엇이나 열심히 꼼꼼하게 잘 완성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사전작업에 열중하는 자세함을 또한 엿볼수 있다.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인간의 생명에 커다란 피해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손실도 가져왔다. 그나마 중국과 한국이 방역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양국 정부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행정을 추진한 덕분이었다. 어느 정도의 피해는 불가피하지만 ‘양’을 잃고도 ‘우리’를 잘 고치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를 봤을 것이다. ‘양’을 잃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선 어쩌면 사후 조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여러 형태의 감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방역 대응 사례에 관한 평가를 통한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유기적인 위기관리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돌발적 공공 위생 사건을 미리 대비하도록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사전 예방과 사후 처리가 모두 강조되는 ‘망양보뢰’가 더욱 바람직하다.  
 
 
글| 진산뉘(金善女), 중국 민족어문 번역국 중한번역 전문가,
류룽룽(劉榮榮), 산둥(山東)대학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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