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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사신 동월과 그가 남긴 <조선부>


2020-09-18      

<사고전서> 중 <조선부> 제요 부분
 
중국과 조선반도(한반도)의 교류 역사 속에서 중국에는 조선왕조를 잘 아는 관리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웃 국가인 조선왕조를 중국에 소개해 양국 백성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다. 명나라 때의 동월(董越)은 바로 그중 한 사람이었다.
 
동월(1430-1502)은 자는 상구(尚矩), 강서 녕도(지금의 장시(江西)성 간저우(赣州)시 닝두(寧都)현) 출신으로 1469년 진사에 합격해 한림원 편수(編修)에 임명됐다. 1484년 태자(이후 명 효종)의 시강관에 임명돼 태자의 신임을 받았다. 1487년 명 헌종이 세상을 떠나고 효종이 즉위하자 동월은 경연 강관에 발탁돼 ‘황제의 스승’이 됐다. 1488년 명나라 사신단의 정사(正使) 신분으로 사절단을 인솔해 조선을 방문했다.
 
동월은 유가의 도덕 규범을 중시해 사절단을 매우 엄격하게 관리했다. 조선에 도착한 사절단은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로 조선 관리와 우호적으로 교류했고 조선 국왕과 관료가 보내온 귀중한 선물을 일체 받지 않았다. 이는 조선 조정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동월 일행은 조선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황제의 스승’이라는 동월의 특수한 신분 때문에 사림 유생들이 그를 우러러봤다. 동월이 성균관을 방문했을 때 ‘황제의 스승’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유생이 너무 많아 거리가 꽉 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동월은 조선에 머무는 동안 조선 벗들에게 시를 지어 주고 조선의 산천과 누각에 기념사를 남겼다. 연산군 즉위 후 동월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동월이 쓴 총수산비(蔥秀山碑)를 총수산(황해도 평산로 소재)에 세우도록 명령했다. 유감스럽게도 석비는 임진왜란의 전화를 피하지 못했다. 선조 시기 누각과 담이 전부 소실됐고 석비도 파괴됐다.
 
동월은 조선에서 한 달 정도 머문 뒤 명나라로 돌아갔다. 이 조선행을 통해 동월은 조선의 풍물, 문화, 백성에 흥미와 호감이 생겼고 자신의 특기인 시문을 통해 <조선부(朝鮮賦)>를 썼다. <조선부>는 전편이 총 1만여 자로 조선의 역사와 지리 교통, 산천 자연, 민속 풍물 등을 서술하고 조선 왕궁과 관청, 민간 주택의 형태와 특징 및 양국의 외교 예의를 자세하게 기록했다. 때문에 <조선부>는 문학, 역사, 문화 등 여러 가치를 가져 후세 사람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조선부>가 완성되고 얼마 뒤 명나라를 방문한 조선 사신 노공필이 이를 가지고 조선으로 돌아와 성종에게 바쳤다. <조선부>를 다 읽은 성종은 즉시 인쇄해 널리 보급하라고 명령했다. 연산군 즉위 시기 <연산군일기>에 따르면 연산군과 국정을 논의할 때 동월의 <조선부> 구절을 인용해 정견의 근거로 삼은 관리도 있었다. 영조 때에는 우참찬 이덕수가 <조선부>의 구절을 인용해 자신의 정치 주장을 펼쳤다. 이로써 <조선부>가 조선 왕조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도 <조선부>는 명성이 높았다. 청나라 때에는 조정이 편찬한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됐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에도 전해졌다. 1764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을 방문한 조엄은 일본에서 간행된 <조선부> 판간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역사의 긴 강을 지나는 동안 비록 석비와 각판은 사라졌지만 깊은 차원의 문화적 함의는 파괴되지 않았다. 바로 이 때문에 <조선부>는 계속 전해져 중한 양국 인민의 공통된 기억이 됐다.
 
 
글|위셴룽(喻顯龍), 상하이(上海)외국어대학교 글로벌문명사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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