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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청년들을 응원합니다


2020-07-14      글|이재호(아주일보 베이징 특파원)

2년 전 이맘때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으로 출장을 갔다가 우연찮게 하얼빈공업대학교의 졸업 파티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교내 노천 광장에 졸업생과 재학생, 교직원이 뒤섞여 앉아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옆에 앉은 만담 동아리 소속 학생에게 물어보니 졸업 파티가 연중 가장 큰 행사란다. 한국에는 없는 졸업 문화다. 상아탑을 벗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한 학교 측의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대다수의 중국 대학에서 이 같은 장면을 목격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졸업식과 졸업 파티 등이 취소되거나 약식으로 진행되는 탓이다. 학사복을 차려 입고 캠퍼스를 두루 돌며 사진을 찍거나, 학우들이 함께 모여 학사모를 하늘로 던지는 등의 대학 생활의 마지막 로망을 앗아간 코로나19가 얄미울 따름이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도 이런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졸업 사진이 없어 너무 슬프다’, ‘친구들과 송별회(散伙飯)도 못했다’ 등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는 글들이 온라인에 떠돈다.
 
올해 대학 졸업생들은 ‘온라인’과 더불어 대학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개학이 연기돼 기숙사 대신 집에 머물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졸업 논문 답변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첫 세대다. 중국 대학에서 유학한 한국 학생이 논문 답변을 준비한 과정을 들어봤다. 논문 답변은 학생이 논문의 취지를 설명하고 교수와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이 학생은 상의만 흰색 셔츠로 갈아입고 하의는 잠옷 바지인 채로 논문 답변에 임했다. 답변이 화상으로 진행돼 가능한 설정이다. 그는 준비한 내용을 모두 암기할 필요 없이 중간중간 자료를 확인하며 교수님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시간이 흐르면 이 또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느 때와 다른 졸업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측도 다양한 준비를 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장쑤(江蘇)성 난징우전대학(南京郵電大學)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식에 두 대의 로봇이 등장했는데 머리 부분의 액정 화면을 통해 졸업생들이 졸업장을 수여하는 총장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비록 로봇의 몸을 빌렸지만 졸업생들은 총장·교수와 손을 흔들며 인사하며 기념 촬영도 했다. ‘졸업식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참신한 시도’, ‘코로나19 시대에 걸맞는 발상의 전환’등 누리꾼의 호평이 잇따랐다. 
 
물론 이런 감상에 젖어들 여유가 없는 졸업생들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예년보다 취업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대졸 구직자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석박사 입학 정원을 늘리거나 군 입대를 독려하고 창업 시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이 마련됐다. 이미 납부한 기숙사비의 일부를 환급하고,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후베이(湖北)성 출신 졸업생을 우선 배려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졸업생들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건 사실이다. 다만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시련은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난관을 이겨내고 용감하게 전진해 미래의 역군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글|이재호(아주일보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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